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잉글리시와 바디 잉글리시의 놀라운 효과
아이가 이유식을 먹게 되면서 나는 항상 옆에서 이렇게 말해주었다.
“`맘마 먹자아~.”
“`Yum-yum time~.”
얼마 후 현진이는 yum-yum 소리만 들어도 벌써 알아듣고 침을 흘렸다. 옆에서 내가 “더 주세요.”라고 말하면 자기도 입을 ‘아~’ 벌리고, 숟가락을 빼앗으면서 “그만 먹자. That? enough.”하면 이제 그만 먹는 줄로 알고 숟가락을 내려 놓는다. 단어의 뜻을 따로 가르쳐주지 않아도 ‘눈치와 습관’으로 아는 것이다. 나와 현진이의 식탁 영어, 즉 푸드 잉글리시는 이미 그때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아기 뇌의 집중력이 최고조에 달할 때가 바로 우유를 쭉쭉 빨 때, 즉 음식을 먹을 때다. 뭔가를 빨 때 입 근육도 발달할 뿐 아니라 혈액이 머리에 순간적으로 많이 공급되어 대뇌가 활발하게 활동을 한다. 그 순간 말을 걸면 그 어느 때보다 뇌에 풍부한 자극을 주어 집중이 잘 된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가 뭔가를 빨거나 음식을 씹고 있을 때 말을 걸어주면 효과 만점이다. 푸드 잉글리시가 보여주는 엄청난 효과다.
“`현진이 뭐 빨고 있니? 딸랑이 빨고 있네!`”
“`What are you sucking? You?e sucking rattle! Sucking, sucking.”
“`Rattle, rattle.”
이렇게 말을 걸어주면서 나도 뭐든 들고 함께 쭉쭉 빠는 시늉을 했다. 생후 8개월 무렵이 되자 내가 사탕을 갖다가 손에 들고 빠는 시늉을 하면서 ‘``sucking, sucking’하고 말하자 자기도 알아듣고는 빨려고 달려들었다.
대개 엄마들은 아이가 손가락을 빨면 “안 돼! 빨지 마! 지지~.” 하면서 손가락을 입에서 빼내기 바쁘다. 손가락 빠는 습관이 잘못 들까봐서다.
이렇게 뭐든 입으로 빨 때 말을 걸면 집중을 가장 잘한다는 걸 뒤늦게야 알았다. 빠는 것을 볼 때마다 영어를 접목시켰더니 기가 막힌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을 가지고 영어를 접목시키는 푸드 잉글리시, 즉 식탁 영어를 유아기 때부터 시작할 수 있다.
빠는 것 다음으로 아기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이 바로 자기의 몸이다. 쭉쭉이 체조할 때, 목욕할 때, 잠자기 전에 부드럽게 근육을 이완시켜주면서 베이비 마사지를 해줄 때, 늘 바디 잉글리시를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아기의 전신을 부드럽게 마사지해주는 베이비 마사지 시간은 바디 잉글리시에 최고의 시간이다. 마사지를 해주면 혈액순환이 잘되면서 뇌의 집중도 잘되기 때문이다.
현진이를 목욕시킬 때마다 나는 노래하듯이 부드럽게 흥얼거렸다.
“세수하자~ Wash your Face~.”
“목 닦자~ Wash your Neck~.”
처음 일주일은 매일 얼굴, ‘``Wash your face~’만 하다가, 그 다음 주에는 목, 배 순서로 한 부위씩 확장해나갔다. 이것이 바디 잉글리시의 시작이다.
그런데 바디 잉글리시를 할 때, 엄마가 아이에게 ‘코’를 가르치려고 손가락으로 엄마 자신의 코만 가리키는 건 하나마나한 일이다. 아이의 손을 붙들고 엄마의 코와 아이의 코를 번갈아 한 번씩 가리키면서 차례로 “``Mommy? Nose! 현진? Nose! Nose, nose!”와 같이 반복해주면 아이가 자기 몸과 단어를 연결하기 때문에 더 잘 받아들인다.
즐거운 마사지 시간, 아이의 배를 마사지 해주면서 “`Tummy~ tummy.” 해주고, 가슴을 만지면서 “``Boob, boob, boob.” 했다. 이때 ‘stomach’라든가 ‘``breast’ 같은 어른용의 어려운 단어는 가능한 쓰지 않았다. 엄마들은 대개 유아어가 무조건 나쁜 것인 줄 알고 굳이 어려운 단어를 가르쳐야 좋은 줄로 알고 있다. 그런데 아이들에겐 ‘엄마젖’보다 ‘쭈쭈’가 더 쉽듯이 유아 때는 유아어가 더 발음하기 쉽고 리듬감이 있어서 더 효과적이다. 처음에 우리말로도 해주고 영어로도 해주다가 두 언어 다 완벽하게 알아듣는다 싶으면 슬쩍 영어로만 말해줬다.
사실 이런 푸드 잉글리시, 바디 잉글리시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건 내 아이와 함께하며 몸 부비고 웃음을 터뜨리는 그 시간들이었다.
나는 늘 빵점 엄마라는 죄책감이 있었다. 워킹맘이다 보니 하루 종일 같이 있어 주지도 못하고, 밤 12시나 돼야 집에 오는 엄마였다.
퇴근 후 집에 오면, 엄마 오기만 기다리던 현진이와 나와의 ‘모녀상봉 웰컴 세러모니’가 난리도 아니었다. 모녀가 껴안고, 소리 지르고, 깔깔 웃고, 떠들어댔다. 매일 오밤중에 아기와 엄마가 소리를 자주 지르니 이웃집에서 시끄럽다고 민원이 들어올 정도였다.
오밤중이거나 때로는 새벽이었지만 그때 깨어난 아이를 데리고 그 짧은 10분 동안 재미있는 놀이도 하고 바디 잉글리시도 하면서 함께 시간을 보냈다. 영어를 가르치려는 목적만이 아니라 워킹맘으로서 그렇게라도 아이와 함께하고 싶었다.
그렇게 유아 때부터 하루 10분씩이라도 매일 같이 놀았던 게 1년, 2년이 쌓이고 지금에 이르렀다. 하루에 단 10분이라도 그 시간만큼은 내 딸에게 사랑과 열정을 다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