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드림
광주이주민건강센터 코로나 이후 8번째 ‘이동 클리닉’
센터 직접 방문 못하는 이주민들 ‘의료사각지대’ 해소
입력 2021.11.23 기자명 최지연
광주이주민건강센터(이사장 노양균, 노양균치과원장)가 지난 21일, 천주교 광주대교구 원동성당(광산구 송정동)에서 이루어진 ‘찾아가는 이주민 무료진료’ 봉사 활동을 펼쳤다.
노동자, 유학생, 결혼이주여성, 다문화가족 등 광산구 이주민의 질병 예방, 치료 및 건강 증진을 위해 실시한 이번 의료 활동은, 한국국제의료재단(KOFIH)의 이동 진료 차량 지원과 뇌파 측정, 대한결핵협회 광주전남지부의 X-Ray촬영과 결핵검사와 함께 했으며, 비상약품이 들어 있는 구급상자와 불소용액, 구충제, 마스크, 손소독제를 나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올들어 여덟 번째인 이 날의 이동진료는 방역복 착용 등 방역 수칙을 지킨 가운데, 미얀마, 동티모르, 캄보디아, 베트남, 필리핀 등 각지에서 온 110명의 이주민들을 진료하였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광주이주민지원센터, 광산구청(외국인 서포터즈), 광산구가족센터, 우산건강생활지원센터, 광산구보건소, 광산구정신건강복지센터는 방역물품과 통역을 지원했다.
전남의사회 의료봉사단, 광주이주민건강센터 시니어봉사단, 남부대·보건대 학생자원봉사자 등 40여명의 의료봉사자들이 구슬땀을 흘려가며 진료 활동을 펼쳤다.
“친구들이 보여준 전단지를 봤어요. 진료도 받고 비상약품이 들어있는 구급상자도 받고 싶어서 왔어요. 그런데 뇌파 검사받고 스트레스가 많다는 걸 알고 우울해졌어요. 하지만,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해요.”
미얀마에서 온 얀 씨의 감사다.
광산구 외국인 서포터즈 강다인(필리핀) 씨는 “이동클리닉 차량과 결핵검진차량이 와서 진료 받는 것도 좋았지만, 비상약품을 담은 구급상자를 받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더 많은 분들이 와서 진료도 받고 선물도 받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다음번 찾아가는 진료도 함께 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간 여덟 차례의 ‘찾아가는 진료’를 기획한 광주이주민건강센터 진료팀장 김일환(봉황가정의학과) 원장은 “봉사에 함께 해주신 여러분들 힘으로 8차에 걸쳐 600여명의 이주민들의 건강에 도움을 드릴 수 있었다”면서 “함께해서 더 소중한 시간이었으며, 봉사할 때는 정신없었지만 돌이켜보니 모두가 행복한 순간이었음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찾아가는 진료가 이주민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미등록 이주민들도 소외되지 않는 안전하고 건강한 우리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용화(은혜약국 대표) 약사는 “방호복을 입고 더위에 쓰러질 뻔 한 순간이 더러 있었지만, 조제한 약의 복용법을 설명해 드릴 때 서투른 언어와 통역으로도 만족해하시던 한 분 한 분의 얼굴이 떠오를 때면 지금 이 자리에서 봉사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면서 지금까지 이어온 10년간의 봉사활동이 앞으로도 쭉 지속되기를 희망했다.
이번 진료에 방역을 총괄한 김애영(빛고을전남대병원) 간호과장은 “두 번째 찾아가는 진료 봉사에서도 진료봉사자와 참여자 모두가 안전한 진료가 되도록 계획하고 실행했다”면서 “작은 선물에도 기뻐하시는 이주민들을 만나며 내가 하고 있는 이 활동이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고 있음에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광주이주민건강센터는 2005년 창립이래,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민들을 위해 ‘무료 진료’를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의학과, 한의학과, 치과까지 진료과목이 다양했지만 코로나19로 의사들의 업무 외 활동에 제약이 걸리면서 현재 ‘의학과’ 진료만 진행되고 있다.
김은규(용연학교 교사) 센터장은 “센터에서 봉사하는 의사, 간호사, 약사 등 모든 인력은 100% 자원봉사”라면서 “일반적인 진료뿐 아니라 건강상담, 보건교육, 예방접종 등을 시행하며 이주민들의 건강권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미등록이거나 건강보험 미취득으로 병을 얻고도 치료하지 못한 이주민들에게도 평등한 진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이주민건강센터는 매주 일요일 오후 1시 30분부터 3시 30분까지 센터 1층에서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대면 비접촉 진료를 실시하고 있으며, 센터에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이주민들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이주민들의 일터와 숙소 인근 지역을 방문하여 ‘찾아가는 진료’를 운영하고 있다. ‘찾아가는 진료’는 센터에 직접 문의하여 신청할 수 있다. 문의: 062-956-3353.
최지연 시민기자 (광주이주민건강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