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나다 카미노 호텔에서 7시에 아침식사를 하고 8시에 톨레도로 출발했다. 톨레도 까지는 약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이제는 호텔식에 익숙해져 어떤 때는 집밥보다도 더 먹기 편하고 소화도 잘된다. 스페인은 섬머타임을 실시하고 있어 7시 경에는 아직 해가 뜨지 않아 깜깜하고 출발하는 8시가 되어서야 주변이 조금씩 밝아지고 있다.
톨레도로 향하는 고속도로는 비교적 곧게 연결되어 있으며 거리는 약 358 km 정도 된다
그라나다에서 톨레도로 가는길 내내 A-4 고속도로 주변에는 유럽에서 흔히 볼수있는 목초지나 젖소들은 보이질 않고 올리브 나무들만 모든 들판과 산들을 뒤덮고 있다. 아마 기후와 토양이 올리브에 제일 적합하기 때문일 게다.
가이드는 버스 이동시간에는 내내 그 외우기 어려운 신들의 이름을 줄줄이 꿰어가며 그리스 신화를 풀어 나갔다. 사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그리스와는 별 관련이 없는데도 말이다. 오히려 로마 신화나 역사를 예기했다면 스페인이 한 때 로마의 지배하에 있었었고 곳곳에 있는 관련 유적과 함께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쉬웠을 것을..또 나도 로마동전을 수집하다 보니 로마의 역대 황제들은 어느정도 꿰차고 있어, 입에 거품을 내며 같이 떠들어 대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버스는 안달루시아 주를 벗어나 돈키호테로 유명한 카스틸라 라만차 주에 들어섰다.
조금 더 달려간 후에 휴게소 Puerto de Almuradiel 에 들려 잠깐 쉬었다
이 곳에서는 톨레도로 가면서 먹을 군것질 거리와 마드리드 마그넷을 구입했다. 마그넷은 마드리드에서는 바쁘게 이동하다 보면 정작 못 살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친 김에 휴게소 아가씨와도 다정하게 한컷! 꼭 딸내미 같네?! (미션 5/10 클리어)
휴게소에서 한시간 남짓 달려오다 보니 멀리 왼편 산 위에 풍차 3개가 열심히 돌아가고 있다. 그러고 보니 여행 전에 검색해 봤던 라만차의 풍차마을 중 하나인 Puerto Lapice 를 지나가고 있는 것을 알수 있었다.
이 부근에서 가이드는 세르반테스의 걸작 소설 '돈키호테 1편'의 처음 몇장을 구성지게 읽어 주었다. 남들의 눈에는 늙고 우스꽝스러운 별난 노인에 불과하겠지만 정작 그는 진심 기사였고 거구의 적들로 보이는 풍차를 향해 돌격해 일격의 창을 휘날린다.
오늘날의 우리도 모두 남다른 신념과 각자의 고집이 하나씩은 있을 터, 우리가 바로 돈키호테인 것을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
조금 더 달려가니 구름이 잔뜩 낀 하늘 아래 톨레도의 제일 높은 곳에 우뚝 서있는 알카사바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톨레도 시가지 성곽 아래에 있는 동북쪽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입구를 향해 출발한다. 구 시가지는 높은 곳에 있어 성벽속 지하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야 한다
먼저 톨레도 관광 루트를 구글어스를 이용해 표시해 보았다.
3단으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구 시가지로 올라가고 있는 모습
중간 중간에 창이 나있어 환기도 시킬 겸 구 시가지 밖의 풍경을 볼수 있도록 해 놓았다
성밖으로 보이는 아랫 동네의 모습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 시내 중심부인 소코도베르 광장을 향해 걸어갔다.
톨레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치는 곳이 소코도베르 광장으로 톨레도 관광의 시작점이다. 시내를 일주하는 투어버스 소코트렌이 지나간다. 톨레도가 작은 도시이다 보니 광장은 조그마하지만 제일 번화한 곳이라 관광객들이 많이 모여들고 쉬면서 쇼핑과 식사를 즐기기엔 제격이다.
점심 식사를 위해 식당 Los Arcos에 들려 전식으로 식빵과 셀러드에 주 메뉴는 감자튀김을 올린 소고기찜 요리로 와인을 곁들여 먹었다. 붉은 와인 베이스 칵테일인 상그리아를 준다고 했었는데 아직은 안 먹어본 것 같다.
식사 후에 밖에서 한참을 기다렸으나 한 팀이 보이질 않는다. 화장실에 가봐도 없어서 가이드가 먼저 찾아나섰으나 소식이 없자 내가 주변 골목길을 뒤진 끝에 일행을 찾아내어 데려왔다. 이 때문에 시간이 30분 정도 지체되었다. 이것도 재미다.
우리는 유럽의 다양한 사람들과 차림새를 재미나게 구경하고, 그들은 우리들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톨레도 대성당 옆의 골목길
대성당은 조금 있다가 따로 구경할거고, 우리는 대성당 앞 광장을 지나 쇼핑점으로 향한다
골목길에서 항상 보이는 무어족 이슬람 양식의 가정집들을 보면 그 벽이 참 아기자기한 문양들로 치장되어 이쁜데, 재력의 차이에 따라 그 문양들이 차이가 난다고 한다. 이 집은 중산층인가 보다. 부잣집은 사각이나 원형 무늬의 반복페턴이 많다.
샵 Orange tree 에 들려 라만챠 올리브의 효능에 대해 약간 과장된 설명을 듣고 올리브 비누 6개를 구입했다.
어차피 귀국하면 필요해지니 가이드가 안내하는 곳에서 사 두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쇼핑이 끝난 후 방문한 곳은 산토토메 성당.
스페인의 옛 수도인 톨레도에 위치한 소규모 성당으로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독창적인 종교화로 유명한 화가 엘 그레코의 걸작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을 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입구의 한쪽 벽을 장식한 이 그림이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이다. 레오나르드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와 함께 세계 3대 종교화로 꼽히는 이 그림을 보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 성당을 방문한다.
그림은 천상계를 상징하는 상단과 지상계를 상징하는 하단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백작의 유해를 매장하는 모습과 백작의 혼을 표현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오르가스 지역에 살았던 돈 곤잘레스 백작은 신앙심이 높아 생전에도 수도회에 많은 기부를 하였고 죽어서도 매년 800냥의 성금과 땔감. 양. 닭. 미사주를 기부하도록 유언으로 남겼다 한다. 성당 신부는 교회 입구에 그를 매장하고 그의 유덕을 기리기 위해 1586년 화가 엘 그레코에게 제작을 의뢰해 완성되었다 한다
산토토메 성당 관람을 마치고 대성당으로 가는 길.
여기도 무어인 주택들이 밀집해 있다. 샵이 있는 큰길은 유럽건물이 많으나 주택가에는 이슬람 풍의 주택들이 더 많이 보인다
톨레도 대성당에 도착했다
톨레도 대성당은 스페인 카톨릭의 총본산으로 1227년 페르난도 3세가 이슬람 세력을 물리친 것을 기념하면서 옛 이슬람 사원의 터에 고딕양식의 대성당을 세웠는데 약 270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러 1493년 완공됐지만 끊임없이 증축을 해나가면서 현재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 규모가 엄청나고 곳곳에 정교하게 새겨진 조각품과 장식들이 화려하고 아름답다. 스테인글라스로 장식된 창문과 경건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중앙예배당, 그리고 합창대석 등 볼거리가 가득하고 또한 성당 내부에는 미술관도 있어 '엘그레코'와 '고야'의 작품들도 감상할수 있다.
*1492년 알함브라를 탈환한 아라곤 왕이 페르난도 2세여서 이상해서 찾아보았더니 당시 유럽은 혈족이 각나라를 서로 나눠주고 물려주던 시대로 그 왕은 4개의 왕국을 통치하고 있었는데, 아라곤과 이탈리아 시칠리아 왕국에서는 페르난도 2세, 나폴리 왕국에서는 페르난도 3세였고 이곳 톨레도가 포함된 카스티야 왕국에서는 페르난도 5세로 불리고 있었다. 본인도 헷갈렸을 듯..
이곳이 대성당 내부의 중앙 예배당이다
이곳은 미술품이 전시된 회랑인데, 조명이 강하게 비치는 천장의 그림들이 화려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대성당 관람을 마치고 나와 쉬다 광장에 있던 멋을 쫌 낼줄 아는 흑인 친구들과 한 컷. 니들보다 내가 더 멋찜!(미션 6/10 클리어)
톨레도 관광을 마치고 다시 소코도베르 광장이 있는 쪽으로 돌아간다
개를 데리고 무전 취식하며 이곳 저곳 유랑여행을 하는 친구로 보인다. 사진찍는 나를 보더니 씩 웃고있다
돈키호테의 고향답게 라만차 지방의 가게들은 이런 중세 갑옷과 무기들을 판매하는 곳이 무척 많다
소코도베르 광장으로 돌아와 잠깐동안의 휴식시간을 가졌다.
그 시간에 꽃밭(WC)에도 가고 광장 한쪽편에 있는 조그만 샵에 들려 돈키호테와 산쵸가 디자인된 톨레도 마그넷을 구입.
에스컬레이트를 타고 다시 버스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여행 일정표에는 없으나 가이드에게 며칠전부터 부탁한 끝에 톨레도 전망대를 가기로 약속했었는데 그 약속을 지켰다.
정식 전망대라기보다는 톨레도를 돌아 흐르는 타구스강의 강변길 일부에 주차할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아 관광객들이 이용하기 편리하게 해 놓았다.
줌을 이용해 한 컷으로 풍경을 잡을수도 있으나, 세밀한 사진을 얻기 위해 3컷으로 찍어서 포토샵으로 이어붙인 사진이다.
여기에는 축소되어 등재되므로 아무런 의미가 없지만 컴퓨터에서는 원본을 매우 큰 그림으로 감상할 수가 있다
아래는 부분적인 컷들..
흠, 감추고 싶은 곳이 있군....
다음 여행지는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이다. 마드리드는 아침부터 여행해야 마땅한 곳인데 지금 출발해서 제대로 구경을 할 수 있을지 조금 걱정이 된다.......
톨레도 관광기념 마그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