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18-1학기 교육방법 및 교육공학을 수강한 국어교육과 17학번 정지은입니다.
개강할 때까지만 해도 종강이 막연하게 느껴졌었는데 드디어 종강이네요.
제가 이번 학기에 들은 수업 중 가장 독특하고 능동적이고 또 어려웠던 교육공학 수업을 후기와 함께 짧은 직관 경험담을 넣은 글을 통해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직관'을 알게해 준 수업
먼저 ‘직관’이라는 말이 저에게는 굉장히 새로웠습니다. 우리나라의 교육을 받으면서, 교사를 꿈꾸는 학생으로 사범대학을 재학하면서 합리적인 사고가 중요하다고 배워온 것 같습니다. 그동안은 ‘직관적 사고’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했고 교육공학을 통해 배우게 된 개념이라 수업을 듣는 중반까지만 해도 과연 직관이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맴돌았습니다. 또한, 최근에 인하대학교 사범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직 인*적성 평가에서도 교사는 정해진 규범과 절차를 잘 지키고 어느 상황에서도 합리적이고 계획적으로 행동하는 역량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평가내용이 다수를 차지했고 직관에 관한 내용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교육과 교사에게 요구하는 것들은 교육공학에서 배운 직관적 사고와는 거리가 먼 것이라 당혹스러웠습니다. 또한 저 역시 합리적으로 사고하길 원하고 또 그것이 맞다고 생각하여 처음 배우는 직관하지만 계속된 수업을 통해 직관의 능력과 그것에 왜 주목해야하는가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색다른 교직수업
교육방법에 쓰인 여러 수업 도구 역시 색달랐습니다. 소크라티브, 카훗과 같은 프로그램의 사용법을 배우고 이를 활용하는 과마다 특색을 살린 문제를 통해 과제를 수행하고, 보강으로는 화상프로그램인 줌을 통해 ‘사진 잘 찍는 법’에 대해 강의해주신 것 역시 유쾌했습니다. 저는 사실 보강이라 해서 기존의 수업과 같은 내용이겠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교수님은 제 생각을 뛰어넘으셨습니다. 가족 분들과 지인의 사진을 예를 들어 주시면서 사진 찍는 구도에 대해 자세히 배울 수 있었습니다. 중간고사 과제 역시 영화를 보며 그 속의 직관을 찾아내는 것이었는데 카페에서 교수님과 함께 얘기를 나누던 중 ‘곤지암’에서도 직관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었는데 그것이 바로 반영되어 과제목록으로 추가되어 유동적인 변화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그리고 ‘우봉고 게임’을 통해 정말 예상과는 다르게 주어진 조건이 아니라 오히려 아무런 조건도 없을 때 문제를 더 빨리 해결한다는 것을 직접 게임을 해보며 경험하게 되어 더 크게 와 닿았습니다. 조건이 주어지면 여러 경우의 수를 생각하기보다 그 조건 안에서만 맴돌다가 시간을 초과한다는 점에서 직관을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마지막 수업에 했던 ‘마시멜로 첼린지’가 유쾌해서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마시멜로를 천장에 매달고 조원들끼리 기발하다!라고 생각했지만 보다 더 생각해봄으로써 책상이 아닌 바닥으로부터 연결하고 더 나아가 조원들과 함께 현재위치보다 더 높은 층에 매달고 오는 과정이 재밌었습니다. 또 비바람이 치는 상황에서 단 한명만 태울 수 있는 조건에서 할머니와 내 이상형인 여자, 생명의 은인인 친구 중 누구를 태울 것인가에 관한 영상을 보며 저는 셋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하는 것만 생각했지 제가 내린다는 것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않았습니다. 그때 그걸 해냈던 다른 친구가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생각의 전환이 쉽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교육공학 수업은 다양한 토론과 발표를 통해 여러 사람들과 생각을 주고받는 과정으로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배우고 생각의 확장을 이룰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배움
교육공학 수업에서 과정중심평가에 대한 오류에 대해 토론하고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 수업이 아니었다면 저는 아직도 과정중심평가가 정말 대단하고 획기적인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또한 교사를 뽑는 방식이나 평가제도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던 수업이 저에게는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여태껏 핀란드 교육은 학생들이 진정으로 행복한 학교라고 생각했었고 이러한 교육을 추구하는 방향을 지향해왔는데, 실상은 핀란드 학생들 역시 자살률이 높고 학교에서 그리 행복해 하지 않는다는 것 역시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보여 지는 것 뿐 만 아니라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비판적으로 꿰뚫어 볼 수 있는 시각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나의 직관 경험
제가 생각했을 때 스스로가 가장 직관적으로 행동할 때는 스트레스를 풀 때인 것 같습니다. 저는 스트레스가 쌓이면 참아두었다가 극도의 상황이 오면 그동안 숨겨두었던 제 기분, 감정에 집중하곤 합니다. 그리고 곧 바로 행동하게 됩니다. 당장 달콤한 마카롱이나 예쁜 카페의 디저트를 먹으며 당을 충전하기도 하고, 영화관에 가서 보고싶었지만 미뤄두었던 영화를 보고오거나 미용실에 가서 머리에 변화를 주거나 하루정도 자체휴강을 하며 미뤘던 잠도 푹 자버리는 등 평소 하지 못했던 일들을 재지 않고 과감하게 결정하곤 합니다. 이렇게 합리적으로 생각했다면 하기 어려웠던 일들을 직관적으로 행동하며 다시 열심히 살아갈 수 있게 저를 회복하는 시간을 갖는 게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카페의 이름이 왜 '홍영일의 행복수업'를 생각해보고 의문을 품었었는데, 저에게는 합리적 사고에 빠져있는 우리들이 조금 더 직관적으로 사고함으로써 행복을 찾아간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렇듯 직관에 대해 배우지 못했다면 인식하지 못했을 생활 속 직관의 모습을 찾을 수 도 있었고 이번 교육공학 수업을 통해 저는 직관적 사고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를 배우는 것이 합리적 사고라는 틀을 깨는 것이라 꽤나 어렵게 다가왔지만 이번 수업이 아니었다면 알지 못했을 것들을 너무 많이 배우고 가서 뿌듯합니다. 한 학기동안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