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과 둘째 딸이 올해 대학을 졸업했다.
공부하느라 애쓴 아이들을 축하하고 격려해 주고 싶었다. 대학에 재학 중인 셋째 딸까지 합류하여 자매들끼리의 첫 여행지를 이탈리아로 정했다. 목돈이 들어가는 통에 몇 번을 망설였지만 앞으로 취업하면 세 아이가 함께 여행할 시간이 없을 것 같아 큰마음 먹고 결정했다. 비행기 예약부터 현지 이동 수단, 숙박까지 일일이 체크하며 준비한 여행이었다.
세 자매는 가장 뜨거운 7월에 너무 걸어 다리가 아팠다고 했지만 젤라또의 달콤함에 빠져 십여 일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왔다. 도둑이 많다는 그 나라에 영어 왕초보인 아이들을 보내고 물가에 어린아이를 내놓은 심정으로 노심초사했다. 하지만 세 자매는 불미스런 일 없이 너무나 완벽한 여행을 마치고 보란 듯이 돌아왔다.
여행 이후 변화가 생겼다.
성격 차이로 자주 마찰을 보이던 큰딸과 둘째 딸이 부쩍 가까워졌고, 딸 셋이서 주고받는 대화의 친밀도가 높아졌다.
여행 가서 싸우지 말라는 잔소리가 아니었어도 아이들은 서로를 배려하며 충돌된 의견을 조율하기에 충분했다. 한 공간에서 잠을 자고, 하루 일정을 상의하며, 서로의 장점을 살린 역할 분담을 통해 서로를 인정하게 됐을 것이다.
먼 나라에서 느꼈을 낯섦과 설렘, 색다른 음식을 먹고 멋진 자연을 보며 함께 흥분하며 일체감을 느꼈을 것이다. 빠듯한 살림에 자신들의 시야를 넓혀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도 헤아리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아이들 여행 경비로 몇 달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지만 세 자매를 멀리 여행 보낸 일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을 갖게 한 것만으로도 참 잘한 일이다.
글쓴이: 양선숙
중앙성결교회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청소년자치연구소 성인조직인 청소년위원회 위원으로 함께하고 있다. 양 위원은 인터뷰에서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조건 없이 전하고 싶다는 꿈을 말했다. 청소년들이 사회적인 공감력을 키울 수 있길 바란다며 부모의 입장에서, 사회에서 바라본 입장에서 바라보는 마음을 칼럼으로 기고하고 있다.
위에 글은 '달그락꿈뜨락'의 글입니다. 지역사회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민들의 관점들이 녹아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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