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화서 부회장님의 질서유지 임무는 직무유기가 되었습니다.
저마다 자연 속에 빠져서 자기가 몇 반인지도 잊었습니다.
굳이 질서 지키며 걸을 필요가 없었으니까요.
살며시 눈을 감고 연둣빛 새 순 사이로 흐르는 바람 소리며
가끔 들리는 새 소리 들으며 걸어도 좋은 길이었습니다.
김정희 님과 박남화 님이 회원들의 발걸음을 더 가볍게 해 주었습니다.
아름다운 길에서 아름다운 음악 들으며 걸을 수 있음은
우리 한사모회원들만의 복이었습니다.
수 년 전에 왔을 때는 통행료를 지불했었지만 아깝지가 않은 길이었습니다.
오늘은 경로우대 혜택으로 더 고마운 마음으로 걸었습니다.
담양 10경 중에서 으뜸인 죽녹원, 둘째라서 서러운 관방제림,
세 번째라서 다행인 메타세쿼이아길을 오늘 하루에 모두 섭렵했습니다.
한반도 U자 걷기 때에 발에 물집이 잡히도록 힘들게 걸었던 생각을 하면
왜 그렇게 걸어야만 했었는지 좀 바보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정말 놀멍 쉬멍 여유를 즐기며 걸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길은 우리만의 차지였습니다
두어 시간 걸었더니 목도 마르고 쉬고 싶을 때 쯤 메타세쿼이아길이 끝나고
주차장이 나타났습니다. 그 순간 빛을 발 한 건 한숙이표 단호박식혜였습니다.
식혜솜씨는 이미 수준급으로 검증된 사실이지만
적절한 때에 '짜잔~' 하고 나타난 식혜는 생명수였습니다.
눈치 보아가며 반 컵을 더 얻어 마셨습니다.
늦게 도착하고 보니 대부분 회원들이 마신 후이기도 했고
봉사자의 위세도 부려봤지요.
쉽게 걸을 수 없는 아름다운 길을 뒤로 해야 하는 아쉬움을 남긴 채
담양호반 둘레길을 걷기 위해 추월산주차장으로 갔습니다.
담양의 또 다른 명소 담양호 수변 산책길을 찾아서 11Km를 이동하여
추월산주차장에 도착하니 담양호의 나무다리가
묵직하면서도 유연한 곡선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그 뒤로 추월산도 우뚝 솟아서 담양호를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담양호는 영산강 본류의 가장 북쪽에 있으며 호남의 너른 평야를 적셔줍니다.
추월산은 담양군과 순창군의 경계를 이루는 전남 5대 명산 중의 하나로
가을산 봉우리가 보름달에 맞닿을 만큼이나 높게 보인다하여 지어진 이름이며
용마루길은 담양호 국민관광단지 주차장에서 담양호를 가로 지르는
나무다리를 건너면서 호수변을 따라 나무길 2,2Km, 흙산책길
1,7Km의 산책길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호수변의 경관을 놓칠세라 마음속에도 카메라에 담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지금이 낸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이니....
걷기 편하게 만들어 놓은 산책길을 걸으며 나라에 감사한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나라 좋은 나라' 라고....
추월산의 웅장한 봉우리가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목교 위를
함 대표님도 힘내어 걸으셨습니다.
어렵고 어렵다는 후미를 맡아 걷는 권영춘 고문님이 계셔서
한 사람도 뒤처짐 없이 잘 걸을 수 있었습니다.
산 위로 10개의 경사진 산길인 ‘수행자의 길’이
산행인들을 유혹하고 있다는데
우리들은 우리들에게 알맞게 나무산책길을 걸었습니다.
마루길 끝 반환지점에 골인한 회원들의 얼굴엔 희색이 만연했습니다.
건장한 남학생 못지않게 여학생 5명의 건강은 칭찬할만한 일입니다.
53km를 한 시간에 달려 첫날의 숙소인
화순군의 도곡관광호텔에 도착하니 때가 18:00시.
널찍한 호텔방에 드니 빡빡했던 하루 일정으로 피곤이 엄습했습니다.
물 좋은 탕에서 온천욕을 하고 나니 정신이 사뭇 맑아졌습니다.
호텔 근처 식당 '색동두부' 집에 도착하니 불빛이 정답게 느껴집니다.
상호 간판 글씨체에 마음이 가서 점수를 딴 집,
정갈하게 꾸며져 있는 실내에 상차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멋지다' 란 말보다 더 좋은 말이 있을까요?
“ 당신 - 멋져! 멋져 - 당신 ”
김동식 고문님의 건배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회원들 모두 맛나게 식사하는 모습에 마음이 놓였습니다.
식사 후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내일을 위해 편안히 쉬었습니다.
내일은 또
어떤 새롭고 신나는 세상이 펼쳐질지 잔뜩 기대를 걸면서 ...
첫댓글 소정자 님이 후기 작성한 김소영 님에게 보낼 답글을 메일을 발송한 저에게 보내오셨습니다. 그 내용을 소개합니다.
경주처녀, 김소영 반장님의 간결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후기를 생생하게 읽었습니다.
거기에 경상도 처녀가 제주 할망 말씨까지 사용해서 아주.......
사진 찍으면서 후기까지, 생생하게 작성하시었네요. 그때 걸었던 좋은 길들을 상상하면서 잘 읽어보았어요
그리고 멋지게 동영상까지 작성하신 박동진님! 우리 한사모의 카페가 업그레이드 되었어요.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