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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회 제주 도보 순례 피정 4월 30일 목요일 (제주도착 11일 걷기 10일째) (신창성당~한림성당~애월성당)
아침 6시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아침을 맞이합니다.
다리 아파하는 소리와 코고는 소리와 일어날 때엔 의~샤!하는 기합이 들어가야 일어나는 분.. 그 와중에 조용히 몸을 푸는 이정숙 소화데레사 자매님도 보입니다. 이렇게 이 하루도 시작되고 있습니다.
밖을 보니 비가 제법 오고 있습니다. 7시 조금 지나서 아침 미사를 드립니다.
미사 강론 중 신부님께서,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고,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보다 높지 않다."라는 성경 말씀을 통해 예수님께로부터 겸손한 마음을 배워야한다고 강조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육화된 모습으로 오신 것은 대단한 사건이며, 주님의 본성이 겸손하시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하신 말씀을 순례기간 동안 깊이 묵상하면서 예수성심의 선교사로서 세상에 파견될 때 겸손하고 온유한 마음으로 파견되기를 바란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어제 우리 각 자의 소망들을 적은 쪽지를 봉헌하였으니,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신부님께서 준비하신 말씀을 뽑았습니다.
제가 뽑은 성심의 메시지는 "너 혼자 있다고 여기지 말아라. 내가 함께 있다.“ 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저도 모르게 울컥 눈물이 쏟았습니다. 주님께서 나와 함께 계시구나...감사합니다...
묵상질문: 도보 순례 중에 내가 겪는 고통과 예수님께서 지고 가셨던 십자가의 고통 중에서 공통점이 있습니까?
미사를 마치고 모두들 모여서 아침식사를 합니다. 죽 같은 숭늉~ 이젠 매일의 메뉴가 되었습니다. 각종 종류의 빵, 우유..숭늉에 참기름을 넣으니 더욱 고소하고 맛있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비는 어느새 오지 않고 조금씩 햇살도 비춰줍니다. 오늘은 비맞고 다니지 않아도 될까?하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아침 체조를 하고 떠나기 전에 김치통이 없어서 한동안 찾아 헤매다가 겨우 찾았습니다. 출발시간 9시 50분~ 차를 타고 신창성당까지 이동하며 보니 화창하다고 생각될 만큼 날씨는 좋았습니다. 10시 5분 신창성당에서 걷기를 위해 출발하는 인원은 9명이 되었습니다.
조명희 베로니카 회장님과 왕언니 이양립 소화데레사 자매님이 함께해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걸어왔던 자칭 최정예 소수 맴버 7명과 합해서 9명이 된 것입니다.
조금 걷다가 10시 25분 바로 침묵시간이 주어집니다. 신일동이라고 적힌 이정표를 지나 해안길옆 도로를 걷는데 비오는 날처럼 바람이 우리 앞길을 자꾸 밀어내지만 부지런히 앞으로 전진 하였습니다.
처음 침묵시간이 주어지면 묵주기도를 주로 봉헌하는데, 어제 신부님께서 내신 문제를 풀고 받은 묵주로 처음 묵주기도를 하면서, 쉬지도 못하고 일군(걷는사람)을 신경쓰시랴,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쉬지만 언제든지 사정이 허락되면 걸을 준비가 되어있는 이군(아픈 분:쉬는 사람)을 신경쓰시며, 걸을 만한 길도 안내하시고 우리를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으시는 신부님을 위한 지향을 두고서 묵주기도를 하였습니다.
11시경 서부하수처리장에 도착한 우리는 화장실을 이용하며 침묵 해제를 하고 지나가면서보니, 백년초 밭이 많았습니다. 다른 밭은 경비를 서고 지켜야하지만 백년초 밭은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 백년초 자체에 가시가 가득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합니다.
화장품에도 좋고, 피부병 아토피에도 위장병에도 좋다는 검증 안 된 소식을 전해줍니다. 약을 뿌려주지 않아도 저절로 크는 백년초를 수확할 때는 특수장갑을 끼고 딴다고 합니다. 남자에게도 특히 좋다며 한동안을 백년초에 대한 말을 계속하며 걸으니 피로감이 줄어드는 것 같았습니다.
11시 30분경에는 조금씩 흩날리던 비가 제법 많이 내려서 숙련된 솜씨로 비옷을 챙겨 입고 걸어가는데 줄곧 바람은 우리 일행을 밀어내는 듯 합니다.
흐린날씨에도 불구하고 비취색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는 협재 해수욕장 해변 길을 걸으며 12시 삼종기도를 하려고 빙 둘러서니 비는 어느새 그쳐 있었습니다.
점심이 늦어질 것 같아서 간식을 조금 먹고 12시 30분 다시금 출발했습니다. 바람은 계속적으로 우리의 앞길을 막았지만 가는 길의 아름다움에 탄복하며, 13시 15분 드디어 한림성당에 도착하니 성모님께서 어서오너라 하며 반겨주시는 듯 했습니다.
성전 들어가는 입구 문 위에 구름 위에 계신 성모님을 천사들이 양쪽에서 함께하는 조각상이 참 인상적이고 좋았는데 2002년 북제주 건축상 최우수상을 받았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성전에서 기도를 바치고 사진을 찍고, 인심 좋은 한림 성당 신자에게서 회의실 한 군데에 사용허가를 받고 맛있는 점심을 먹었습니다. 주먹밥은 항상 맛있지만, 오늘은 유독 더 맛있었습니다.
14시 30분 아름다운 한림성당을 출발하며 보니, 임승필 요셉 신부님 추모비가 있었습니다. 신부님은 1989년 부터 14년 동안 헌신해 오션던 우리말 새 번역 성경의 번역 작업을 마치고 젊은 나이에 하느님 품으로 가셨으며 남아 있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선물을 주고 가신 분이셨습니다.
해변을 배경으로 바람을 맞으며 걸어가는 길~순례의 줄을 보고 있노라니~각 자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여정 또한 고달프기도 하고 끝없는 길을 세상 마칠 때까지 그렇게 살아가는 인생길의 길동무처럼 다정하게 다가왔습니다. 몇 박을 하면서 어느새 정이 들어가는 우리들이기에 특별한 만남으로 맺어진 인연에 감사했습니다.
발가락이 아파서 함께하지 못하던 왕언니는 씩씩하게 제일 앞에서 잘 걸었습니다. 이군으로 남아계실 때 일군이 걸어서 만날 때 따뜻하게 안아주시고는 해서 친언니처럼 더욱 가까운 느낌을 주곤 하셨습니다.
소녀 같은 감성을 느끼게 하는 이정숙 소화데레사 자매님은 사진도 잘찍고 게을러서 사진 찍지 않는 아우들에게 보내주기도 잘하시고 미사 중에 반주도 해주시고..멋쟁이 자매님입니다.
친교회 회장님이신 조명희 베로니카 자매님은 리더답게 모두를 잘 어울리게 하는 숨은 공로자이십니다.
조경신 비비안나 자매님은 푸근한 인상과 언제 들어도 듣기 좋은 예쁜 서울말로 다정함을 더해주고, 모르는 꽃이 길 위에 있음을 보고 물어보면 잘 가르쳐 주어서 도움을 많이 받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길잡이 김미령 엘리사벳 자매님은 연약한 몸으로 우리들을 통솔하느라 힘들텐데, 지치지 않고 통솔하는 저력을 보여주어 든든합니다.
막내둥이 순총인 박광택 사도요한 형제님은 순간의 포착들을 잘해서 동영상으로, 남기고 싶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 사진으로, 묵묵하지만 본인의 역할을 잘해가고 있는 귀염둥이입니다.
조정가 엘리사벳 짱가 자매님은 지치고 힘들 때, 웃음과 활력을 주는 우리 모두의 엔돌핀입니다.
박승근 형제님은 롱맨으로 전신주 높은 곳에 큰 키로 만이 가능한 일을 몸을 아끼지 않고 열심이 달아주셔서 제사피... 우리의 후배들을 위한 희생을 많이 하고, 재미있고 유익한 얘기들을 많이 해주셔서 힘든 길에 피로감을 씻어주십니다. 함께 걷는 분들의 표정들을 나름 읽어보았습니다.
곽지과물 해변로를 지나노라니 잔잔한 바닷물과 비춰지는 햇빛, 빛나는 모래사장~~해변로를 지나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15시 침묵의 시간이 주어지고 묵상질문을 생각해봅니다. 새미 은총의 동산에서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할 때 제가 맡았던 제 8처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여인들을 위로하심과 오늘 제가 받은 말씀 너 혼자 있다고 여기지 말아라. 내가 함께 있다..하신 말씀을 통해서 주님께서는 당신께서 가셨던 그 엄청난 고통중에서도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셨듯이, 오늘의 나를 위로하고 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사랑에, 그 따뜻함에, 서러움의 눈물이 났었는데, 나의 고통을 예수님의 고통과 공통점을 찾기에는 힘든 일이지만, 극도의 아픔을 느끼면서도 위로하시는 주님처럼, 하루의 일과들이 결코 쉽지 않은 순례기간 동안 할 일은 많고 피곤하기도 하지만, 함께 하는 이들안에서 사랑하고 위로해주고 주님을 뵙는 마음으로 좋은 시간을 만들어가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어느새 시간은 16시 40분 해변가에서 잠시 지친 몸을 쉬고 출발하려는데 막둥이 순총 형제님의 부모님이 오셔서 인사를 나누고,
17시 10분 베로니카 회장님, 이양립 소화데레사 자매님, 발가락에 진물이 나도 끝까지 가려던 조정가 엘리사벳 짱가 자매님은 결국 신부님 봉고차 타고 중도하차..순총형제님의 부모님과 일진의 남은 6명해서 8명이 남은 일정을 마무리하기 위해 출발했습니다.
치소기암으로 곽금3경으로 곽지과물 해변의 산책로를 따라 애월리 한담동으로 가는 길에 위치한 이 바위는 한 마리 솔개가 하늘을 향해 힘찬 날개 짓을 하려는 듯 눈을 부릅뜨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어서 치소기암이라고 한다고 적혀있었습니다.
표해록은 조선 영조시대인 장한철이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배를 타고 가다 풍랑을 만나 류쿠제도에 표착한 뒤 한양을 거쳐 귀향할 때까지의 일들을 적은 표해록을 썼는데, 문학적 가치를 인정 받아 제주도 유형문화제 제 27호로 지정되어 선생의 명망과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을 기리고 뜻을 모아 이 길을 한담마을 장한철 산책로로 명하고 표지석을 세운다고 되어있었습니다.
해안가를 지나서 18시 애월성당에 드디어 도착해서, 삼종기도와 성전에서 기도하고 사진찍고, 신부님과 합류해서 김녕성당으로 18시 25분에 이동했습니다. 19시 35분 김녕성당에 도착하기까지 차에서 많이도 졸고나니, 한결 개운한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우리의 기사님이 되어주신 신부님께 감사했습니다.
21시가 다되어 가는 시간에 늦은 저녁을 손수 딴 고사리, 여막인 벨라뎃다 자매님이 사준 반찬, 따뜻한 밥~ 정신없이 허겁지겁 먹고서 22시 10분 나눔 시간을 갖습니다. 진지한 나눔 시간이 서로를 알아가는 화목한 시간임에 감사드립니다.
24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에 낮에 주운 고동까지 삶아서 나누어 먹었습니다. 밤 시간도 낮과 같은 분위기 속에서 이 하루도 지나가고 있습니다.
참사랑이신 주님! 주님께서 주신 큰 사랑으로 저희는 하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나가 되어가게 불러주시는 그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저희로 하여금 당신께서 주시는 뜻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듣고, 제대로 응답하고, 당신의 사랑을 이웃 안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은총을 허락해주소서.
이 하루도 주님께서 지으신 자연을 통해 주님을 느끼게 해주심에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 백희숙(율리안나)님의 글을 제가 대신해서 올려드립니다.
제3피 도보순례 10일째.
추적추적 내리던 비도 그쳐갑니다.
순례의 여정이 막바지에 이르러 가며, 몸은 피곤하지만 고개를 내미는 햇살이 우리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줍니다.
오늘은 순총 사도요한, 저의 부모님이 제3피에 합류했습니다.
두분의 생기어린 발걸음이 우리 팀 모두에게 큰 힘이 됐으면 합니다.
식구가 늘어 더욱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박광택 사도요한 (필명: 순수총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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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읽었습니다...순례기 작성하느라 율리 자매님 수고하셨습니다...그런데 잘못된 내용이 하나 있습니다..임승필 신부님은 공동번역 성경을 번역하신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새성경'을 번역하셨습니다..거의 대부분의 부분을 번역하셨는데, 작업을 마치시고 얼마 안되어 선종하셨지요...오롯이 성경번역에 삶을 봉헌하신 것이지요..^^*
아고~ 그런가요~
잘 지적해주셨습니다.
공동번역에서 우리들의 성경을 번역하신 것으로 생각은 했는데 그렇게 되어졌네요~
변명처럼 들리려나~~
실수를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율리 구약은 히브리어 성경에서 신약은 그리스어 성경에서 직접 번역하셨답니다..^^*
순례기 흥미진진하게 잘 읽었습니다.^^♡
사실 읽기는 잠깐인데
쓰기는 많은 분량이었구나! 새삼 깨달았습니다.
걸으랴, 묵상하랴, 기록하랴
너무도 바쁜 시간 쪼개어 나누어 주심에 감사드려요.^^
그만큼 많은걸 받으셨으리라 믿습니다.
생생한 화면으로 찍고 배경음악도 멋지게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모두 별탈없이 일정 소화해 내신것도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함께해주셔서
그 힘으로 잘해낼 수 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고나니,
계속 피로에 찌들은 것 같은
하루들인데 제주에서는
어떻게 그렇게 지낼 수 있었는지...
모든건 기도 덕분이란걸 새삼
느낀답니다
감사합니다!~^^*
힘들고 피곤하신데 그렇게 늦게 주무셔서 잠이 부족하지 않으셨는지요?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잠은 늘 부족했습니다.
그래도 잘 지내고 돌아온 것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기도의 힘이 어떤 것인지,
실감 억수로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세심한 도보기록과 멋진 동영상 보며 지난해 도보길을 회상했습니다.^^
네~~^^
저도 내년에 그럴 것 같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순총 사도요한께서 올려 주신 동영상 보며 저도 순례길 함께 걸었습니다.
오오~~~ 아름다운 제주의 풍광이여!!
``너 혼자 있다고 여기지 말아라. 내가 함께 있다.``
순례길에서의 메세지 더 피부로 와 닿았을테지요.저도 왈칵 ~~
어디에서나 우리와 함께 하시는 주님은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눈물보가 어떻게 되었는지~~
시도때도 없이 눈물이 나려해서
혼났습니다..
한마디로 은혜로운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율리 도보순례피정 때 수 없이 흘렀던 눈물은 주님께서 제게 주신 큰 선물이었고 은총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율리 자매님 화이팅!! 입니다.
수고 많이 하셨어요. 덕분에 순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신부님께서 이끌어주시는대로 따라가니까,
어느새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도보순례가 굉장히 힘든 것인줄 깨닫습니다. 순례여정을 위해 사전 체력 다지기등 많이 했으리라 믿습니다. 시간도 24간이 모자라네요. 빡빡한 일정 소화 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십니다. 남은 여정도 하느님께서 지켜주시리라 믿습니다. 글올림, 운전, 식사등 일정이 큰 문제없이 진행됨을 감사드립니다.
어떻게 그 시간들을 잘보낼 수 있었는지
꿈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모든분들의 기도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순례기간동안에도 율리자매님 마음속에 함께 하셨던 주님사랑!을 느낍니다...고생 많으셨고.. 감사드립니다^.^
부모님이 오셔서 더욱 행복함을 느꼈던 순수총각 사도요한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순례기간동안 주님 사랑 많이 느껴서
참좋았습니다. 제 마음을 느끼셨다니 더욱 기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