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의 부족 수는 약 55개라 합니다. 이 부족 중 가장 많은 숫자가 딩카족과 누에르 족입니다.
두 부족은 참 많이 닮았습니다. 피부도 유난히 더 까맣고, 두 부족 다 융속민인데다 키가 크고, 날씬한게 기린같다는 생각을 여러번 했습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군인입니다. 성가대에서 노래하는 여자 아이들을 볼 때면 얼마나 씩씩해 보이는지 꼭 여전사^^ 같습니다.
그렇게 닮아서인지, 2011년 남수단이 독립한 이래 딩카와 누에르는 두 번째 내전을 치뤘습니다.
서로 욕심이 있는데다 한 부족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힘을 키우고, 다른 한 부족은 부통령을 중심으로 힘을 키워왔으니 서로 더 큰 권력을 차지하거나 유지하기 위해 싸우는 것도 이해는 하지만 그로인해 무수한 서민들이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렸고, 너무 많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두 부족은 앙숙일 수밖에 없나보다 생각하던 차에 얼마전에 아주 오래전에는 두 부족이 사촌이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마 더 오래 전에는 한 부모 밑에서 태어난 형제들이었겠지요. 그래서 그토록 닮았다고 느껴졌나 봅니다.
난민촌에 정착하고 나서도 두 부족은 절대 다른 부족과 섞이는 법이 없습니다. 각자 그들끼리의 공동체를 형성하고, 어느 난민촌을 가든 꼭 딩카공동체와 누에르 공동체가 있으니까요.
얼마나 공동체끼리 하나 되어 있는지, 정착하자마자 바로 공소 건물도 짓고, 그들의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지킵니다.
처음엔 사실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두 부족간에 싸움은 나지 않으려나~~~ 난민촌 생활 3년차인 지금은 그것이 기우였음을 알았습니다. 이들 역시 전쟁이 싫어 고향을 등진 사람들이니까요.
어제(14일)에 누에르 공동체에서 세례식과 함께 미사에 참례 했습니다.
나름 복사단이면, 성가대, 전례무용단 등 잘 준비가 되었습니다. 부족한 것은 난민촌에 대표 교리교사가 와서 도와 주었고, 딩카족의 행사에는 누에르족이, 누에르족의 행사에는 딩카족이 와서 서로 축하해 주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남수단의 어느 곳에서는 딩카와 누에르가 서로 총을 겨누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이곳 난민촌에서는 같은 하느님을 바라보고 사는 모습에 하느님께서도 아마 기뻐하시겠지요. 이들이 남수단으로 돌아갔을 때도 지금과 같은 변함없는 모습이기를 기도합니다.

▲ 누에르 공소 건물과 전례 무용단 어린이들

▲ 성가대 모습
성가대 지휘자가 서 있는 단이 인상적이다.
성가대가 서서 노래할 때는 키 큰 단원들이 잘 보이지 않기에 진흙으로 지휘자용 단을 만들었다.

▲ 이날 24명 아기들의 유아세례식이 있었다

▲ 봉헌하는 모습
▲ 비록 작은 금액을 봉헌하러 나오면서도 하느님께 바치는 최고의 선물인 양 온몸으로 춤추며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