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전례
오늘은 연중 제6주일이며 세계 병자의 날입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분리시키는 죄악에서 건져 주시고 우리를 좌절시키는 차별에서 벗어나게 하십니다. 우리는 나병 환자의 얼굴에서 피 흘리시는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고, 그리스도의 구원 활동에 협력하면서 형제들에게 아버지의 자비를 전하여야 하겠습니다.
본기도
하느님,
바르고 진실한 마음 안에 머무르시겠다고 하셨으니
저희에게 풍성한 은총을 내리시어
하느님의 마땅한 거처가 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부정한 사람은 진영 밖에 혼자 살아야 한다.>
▥ 레위기의 말씀입니다.13,1-2.44-46
1 주님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이르셨다.
2 “누구든지 살갗에 부스럼이나 습진이나 얼룩이 생겨,
그 살갗에 악성 피부병이 나타나면,
그를 아론 사제나 그의 아들 사제 가운데 한 사람에게 데려가야 한다.
44 그는 악성 피부병에 걸린 사람이므로 부정하다.
그는 머리에 병이 든 사람이므로,
사제는 그를 부정한 이로 선언해야 한다.
45 악성 피부병에 걸린 병자는 옷을 찢어 입고 머리를 푼다.
그리고 콧수염을 가리고 ‘부정한 사람이오.’, ‘부정한 사람이오.’ 하고 외친다.
46 병이 남아 있는 한 그는 부정하다.
그는 부정한 사람이므로, 진영 밖에 자리를 잡고 혼자 살아야 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처럼 여러분도 나를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10,31─11,1
형제 여러분, 31 여러분은 먹든지 마시든지,
그리고 무슨 일을 하든지 모든 것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십시오.
32 유다인에게도 그리스인에게도 하느님의 교회에도
방해를 놓는 자가 되지 마십시오.
33 무슨 일을 하든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려고 애쓰는 나처럼 하십시오.
나는 많은 사람이 구원을 받을 수 있도록,
내가 아니라 그들에게 유익한 것을 찾습니다.
11,1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처럼 여러분도 나를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그는 나병이 가시고 깨끗하게 되었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40-45
그때에 40 어떤 나병 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도움을 청하였다.
그가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하였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41 예수님께서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셨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42 그러자 바로 나병이 가시고 그가 깨끗하게 되었다.
43 예수님께서는 그를 곧 돌려보내시며 단단히 이르셨다.
44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다만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네가 깨끗해진 것과 관련하여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여라.”
45 그러나 그는 떠나가서 이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 퍼뜨리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드러나게 고을로 들어가지 못하시고,
바깥 외딴곳에 머무르셨다. 그래도 사람들은 사방에서 그분께 모여들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이스라엘에서 나병에 걸린 사람은 부정한 사람으로 여겨져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습니다(레위 13장 참조). 그래서 그들은 “부정한 사람이오.” 하고 외쳐서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다가오지 못하게 하여야 하였습니다. 그렇게 나병 환자들은 예루살렘과 다른 성곽 도시에 들어가지 못하고, 따로 떨어진 곳에서 살아야 하였습니다. 그들은 사회 공동체에서 배제되었고, 이러한 배제는 그들의 마음에 큰 상처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몸뿐만이 아니라 마음도 아픈 이들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병 환자를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를 깨끗하게 하여 주십니다. 주님의 자비는 나병 환자의 몸뿐만 아니라 그의 마음까지도 어루만져 주십니다.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네가 깨끗해진 것과 관련하여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쳐라.” 예수님의 이 말씀은 사제에게 치유 사실을 인정받고, 다시 공동체로 돌아가라는(레위 14,2-32 참조) 의미입니다. 이 말씀은 ‘이제는 더 이상 너를 배척하는 자들이 없으니 공동체로 돌아가도 된다.’는 뜻으로 나병 환자의 마음에 난 상처를 낫게 하는 따뜻한 위로로 들립니다. 몸의 병은 마음과 깊이 연결되어 있고, 오랜 병고로 고통받은 이들은 마음도 함께 약해져 있기에 병자들의 마음도 치유되도록 함께 기도하여야 합니다.
거동이 불편한 병자와 장애인들이 루르드 성모 발현 성지를 순례하도록 함께하여 주는 단체(UNITALSI)가 있습니다. 이들은 지붕을 떼고 중풍 병자를 내려 준 사람들의 마음으로(마르 2,4 참조) 병자들의 루르드 순례에 함께하는 이들입니다. 이 단체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순례를 통하여 병자들의 내면이 치유되는 수많은 체험을 합니다. 병자들은 순례 가운데 자신과 함께하며 도움을 주는 사람들을 통해서 자신이 혼자가 아님을 깨닫고, 공동체의 사랑을 느끼면서 마음의 상처가 낫는 기적을 체험한다고 합니다. 병고에 시달리는 이들이 주님의 사랑과 공동체의 사랑 안에서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치유되도록 주님의 자비를 청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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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을 하든지 모든 것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십시오. (1 코린 10.31)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마르코 1. 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