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석: 마가복음 강해 (54) 믿음이 없음을 도우소서. 막9:23-29
서 론 : 귀신 들린 아이에 대한 문제는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의 아비가 예수님을 향하여 “그러나 무엇을 하실 수 있거든 우리를 불쌍히 여기사 도와주옵소서”라고 외치자 예수님은 그를 향하여 “할 수 있거든 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한 일이 없느니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같은 말씀을 들은 그 아비는 “내가 믿나이다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주소서”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했습니다.
1. 내가 믿나이다.
그 아이의 아비는 처음에는 “내가 믿나이다”는 말로 대답하더니 곧 이어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주소서”라는 도움의 간청을 드렸습니다.
(1) 이 아이의 아비가 처음에 한 “내가 믿나이다”는 말은 주님의 그 말씀을 믿는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이 이 아이의 아비에게 하신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는 말씀은 그 아이의 아비에게 믿음이 적어서 아들의 병을 못 고친다는 뜻이 아닙니다. 첫째로는 예수님의 무한하신 능력과 권능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예수님의 권능을 믿는 자에게도 이런 권능이 따른다는 뜻입니다. 이 아이의 아비가 “내가 믿나이다”고 외친 것은 자신에게 능치 못함이 없는 믿음이 있다는 의미에서 한 말이 아니라 주님이 하신 그 말씀을 믿는다는 뜻으로 “내가 믿나이다”고 말한 것입니다.
(2) 다음에 그 아비는 또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주소서”라는 애처로운 호소를 드렸습니다. 여기서 호소한 “나의 믿음 없음을 도와주소서”라는 말은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는 그 믿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 아이의 아비는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한 일이 없느니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을 믿을 수 있었기 때문에 “내가 믿나이다”고 대답할 수는 있었지만 자신에게 그 같은 믿음이 없음을 안타까이 여기면서 자기의 믿음 없음을 도와달라고 하는 간구를 드린 것입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고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롬10:17). 그리스도의 말씀이 믿음의 씨앗입니다. 이 씨앗을 좋은 밭(회개한 심령)에 뿌려야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직 이 아이의 아비는 이 같은 능력 있는 믿음을 가질 만한 말씀을 들은 일이 없으며 열매를 맺으므로 믿음을 소유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이 믿음을 갈망한 나머지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주소서”라고 간구하게 된 것입니다.
(3) 예수님은 이 아비를 불쌍히 보시고 그의 간구를 들으셨습니다. 예수님은 그 아이를 보시고 그에게 들어가 있는 더러운 귀신을 꾸짖었습니다. “벙어리 되고 귀먹은 귀신아 내가 네게 명하노니 그 아이에게서 나오고 다시 들어가지 말라”고 명하셨습니다. 이때 귀신이 소리 지르며 아이로 심한 경련을 일으킨 후, 나갔다고 했습니다.
2. 제자들의 질문
이 후에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어느 한집에 들어가셨습니다. 그때까지 아무 말 없었던 제자들이 주님께 종용이 물었습니다.
(1) “우리는 어찌하여 능히 그 귀신을 쫓아내지 못하였나이까.” 그들이 경험이 없었던 것이 아닙니다. ‘12 제자를 부르사 둘씩 짝을 지어보내시며 더러운 귀신을 제어하는 권세를 주셨다’고 했습니다(막6:7). 그들에게 귀신을 쫓아낸 경험이 부족했던 것도 아닙니다. “제자들이 나가서 회개하라 전파하고 많은 귀신을 쫓아내며 많은 병인에게 기름을 발라 고치더라”고 했습니다(막6:12-13). 그러면 왜 그들이 이 아이에게 들어가 있는 더러운 귀신을 내어쫓는 일에 한결같이 실패한 것입니까?
그 이유를 알아본다면 귀신을 쫓는 권세나 병 고치는 권세는 언제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주님의 명령에 의하여 전도대를 구성하여 복음을 전할 때 이 같은 권능을 받은 것인데 그들은 언제나 계속적으로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권능을 필요에 따라 회수하시기도 하며 자신들이 잘못 간수하므로 상실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2) 예수님은 그들이 실패한 원인에 대하여 “기도 외에 다른 것으로는 이런 류가 나갈 수 없느니라”는 말씀으로 해답을 주셨습니다. 제자들의 실패는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이 문제를 가지고 기도 없이 지난날에 소유하고 있었던 권능만으로 내쫓으려고 시도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지난날의 권능을 계속 소유할 만한 기도의 계속적인 생활도 못했습니다. 계속적인 기도 없이 계속적인 권능의 행사란 불가능합니다. 그들은 권능만을 믿고 그 권능을 계속적으로 소유하게 하는 기도생활에는 나태했습니다.
결 론 : 이 아이의 아비의 신앙적인 자세는 매우 훌륭했습니다.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우소서”란 간구는 그런 성숙한 믿음을 갖기를 원하는 간절한 마음의 호소입니다. 아마도 그 후 그는 이 같은 믿음의 소유자가 되었을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이 이 아이의 아비처럼 연약한 것을 알고 무조건 권능을 행하기를 원하는 자만한 마음을 가리지 말고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 달라고 하는 겸손하므로 담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는 성숙한 기도의 생활, 열매맺는 순종의 생활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