작은 기쁨이 곧 큰 기쁨입니다(유은규 목사)
기쁨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살고있는 일상사(日常事)가 다 기쁨입니다. 귀가 멀고, 말을 못하고, 눈이 멀어 3중고(重苦)를 겪었던 헬렌 켈러가『3일 동안만 볼 수 있다면』이라는 책에서 그가 간절하게 소원했던 것은 평범한 일상사였습니다. 예를 들면 그녀를 가르쳤던 애너 설리반 선생과 친구들을 보는 것, 바람에 나풀거리는 나무 잎사귀들과 들에 핀 꽃과 풀을 보는 것, 석양의 아름다운 노을과 이른 새벽의 먼동이 트는 장면을 보는 것, 큰길을 걸어서 출근하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들을 보는 것,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거리와 쇼윈도에 진열돼 있는 아름다운 상품들을 보는 것을 간절하게 소원했는데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언제든지 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리고 두 발로 걸어서 화장실에 갈 수 있는 것도 큰 기쁨이요 감사한 일입니다. 정범진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미국 교포인데 교통사고로 평생을 하반신마비로 살아야 했는데 각고의 노력 끝에 미국 브루클린 검찰청의 부장검사까지 되었습니다. 그가 쓴 책에 “단 하루만 걸을 수 있다면, 그래서 내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은 화장실 변기 앞에서 시원하게 소변보는 것”이라고 하면서 몸이 성치 못한 그가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기 위해서 2시간 동안 사투를 벌인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큰 슬픔을 극복하는 데는 동일한 양(量) 의 기쁨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작은 기쁨이 큰 슬픔을 이기고 큰 기쁨을 안겨줍니다. 이해인 시인의 ‘작은 기쁨’ 이라는 시를 인용합니다.
사랑의 먼 길을 가려면
작은 기쁨들과 친해야하네.
아침에 눈을 뜨면 작은 기쁨을 부르고
밤에 눈을 감으며 작은 기쁨을 부르고
자꾸만 부르다보니 작은 기쁨들은
큰 빛이 되어 나의 내면을 밝히고
커다란 강물이 되어 내 혼을 적시네.
내 일생동안 작은 기쁨이
지어준 비단옷을 차려 입고
어디든 가서 누구라도 만나고 싶어
고맙다고 말하면서 즐겁다고
말하면서 자꾸만 웃어야지
첫댓글 밥 먹을. 때. 밥을. 먹고
화장실에서
한가지만 합니다.
배설의 즐거움
배설의 감사를 알아차립니다.
지극히 당연하다고 여겼던 일에도
감사가 배어있음을 배웁니다♡
'내 일생동안 작은 기쁨이 지어준 비단옷', 수없이 많은 순간 내게 비단옷을 입혀준 존재들에게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