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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정집 시인의 좋은 글 모음]
◆ 관상
사람은 누구나 좋은 얼굴을 가지기를 원한다. 관상을 잘 믿지 않는 사람도 누가 "당신 관상이 좋다"라고 하면 금세 입이 헤벌레 벌어진다. 백범 김구 선생이 젊었을 때의 일이다.
청년 김구는 열심히 공부해서 과거시험에 응시했지만 번번이 낙방했다. 당시엔 인맥과 재물이 없으면 출세할 수 없는 시절이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밥벌이라도 하려면 관상이라도 배워보라고 권했다.
김구는 ‘마의상서’라는 관상책을 구해 독학했다. 어느 정도 실력을 연마한 그는 거울을 갖다 놓고 자신의 관상을 보았다. 가난과 살인, 풍파, 불안, 비명횡사할 액운이 다 끼어 있었다. 최악의 관상이었다. “내 관상이 이 모양인데 누구의 관상을 본단 말인가!”
때마침 장탄식하던 김구의 눈에 책의 마지막 구절이 들어왔다. '얼굴 잘생긴 관상(觀相)은 몸이 튼튼한 신상(身相)만 못하고, 몸이 좋은 신상은 마음씨 좋은 심상(心相)만 못하다.' 얼굴보다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하다는 얘기였다. "옳거니!" 김구는 무릎을 쳤다. 용기를 얻은 그는 책을 덮고 어떻게 하면 좋은 심상을 만들지를 생각했다. 그는 기울어져 가는 나라를 위해 헌신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훗날 상해임시정부를 이끄는 민족지도자가 되었다. 이 책을 쓴 마의 선인이 길을 걷다가 나무하러 가는 머슴을 만났다. 그의 관상을 보니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마의 선인은 머슴에게 “얼마 안 가서 죽을 운명이니 너무 무리하게 일하지 말게”라고 일렀다. 그 말을 들은 머슴은 하늘을 바라보며 탄식했다. 그때 나무껍질이 계곡물에 떠내려왔다.
머슴은 나무껍질 위에서 개미 떼들이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것을 보고는 측은한 생각에 나무껍질을 건져 개미들을 살려 주었다. 며칠 후 마의 선인은 그 머슴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놀랍게도 그의 얼굴에 서려 있던 죽음의 그림자가 사라지고, 부귀영화를 누릴 관상으로 변해 있었다. 작은 선행이 그의 관상과 운명까지 바꾼 것이다.
머슴에게서 개미 이야기를 들은 마의 선인은 크게 깨닫고는 마의상서에 글을 남겼다. 김구가 읽은 마지막 장의 심상이 그 대목이다. 사람들은 턱을 깎고 새 눈썹을 만드는 성형으로 자기 얼굴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의 진면목은 마음에서 나온다. 남에게 호감을 주는 얼굴을 가지려면 마음을 곱게 써야 한다. 심성이 착하고 남을 돕고 배려하면 얼굴이 부드럽게 변하기 때문이다. 중국 당나라에 배도라는 사람이 있었다.
길에서 유명한 관상가를 만난 그는 자기 관상을 한 번 봐 달라고 청했다. 관상가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말하기 민망스럽지만 당신은 빌어먹을 상이오." 관상가의 말을 들은 배도는 타고난 운명을 어쩔 수 없다면 남에게 좋은 일이라도 하고 죽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선행을 베풀었다.
세월이 한참 지나 배도는 길에서 그 관상가를 다시 만났다. 관상가는 배도를 찬찬히 살피더니 깜짝 놀라 말했다. “정말 놀라운 일이오. 당신의 상이 바뀌었소. 당신은 이제 정승이 될 상이오.” 실제로 배도는 훗날 벼슬길에 올라 정승이 되었다.
조선 후기의 문신 성대중이 쓴 '청성잡기'에 이런 말이 나온다. '사람의 관상을 보는 것보다 사람의 말을 듣는 것이 낫고, 사람의 말을 듣는 것보다 사람의 행동을 살펴보는 것이 낫고, 사람의 행동을 살펴보는 것보다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 보는 것이 낫다.' 얼굴보다 말을, 말보다 행동, 행동보다는 마음을 보라는 당부이다. 좋은 마음이 좋은 얼굴을 만든다. 얼굴은 얼과 혼이 흐르는 동굴이다.
◆ 희망을 주는 교육
미국 뉴저지의 어느 작은 학교에 스물여섯 명의 아이들이 허름한 교실 안에 앉아 있었다. 그 아이들은 저마다 그 나이 또래에서 찾아보기 힘든 불미한 전적을 가지고 있었다.
어떤 아이는 마약을 상습복용했고, 어떤 아이는 소년원을 제집 드나들기도 했다. 심지어 어린 나이에 세 번이나 낙태를 경험한 소녀도 있었다. 이 교실에 모인 아이들은 하나 같이 부모와 선생님들이 교육을 포기한 아이들로, 말 그대로 문제아들이었다.
잠시 후, 문을 열고 한 여자가 들어왔다. 그녀는 앞으로 이 반을 맡게 될 '베라' 선생님이었다. 수업 첫날, 그녀는 다른 선생님들처럼 학교 규칙을 지키라고 강요하거나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다음과 같은 문제를 냈다. “다음 세 명 중에서 인류에게 행복을 가져다줄 사람이 누구인지 한번 판단해 보세요.” 그녀는 칠판에 다음과 같이 썼다.
A : 부패한 정치인과 결탁하고 점성술을 믿으며, 두 명의 부인이 있고 줄담배와 폭음을 즐긴다.
B : 두 번이나 회사에서 해고되었고 정오까지 잠을 자며, 아편을 복용한 적이 있다.
C : 전쟁영웅으로 채식주의자이며 담배도 안 피우고 가끔 맥주만 즐긴다. 법을 위반하거나 불륜관계를 가진 적이 없다.
선생님의 질문에 학생들은 의심의 여지없이 모두 C를 선택했다. 하지만 선생님의 답변은 뜻 밖이었다. "절대적 잣대나 기준은 없어요. 여러분이 옳다고 믿는 것이 때로는 잘못된 판단과 선택이 될 수 있으니까요.
이 세 사람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인물이에요. A는 대통령이었던 프랭클린 루스벨트(Franklin D. Roosevelt; 1882~1945, USA). B는 영국 제일의 수상인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1874~1965, UK). C는 수천만 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나치스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 1889-1945, Germany)예요."
순간 교실에는 알 수 없는 숙연한 침묵이 흘렀다. 베라 선생님이 다시 입을 열었다. "여러분! 여러분의 인생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걸 기억하세요.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 사람을 판단하게 해 주는 건 그 사람의 과거가 아니라 미래니까요.
이제 어둠 속에서 나와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세요. 여러분은 모두 소중한 존재이고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답니다." 선생님의 이 말은 아이들의 마음속에 남아 그들의 생애는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은 훗날 사회 각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동하며 미래를 창조해 나갔다.
어떤 아이는 심리학 의사가 되었고, 어떤 아이는 법관, 다른 아이는 비행사가 되었다. 그중 반에서 가장 키 작고 말썽쟁이였던 로버트 해리슨(Robert Harrison)이란 소년은 현재 금융의 중심인 미국 월 스트리트에서 촉망받는 경영인이 되었다.
과거의 실수와 잘못이 그 사람의 미래까지 결정할 수는 없다. 한 번의 실수는 그저 실수일 뿐, 평생을 따라다니는 오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 어제의 짐을 내려놓고 새로운 내일을 계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라는 영화에 이런 대사가 있다. “과거는 과거로 남겨 두지 않으면 앞으로 나갈 수 없다.”
아무리 가난하고 나약한 의지를 가진 사람이라도 적어도 하나쯤은 누군가의 부러움을 받을 만한 장점이 있게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자신의 후천적인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 안목과 그 재능을 발전시키는 불굴의 노력이다. "쉬지 않으면 마침내 이루어지리라."
◆ 유단취장(有短取長)
조선의 실학자 성호 이익 선생은 사물의 원리를 관찰한 "관물편"에서 단점이 있어도 그 속에 있는 장점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성호 이익 선생 댁의 마당에 감나무 두 그루가 있었다. 한 그루는 대봉 감나무지만 일 년에 겨우 서너 개 열렸고, 다른 한 그루는 많이 열리지만 땡감 나무였습니다.
마당에 그늘도 많아지고 장마 때면 늘 젖어 있어 마당이 마를 날이 없었습니다. 둘 다 밉게 여긴 성호 선생이 톱으로 한 그루를 베어내려고 두 감나무를 번갈아 쳐다보며 오가고 있었다.
그때 부인이 마당에 내려와 말하였다. "이건 비록 서너 개라도 대봉시라서 조상 섬기는 제사상에 올리기에 좋죠. 저건 땡감이지만 말려서 곶감이나 감말랭이 해두면 우리 식구들 먹기에 넉넉하죠." 그러고 보니 참 맞는 말이었다.
성호 선생은 둘 다 밉게 보았고, 부인은 둘 다 좋게 보았습니다. 밉게 보면 못났고 좋게 보니 예쁜 것이었습니다. 단점 속에서 장점을 취한 부인의 말을 들은 성호 선생은 톱을 창고에 넣고 나오면서 웃었다.
"하하하, 유단취장(有短取長)이구나." 단점이 있어도 장점을 취할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어떤 사람이든 장점만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고, 단점이 있으면 장점도 있는 것이 인간입니다.
그런데, 장점은 보려 하지 않고 보이는 단점만 지적하여 그를 나무라고 비난한다면 그 사람의 장점은 빛을 잃고 더욱 의기소침해질 것임이 분명합니다.
산봉우리가 있으면 계곡도 있고, 얼굴이 있으면 뒤통수도 있고, 단면만 있는 물체는 없다.
유단취장(有短取長)이라! 단점이 있어도 장점을 볼 줄 알고 취할 줄 알아야 한다.
성호 이익 선생이 들려주는 양면을 모두 볼 줄 아는 통섭(統攝, consilience)의 가치관에서 교훈을 얻습니다.
◆ 정성의 결과
어느 부잣집 영감이 그해 마지막 날 노비들을 다 불러 놓고 말합니다. 내일이 정월 초하루니, 내가 내일 너희들을 다 해방시켜 줄 것이니, 내일부터는 너희들은 더 이상 노예가 아니니라."
노예들은 아주 기뻐하며, 노비 문서를 태우며 환호했습니다. 그러면서 영감은 노예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마지막 밤이니 정성을 다해 오늘 밤새도록 새끼줄을 꼬아라. 그리고 될 수 있는 한 가늘게 꼬도록 하여라."
그러자 종들의 반응은 각기 달랐습니다. 한 종은 "마지막까지 부려먹다니 영감탱이가 지독하군." 하고 투덜거리며 마지못해 불평하며 주어진 짚을 없애 려 굵게 새끼줄을 꼬았다.
한 종은 "이제 이 밤이 지나면 자유의 몸이니 이 얼마나 좋은가. 그러니 오늘은 아주 정성껏 일하자."라며 가늘게 정성으로 새끼줄을 꼬았다.
다음 날 아침 영감은 광문을 활짝 열어놓고 말했습니다. 어젯밤에 꼰 새끼줄에 여기 있는 엽전을 꿸 수 있는 한 꿰어서 가지고 가라."라고 하였습니다.
굵은 새끼줄을 꼰 하인은 엽전 구멍에 새끼줄이 들어가지 않아 간신히 몇 개만 꿰어서 가지고 갔지만 정성스레 새끼줄을 꼰 하인은 평생 살 밑천이 될 만큼 엽전을 꿰어가지고 그 집 대문을 나설 수 있었다.
잘되는 사람, 성공하는 사람은 분명 나와는 뭔가 다른 것이 있습니다. 오리가 물 위를 미끄러져 가는 것이 공짜로 미끄러져 가는 것이 아니라 물밑에 숨겨진 발의 움직임으로 그렇게 잘 미끄러져 가듯이 드러나지 않아도 물밑작업 (숨은 노력)이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한다.
세상은 준비하고 실행하는 이들에게 많은 엽전을 꿰어준다. 좋은 글귀는 신뢰의 소중함을 알게 한다.
◆ 햇볕의 놀라운 효능
햇볕을 충분히 쬐지 못하는 것은 "계절성 우울증"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입니다. 햇빛을 받으면 뇌는 평소보다 행복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을 더 많이 분비하기 때문입니다. 햇빛은 '자연 항우울제' 역할을 해서 우울증 완화에 도움을 줍니다.
비타민D 결핍은 다양한 암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특히 유방암과 대장암을 증가시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진 프랭크와 세드릭 갈랜드 박사는 암을 예방하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햇볕 쬐기'를 권했습니다. 자외선을 받으면 비타민D가 피부를 통해 체내에서 합성됩니다.
햇빛은 혈압을 낮추는데도 큰 도움을 줍니다. 영국 에든버러 대학연구팀은 햇빛에 노출될 경우 피부에 산화질소가 생성되며 혈관이 확장되고 혈압이 낮아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상 혈압을 가진 사람이 자외선을 받은 후 혈압이 2~5mmHg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으며 심장마비와 뇌졸중 발병의 위험성도 낮아집니다.
하루 평균 30분 이상 햇볕을 쬐지 못하면 수면장애 확률이 높아지며 낮에 햇빛을 충분히 받으면 약 14시간이 경과한 후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분비돼 깊은 잠을 잘 수 있습니다. 그러나 햇볕을 쬐지 않으면 멜라토닌 분비량이 적어져서 수면장애를 일으킵니다.
비타민D에는 뼈에 좋은 칼슘, 인 등이 함유돼 있어 뼈를 튼튼하게 하며 햇볕을 30분에서 1시간 정도 쬐면 뼈 건강을 위한 하루 비타민D 권장 섭취량 400IU를 생산합니다. 자외선이 강하지 않은 오전이나 늦은 오후에 가벼운 산책을 즐기면 뼈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연구팀이 남녀 1,700명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비타민D 레벨이 낮을 경우 뇌의 인지 기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이에 대한 간단한 해결책은 햇볕을 쬐면 됩니다.
햇빛을 통한 비타민D의 생성은 기억력과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해마의 신경 세포 성장을 활성시켜 뇌 기능 향상에 도움을 줍니다. 햇빛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강화시키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하며 몸이 태양에 노출되면 질병과 싸우는 백혈구의 수를 증가시켜 감염으로부터 몸을 보호합니다.
미국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 (Neurology)'에 따르면 비타민D가 부족하면 알츠하이머 치매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비타민D가 조금 부족한 경우 치매 위험이 50~60%, 많이 부족한 경우 120%까지 대폭 높아집니다.
햇볕은 비타민D가 피부를 통해 체내에서 합성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햇볕을 쬐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나이가 좀 드신 분들은 치매 예방도 겸해서 산책하며 비타민D를 보충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3요소는
1. 햇볕 : 하루 30분 이상
2. 물(미네랄) : 2 리터 (생수, 수소수)
3. 소금(천일염) : 20g입니다.
◆ 세상을 바꾸는 생각의 기적!
생각의 방식에 따라 결과는 천양지차로 달라집니다. 북극 에스키모인들에게 냉장고를, 아프리카 원주민들에겐 신발을 팔겠다는 엉뚱한 생각. 종종 이런 바보들의 용기가 암담해 보이는 낯선 이 '세계'를 블루오션으로 바꾸죠. 황금알을 무수히 낳는 것과 같이.
어느 날 박정희 대통령이 정주영 회장을 청와대로 급히 불렀다.
"달러를 벌 좋은 기회가 왔는데, 못하겠다는 이들이 있습니다. 임자가 지금 당장 중동에 다녀오십시오. 만약 정 회장도 안 된다고 하면 나도 포기(抛棄)하지요.”
정 회장이 물었다. “무슨 얘깁니까?”
“1973년 석유파동 이후 중동국가들은 달러를 주체 못 해, 그 돈으로 여러 사회 인프라를 건설하고 싶은데, 너무 더운 나라라 선뜻 해보겠다는 나라가 없는 모양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의사를 타진해 왔습니다. 관리들을 보냈더니, 2주 만에 와서 하는 얘기가 너무 더워 일을 할 수 없고, 건설공사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이 없어 공사가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알겠습니다. 당장 떠나겠습니다.” 정 회장은 5일 만에 돌아와 대통령을 만났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더니 하늘이 우리나라를 돕는 것 같습니다.”
“무슨 얘기요?”
“중동은 이 세상에서 건설공사 하기에 최적인 곳입니다.”
“뭐요!”
“1년 12 달, 거의 비가 오지 않으니 365일 내내 공사를 할 수 있고요.”
“또 뭐요?”
“모래, 자갈이 건설 현장 곳곳에 널려 있으니 자재 조달도 쉽고요.”
“물은?”
“그거야 기름을 우리나라로 싣고 와서 돌아갈 때 유조선에 물을 채워가면...''
“50도나 되는 무더위는?”
“천막을 치고 낮에는 잠자고 공사는 밤에 하면...”
대통령은 부저를 눌러 비서실장을 불렀다.
"이 회사가 중동에 나가는 데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하시오!”
정 회장 말대로 한국인은 낮엔 자고 밤에는 횃불을 들고 열심히 일했다. 세계가 놀랐다. 달러가 부족했던 그 시절, 30만 명의 일꾼들이 중동으로 몰려나갔고, 보잉 747 특별기편으로 달러를 싣고 들어왔다. 그렇게 우리는 제2차 오일 파동을 이기고 중화학공업 육성에 매진할 수 있었다. 돌아보면 이런 사례는 주위에 널려 있습니다.
한 회사가 신입 사원들에게 ''나무 빗을 스님에게 팔아라.''는 과제를 내줬습니다. 대부분이 ''머리 한 줌 없는 스님에게 어찌?"라며 낙심한 데 반해, 그중 한 사람이 머리 긁는 용도로 1개를 팔았습니다. 또 다른 사람은 방문하는 신도들이 머리 단정에 쓰도록 식당이나 휴게실, 화장실 등 비치용으로 10개를 팔았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은 무려 1천 개를 팔았는데, 머리를 긁거나 빗는 게 아닌, 전혀 판이한 용도로 팔았습니다. 그가 찾은 곳은 깊은 골짜기의 한 유명 사찰이었는데, 주지 스님에게 "찾아오는 신도님들께 뜻깊은 선물 아이템을 말씀드리겠다."라며 "빗에 스님의 정성 어린 필체로 '적선소'(積善梳:선을 쌓는 빗)라 새겨 드리면 감동 어린 선물이 될 것" 이라 말했습니다.
그러자 주지 스님은 나무 빗 1천 개를 구입했고, 신도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기에, 얼마 후, 수만 개의 추가 주문을 받았다고 하지요. '세상사 다 생각하는 대로..'란 말이 있지요. 생각을 바꾸면 달라집니다. 기적이 일어납니다.
◆ 세한도(歲寒圖)
마치 고기와 물의 관계처럼, 뗄 레야 뗄 수 없는 특별한 친구 사이를 수어지교(水魚之交)라 하고, 서로 거역하지 않는 친구를 막역지우(莫逆之友)라 한다. 금이나 난초와 같이 귀하고 향기로움을 풍기는 친구를 금란지교(金蘭之交)라 하고, 관중과 포숙의 사귐과 같은 허물없는 친구 사이를 관포지교(管鮑之交)라 한다.
어릴 때부터 대나무 말을 같이 타고 놀며 같이 자란 친구를 죽마고우(竹馬故友)라 하고, 친구 대신 목을 내주어도 좋을 정도로 친한 친구를 문경지교(刎頸之交)라 한다. 향기로운 풀인 지초와 난초 같은 친구를 지란지교(芝蘭之交)라고 한다.
잘 나가던 추사 김정희(金正喜, 1786-1856) 선생이 제주도로 귀양살이 유배를 가자 그 많던 친구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뚝 끊어졌다. 찾아오는 친구 한 사람 없었다.
그런데 예전에 중국에 사절로 함께 간 선비 이상적이 중국에서 많은 책을 구입하여 유배지인 제주도까지 부쳤다. 극도의 외로움과 어려움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던 추사 김정희에게 그 책들은 엄청난 위로와 용기 감동을 주었다.
나중에 추사는 둘 사이의 우정을 한 폭의 그림에 담았다. 그것이 그 유명한 세한도(歲寒圖)다.
세한도란 논어에서 따온 말이다. ‘날씨가 차가워지고 난 후에야 소나무의 푸르름을 안다. (歲寒然後知松栢之後彫也) 잎이 무성한 여름에는 모든 나무가 푸르지만 날씨가 차가워지는 늦가을이 되면 상록수와 활엽수가 확연히 구분된다.
모름지기 친구 관계 또한 자연의 이치와 무엇이 다르랴! 신의! 의리! 충절! 지조! 곁에 세한도 같은 친구가 있기를 기대해보는 삶이 되기를 바란다.
◆ 도척지견(盜拓之犬)
앞집 수탉은 아침에 꼬꼬댁하고 홰를 치고, 뒷집 진돗개는 외부 사람이 접근하면 짖어 대는 것이 그네들 일과(日課)였지요. 그런데, 언제인가부터 닭(酉)과 개(犬)가 조용해졌어요.
하루는 개가 닭에게 물었습니다. "넌 왜 새벽에 홰를 치지 않니?" 그러자! "우리 집 아저씨가 백수가 됐는데 새벽잠을 깨워서 되겠나?"
그런데, "넌 왜 짖지 않고 조용한 거야"? 요즘 앞을 봐도 도둑놈이요, 뒤를 봐도 도둑놈들, 판인데 짖어봐야 뭐하노? 내 입만 아프지? 그래서 입 다물고 산다"
요즘은 부정부패 도둑놈들의 천국이니 개가 짖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옛말에 "도척지견"이란 말이 있어요! 이는 도척의 개라는 뜻으로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밥 주는 자에게 무작정 굴종(屈從)하며 맹종(盲從)하는 얼뜨기를 이르는 말입니다.
이는 중국의 춘추 전국시대 "도척(盜拓)"이란 악명높은 큰 도둑이 있었는데 그 졸개가 2천여 명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도척"은 앞뒤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유린(蹂躪)하고 약탈하는 악마와도 같았다고 하는데,
이러한 도척의 집에 있는 개(犬)는 도척이 어떤 놈인지 알지도 못하고 그저 먹다 남은 밥 찌꺼기나 던져주는 "도척"에게만 꼬리를 흔들어 대며 "도척"에게 반(反)하는 사람은 그가 누구이냐를 가리지 않고 옳고 그름을 헤아리지 못하고 무작정 짖어 대고 물어뜯었다고 합니다.
"도척"이 짖어라 하면 짖고, 물어라 하면 물었어요! 그 더러운 밥 찌꺼기 한 덩이를 얻어먹고자 "도척"의 눈치를 보면서 꼬리를 흔들었다. 그래서 이때 만들어진 말이 "도척지견"입니다.
"도척지견"은 도척(악명 높은 큰 도둑)의 개라는 뜻입니다.
사람답게 사는 길을 모르는 채 "도척"의 개(犬)처럼 앞도 뒤도 가리지 못하고 그저 먹다 남은 밥 찌꺼기 한 덩이 던져주는 자에게 굴종하며 비열하고도 악랄한 개 노릇을 하는 인간 이하의 존재를 빗대어 "도척의 개"라고 합니다.
◆ 심덕승명(心德勝命)
채근담에 "심덕승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음의 덕을 쌓으면 운명도 바꿀 수 있다"라는 '고사성어'입니다. 덕을 베풀지 않고 어찌 좋은 사람들이 인연을 맺으려 할 것이며, 행운이 찾아들 것이며, 복(福)과 운(運)이 찾아올 것인가?
"자장율사"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관세음보살을 꼭 만나야겠다는 일념으로 백일기도를 하고 있었다. 99일째 되는 날, 얼굴이 사납게 생기고, 곰보에 한쪽 팔과 다리가 없는 사람이 거지 같은 꼴을 하고 도량에 들어와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자장 너 있느냐?", “ 얼른 나와 봐라”라며 큰소리를 지른다. 이에 상좌들과 불목하니들이 말리느라 애를 먹는다. 큰스님께서는 지금 기도 중이시니 내일 오십시오. 사정하고 달래느라 조용하던 도량이 순식간에 야단법석 난리가 났다.
이때 기도를 마치고 자신의 방으로 가던 '자장율사'가 점잖게 말한다.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나 내일 다시 오시오." 하며 자신의 방으로 몸을 돌리는 순간, 그 거지가 큰소리로 웃으며 말한다. ''네 이놈 자장아, 교만하고 건방진 '중'놈아, 네놈이 나를 보자고 백일 동안 청해놓고 내 몰골이 이렇다고 나를 피해?" ''네가 이러고도 '중'질을 한다고?"라며 큰 소리로 비웃으며 파랑새가 되어 날아가 버렸다. "자장율사"는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아 버렸다.
나를 찾아온 보살을 외모만 보고, 자신도 모르게 젖어든 교만하고 편협한 선입견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잣대질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이에 모든 것을 버리고 바랑 하나만 메고 스스로 구도의 길을 떠나게 되었다. 살아가다 보면 스스로의 편견과 선입견 때문에, 수호천사와 보살을 못 알아보는 어리석음을 범할 때가 있다.
이 사람은 이런 것을 시켜도 되겠지, 이 사람은 이 정도는 이해하겠지, 이 사람은 이 정도는 서운하지 않겠지, 이 사람은 이 정도는 놀려도 되겠지, 이 사람은 이 정도는 빼앗아도 되겠지,
이 사람은 이 정도는 없어져도 모르겠지, 이 사람은 이 정도 해도 모르겠지..,
세상에서 나보다 못난 사람은 없다. 나를 가장 잘 이해해주고, 인정해주고 보듬어주는 보살을, 수호천사를 이딴 짓으로 버려서는 안 된다. "나보다 아랫사람은 없다"라는 하심(下心)을 가지고 사람을 대해야 좋은 運(운)이 찾아온다. 그것을 德(덕)이라고 부르고, '겸손함'이라고 부른다.
얻으려고만 하지 마라, 기대려고만 하지 마라, 기만하고 속이려고 하지 마라, 횡재나 요행을 바라지 마라, 하늘에 뭔가를 간구하고 갈망할 때는, 나는 이웃을 위해서, 세상을 위해서, 하늘을 위해서 무엇을 주려고 노력하였는가? 나는 누군가의 뜨거운 감동이었는가를 먼저 생각해라.
통장 속에 잔고는 쓰면 쓸수록 비어져 가지만, 德(덕)과 運(운)은 나누면 나눌수록, 베풀면 베풀수록 커지고 쌓여간다. 이것이 잘 사는 방법이고, 도리이고, 인류애가 아닐까 생각한다. 좋은 친구는 곁에만 있어도 향기가 나고, 좋은 말 한마디에 하루가 빛이 납니다.
◆ 섭리(攝理) 그리고 지혜(智慧)
이승에 둘만 남으라면 친구(親舊)를 택(擇)하고 저승에 둘만 가라 해도 친구(親舊)를 택(擇)합니다. 그만큼 친구(親舊)가 좋기 때문입니다. 자식(子息)이 죽으면 더 못 줘서 울고 부모(父母)가 돌아가시면 더 못 받아서 웁니다.
해(日)는 달(月)을 비추지만 달(月)은 해(日)를 가립니다. 지혜(智慧)와 어리석음도 이와 같습니다. 태양(太陽)이 지면 그때가 저녁입니다. 결정(決定)은 태양(太陽)이 하듯 인생(人生)도 그때를 스스로 정(定) 하지 못합니다.
돈은 가치(價値)를 묻지 않고 오직 주인(主人)의 뜻에 따를 뿐입니다. 몸이 지치면 짐이 무겁고 마음이 지치면 삶이 무겁습니다. 각질(角質)은 벗길수록 쌓이고 욕심(欲心)은 채울수록 커집니다.
댐(dam)은 수문(水門)을 열어야 물이 흐르고 사람은 마음을 열어야 정(情)이 흐릅니다. 몸은 하나의 심장(心臟)으로 살지만 마음은 두 심장(心臟)인 양심(兩心)으로 삽니다.
친구(親舊)라서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되는 게 아니라 친구(親舊)라서 이래선 안 되고 저래선 안 된다는 것을 명심(銘心)해야 합니다.
시리아의 북쪽에 위치(位置)한 타우라스 산(山) 정상(頂上)은 조류(鳥類)의 제왕(帝王)인 독수리들이 터를 잡는 서식지(棲息地)로 유명(有名)합니다. 타우라스 산(山)은 척박(瘠薄)하여 독수리들은 사냥할 먹이가 많지 않았지만 그중에 1년에 두 차례씩 이곳을 넘어서 이동(移動)하는 두루미들을 공격(攻擊)해 허기(虛飢)진 배를 채우곤 합니다.
그런데 독수리의 먹이가 되는 것은 그냥 날아가지 않고 끊임없이 울어대며 날아가는 두루미입니다. 덕분(德分)에 독수리들은 그 소리를 듣고 쉽게 두루미를 찾아 사냥을 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많은 노련(老鍊)한 두루미들은 산(山)을 넘는 동안 거의 희생(犧牲)되지 않고 무사(無事)히 살아남습니다.
그 이유(理由)는 나이 든 두루미들은 산(山)을 넘기 전에 돌멩이를 입에 물고 하늘을 날기 때문입니다. 입에 문 돌의 무게만큼 무거운 침묵(沈默)이 두루미를 안전(安全)하게 지켜준 것입니다.
때론 침묵(沈默)이 말보다 값진 것이 되기도 합니다. 함부로 내뱉은 말은 상대방(相對方)을 공격(攻擊)하게 되고 다시 나를 공격(攻擊)하게 만드는 원인(原因)이 됩니다.
나이가 들면 어느 순간(瞬間) 젊은 날이 그리워지고, 시간(時間)을 되돌리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나이를 먹는 동안 소중(所重)한 경험(經驗)을 통해서 연륜(年輪)과 지혜(智慧)가 생깁니다. 사람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 운명을 바꾼 책 한 권 이야기
지금부터 약 90여 년 전에 영국에서 일어난 일이다. 한 시골 소년이 런던의 어느 큰 교회를 찾아갔다. 소년은 집이 몹시 가난해 더 이상 공부를 할 수 없게 되자 교회의 도서관에서 잔심부름을 하며 그나마 공부도 하고 책도 읽으려고 무작정 올라온 것이었다. 소년은 목사가 외출하고 없자 대기실에서 기다렸다. 소년의 등 뒤엔 수많은 책들로 가득했다.
그것을 바라보는 소년의 눈에는 반짝 빛이 났다. 흥분한 소년은 책을 둘러보다가 한쪽 구석에 두껍게 먼지가 덮인 책 한 권을 발견했다. 볼품이 없는 그 책은 아무도 펼쳐보지 않은 듯했다. 소년은 먼지라도 닦아낼 생각으로 그 책을 꺼냈다가 차츰 그 내용에 빨려들게 되었다.
그 책은 페브리에의 <동물학>이었다. 소년은 그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열심히 읽었다. 마침내 마지막 장을 다 읽었을 때 최종 뒷장에 이런 메모가 남겨져 있었다. "이 책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지금 곧 런던법원으로 가서 1136호의 서류를 찾아 가지십시오"
어리둥절한 소년은 곧장 법원으로 달려가 서류를 받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서류엔 소년에게 400만 달러의 유산을 상속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소년은 눈을 비비며 다시금 꼼꼼히 서류를 읽어보았다.
"이것은 나의 유언장입니다! 당신은 나의 저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주신 최초의 분입니다. 나는 평생을 바쳐 동물학을 연구하고 책을 썼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 권의 책만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 도서관에 기증하고 나머지 책은 모두 불살랐습니다. 당신이 그 교회의 내 유일한 저서를 끝까지 읽어주셨으니 내 지식을 인정해준 대가로 내 전 재산을 당신께 드리겠습니다" <F.E. 페브리에>
이 사건은 영국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모두가 엄청난 유산에 관심이 쏠렸다. 약간의 분쟁도 있었지만 최종적인 소유권은 소년에게 낙착이 되었다. 소년은 페브리에의 뜻을 기려 영국의 많은 곳에 도서관을 세웠다.
그리고 좋은 책을 보급하는데 힘썼으며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며 평생을 보냈다. 책 한 권이 소년에게 놀라운 행운과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책 한 권이 한 소년의 인생은 물론 수많은 사람들에게 변화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는 기적의 씨앗을 만들어 낸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속담에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시작을 매우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그만큼 어렵고 힘든 결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맞는 말이겠지만, 시작보다는 끝이 더 중요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일등과 꼴등의 차이는 시작에 있는 것이 아니라 끝에 있지 않을까요? 어리석은 자일수록 결단을 많이 하게 됩니다. 결단을 많이 한다는 소리는 시작을 그만큼 많이 한다는 소리와 같다는 것입니다.
한명회가 남긴 유명한 말 중에 '시근종태(始勤終怠)는 인지상정(人之常情)이지만 종신여시(終愼如始) 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부지런하고 일의 끝을 태만하게 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지만 처음과 끝을 똑같이 근면하게 하라는 뜻입니다.
◆ 보원이덕(報怨以德)
미국의 16대 대통령 에이브럼 링컨에게는 에드윈 스탠턴이라는 정적(政敵)이 있었다. 젊은 시절 링컨이 대통령이 되기 전 변호사를 하고 있었을 때, 링컨을 애송이요 시골뜨기라고 모욕하는 언사를 일삼던 사람이 에드윈 스탠턴이었지요.
링컨이 공화당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을 때에도 민주당에 소속된 사람이자 그 당시 법무장관으로 정적 가운데서도 그를 가장 비난하는 이도 스탠턴이었다. 스탠턴은 4년제 대학을 졸업했고 똑똑하고 유능해 꽤 이름이 알려진 변호사였지만 링컨은 켄터키주 농촌에서 태어나 학교라고는 6개월밖에 다니지 못했다.
스탠턴은 성품이 아주 강직하며 또한 독설로 아주 유명한 사람이었지요. 그는 대놓고 링컨을 비난하며 아주 심한 모욕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선거기간 동안 미국 전역을 다니며 링컨을 헐뜯고 그의 이름조차 부르지 않으며 “깡마르고 무식한 자”라고 놀려댔다.
심지어 스탠턴은 인신공격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여러분! 링컨의 얼굴을 한 번 보십시오. 그 얼굴이 도대체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될 얼굴입니까? 하지만 그런 스탠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링컨은 대통령에 선출되었다. 이때도 스탠턴은 ‘링컨이 대통령이 된 것은 국가적 재난’이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이런 스탠턴과는 달리 링컨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 차기 행정부를 조직하면서 놀랍게도 자신을 그토록 비난했던 스탠턴을 현 국방장관에 임명했다. 모든 참모들이 스탠턴의 등용에 재고를 건의하자 링컨은 “나를 수백 번 무시한들 어떻습니까? 그는 사명감이 투철한 사람으로 국방부 장관을 하기에 충분합니다”
“그래도 스탠턴은 당신의 원수가 아닙니까? 원수를 없애 버려야지요.” 참모들의 이런 말에 링컨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원수는 마음속에서 없애 버려야지요! 그러나 그것은 ‘원수를 사랑으로 녹여 친구로 만들라’는 말입니다. 예수님도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과거 자기를 비난했던 스탠턴의 모든 잘못들을 깨끗하게 용서해 주었으며 자질을 높이 평가해서 국방장관에 임명했던 것입니다. 스탠턴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링컨을 잘 도와 남북전쟁에서 승리했으며 훌륭한 업적을 많이 남겼다.
1865년 4월 링컨이 암살을 당했을 때 제일 슬퍼했던 사람이 바로 스탠턴이었다. 그는 링컨의 시신 앞에서 유명한 말을 했다. “여기에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통치자가 누워 있습니다. 이제 그의 마음은 인류 역사상 영원히 기념될 것입니다.”
스탠턴은 며칠 동안 지칠 줄 모르고 수도를 방어하고 음모자들을 체포하려고 노력하면서도 걷잡을 수 없이 슬퍼했고, 누군가 링컨의 이름을 꺼내기만 해도 주저앉아 통곡을 했다.
링컨을 보내면서 자원해서 조사를 맡은 사람도 역시 스탠턴이었다. 그는 울먹이며 조사(弔辭)를 낭독했습니다. “링컨은 역사적인 인물입니다. 링컨의 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그는 이 시대의 위대한 창조자입니다”
이처럼 원수를 덕으로 갚는다는 보원이덕(報怨以德)은 남들이 자신을 원망하더라도 덕으로 대하라는 또는 자신에게 원한을 품더라도 복수하지 말라는 뜻이다. (노자의 도덕경)
◆ 일근천하무난사(一勤天下無難事)
"부지런하면 영원한 삶의 집에서 살고 게으름은 죽음의 집이다. 부지런한 사람은 죽음도 모를 것이고 게으른 사람은 이미 죽음에 이르거나 마찬가지다." 남송대(南宋代) 유학자 주희(朱熹)가 부지런할 것을 강조하며 남긴 말이다.
일근천하무난사(一勤天下無難事) 한결같이 부지런하면 세상에 어려운 일이 하나도 없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자신의 복(福)으로 살아간다. 이 복은 어디서 오는가? 이 세상을 밝고 이롭게 하는 부지런함이다. 부지런하면 어려운 일이 하나도 없다. 우리네 인생 자체가 수행(修行)이다. 수행은 부지런함이다.
'귀찮아서 세수 안 하고', '일어나기 싫어 늦잠 자고', '움직이기 싫어 청소 안 하고', '지금 하는 일 귀찮아서 짜증 내며' 대충 하면 껍질뿐인 헛된 인생을 살게 된다. '공부가 된다, 안된다.', '뭐가 안된다.', '농사가 되느니? 안되느니?', '사업이 되니 안 되니' 등등 이런 모든 게 다 어두운 마음과 게을러서 꼬이고 안 되는 것이다.
생각을 맑고 밝고 좋은 쪽으로 바꿔 한 번 더 움직이면 좋은 일이 찾아온다. 조그만 구멍가게를 운영할지라도 일찍 일어나 깨끗하게 쓸고 닦고, 가는 사람 오는 사람 지나는 사람에게 "어서 오세요.",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하고 즐겁고 신나게 부지런히 살면 저절로 그 가게에 사람들이 들어온다. 불평하고 짜증 내고 꾸물거리면 복은 천리만리 달아난다.
옛날에 어떤 부자가 섣달 그믐날 밤에 하인들에게 그동안 열심히 일을 해줘서 고맙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약속한 대로 내일부터 자네들은 하인의 몸을 벗고 자유롭게 풀려날 걸세. 그런데 한 가지 부탁이 있네. 오늘 밤에 모두 새끼를 꼬되 가늘고 질기게 가능하면 또 길게 꼬아야 되네. 이 일이 마지막 일이니 열심히들 하게.” 주인의 말에 하인들은 끝까지 부려먹는다고 불평이 대단했습니다.
그러나 그중에서 부지런한 착한 하인은 꼬박 밤을 새워 가며 아무 말 없이 새끼만 꼬았습니다. 마침내 날이 밝아 새끼 꼬는 일이 끝났습니다. 착한 하인은 주인의 말대로 길게 꼬았으나 불평만 늘어놓던 하인들은 굵고 짧게 꼬아 놓았습니다. 주인은 하인들의 수고를 치하하고는 엽전 꾸러미를 내놓으며 엮은 새끼에 엽전을 마음대로 꿰어가라고 일렀습니다. 주인의 말대로 열심히 새끼를 꼰 부지런한 하인은 많은 엽전을 꿰어 갔지만 불평만 늘어놓던 하인은 굵고 짧은 새끼에 몇 푼도 꿰어 갈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일화도 있다. 외국에서 학위를 받아온 여성이 외국계 회사에 입사를 했다. 회사에서 당장 일이 없어 복사하는 일을 시켰더니 복사기 관리, 복사하는 일, 복사물 관리 등을 빈틈없이 처리하는 모습이 바탕이 되어 임원이 되었다고 한다. 외국에서 학위를 취득하고 온 사람에게 이런 단순 노동을 시킨다고 투덜대고 짜증 내며 일을 대충 했다면 이 여성분은 어찌 되었을까? 밝고 맑은 생각으로 한결같이 부지런하면 복은 저절로 들어오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일근천하무난사(一勤天下無難事) 한결같이 부지런하면 세상에 어려운 일이 하나도 없다.
◆ 도리성혜(桃李成蹊)
복숭아와 오얏(자두) 나무는 꽃이 아름다우며 열매도 맛있어 찾아오라고 하지 않아도 오고 가는 사람이 많아서 그 아래에 저절로 길이 생긴다는 뜻으로 덕망이 있는 사람에게는 주변에 따르는 사람들이 모인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순리(順理) 인간은 종종 ‘땀’보다 ‘돈’을 먼저 가지려 하고, '설렘'보다 '희열'을 먼저 맛보려 하며, '베이스캠프' 보다 '정상'을 먼저 정복하고 싶어합니다. 노력보다 결과를 먼저 기대하기 때문에 무모해지고, 탐욕스러워지고, 조바심내고, 빨리 좌절하기도 합니다.
자연은 봄 다음 바로 '겨울'을 맞게 하지 않았고, 뿌리에서 바로 꽃을 피우지 않게 하였기에 오늘 땅 위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게 했고, 가을엔 어김없이 열매를 거두게 했습니다.
만물은 물 흐르듯 태어나고 자라나서 또 사라집니다.
자연은 이렇게 말해줍니다. “모든 것에는 순서가 있고, 기다림은 헛됨이 아닌 과정이었다.”
어느 시인은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리 울었나 보다"라고 하지 않았던가요? 꽃 한 송이를 피워 내는데도 기다림의 시간, 계절의 변화와 긴 기다림이 필요한 것을...
이 세상에는 변치 않는 게 없고, 아름다움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없고, 지금 가진 것을 영원히 누릴 수도 없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걸 버릴 줄 알아야 '꽃은 다시 피는 것'처럼, '사람도 순리'를 따르면 꽃처럼 아름답게 삶이 더욱 밝아질 것입니다.
◆ 아리랑의 참뜻
아리랑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 1위에 선정됐다. 영국,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외국 작곡가들로 구성된 선정대회에서 82%라는 높은 지지율로 단연 1위에 올랐다. 특히 선정단에는 단 한 명의 한국인도 없어 더욱 놀라게 했다. 대단하다. 우리 모두 긍지를 가져도 되겠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그대는 혹시 아리랑의 참뜻을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 우리는 아리랑의 뜻에 대해 외국인이 물으면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그 뜻과 의미를 제대로 답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확실하게 알았으면 좋겠다.
아리랑은 작가 미상의 우리나라 민요다. 남녀노소 누구나 잘 알고 부르는 노래로, 우리는 아리랑을 흔히 사랑에 버림받은 어느 한 맺힌 여인의 슬픔을 표현한 노래로 대충 그리 알고 생각하는데, 아리랑이라는 민요 속에 담긴 큰 뜻은 따로 있다.
아리랑의 참뜻은 다음과 같다. "아"(我)는 참된 나(眞我)를 의미하고, "리"(理)는 알다, 다스리다, 통한다는 뜻이며, "랑"(朗)은 즐겁다, 다스리다 라는 뜻이다.
그래서 아리랑(我理朗)은 “참된 나(眞我)를 찾는 즐거움”이라는 뜻이다.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라는 것은 나를 찾기 위해 깨달음의 언덕을 넘어간다는 의미이고, 고개를 넘어간다는 것은 곧 ‘피안의 언덕’을 넘어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라는 뜻은 진리를 외면하는 자는 얼마 못 가서 고통을 받는다는 뜻이다. 진리를 외면하고 오욕락(五慾樂)을 쫓아 생활하는 자는 그 과보로 얼마 못 가서 고통에 빠진다는 뜻이다.
이러한 아리랑의 이치(理致)와 도리(道理)를 알고 나면 아리랑은 '한(限)의 노래'나 저급한 노래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렇게 깊은 뜻이 담겨 있는 아리랑은 우리의 민요, 아니 이제 전 세계인의 노래가 되었음을 축하하고 기쁘게 생각해야겠다.
문화는 역사를 연결시키는 매개체이다. “노래 한 곡(아리랑)으로 세계인의 마음과 흥을 돋우는 우리의 가보인 이 노래가 자랑스러운 이유는 충분하다.”
노래는 인생을 즐겁게 한다. 노래는 세월을 아름답게 한다.
◆ 카르페 디엠(Carpe diem)
카르페 디엠(Carpe diem) 호라티우스의 라틴어 시 한 구절로부터 유래한 말로써 이 명언은 번역된 구절인 현재를 잡아라 (Seize the day)로도 알려져 있다.
카르페 디엠은 우리가 오래전부터 이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덕분에 많이 알려졌다. 1989년에 출시된 파터 위어 감독의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Dead Poets Society)에서 로빈 윌리엄스가 열연한 존 키팅 선생이 남긴 유명한 말인데 명문사립학교 영어 교사로 부임한 그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인류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지. 의학, 법률, 경제, 기술 따위는 삶을 유지하는 데 필요하지. 하지만 시와 아름다움, 낭만, 사랑이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인 거야. 오늘을 잡아야 해.” “그 누구도 아닌 자기 걸음으로 걸어라. 나는 독특하다는 것을 믿어라. 누구나 몰려가는 줄에 설 필요는 없다. 네 길을 가라. 사람들이 무어라 비웃든 간에.”
‘카르페 디엠’은 흔히들 “현재를 즐겨라”라고 옮긴다. 그런데 그건 자칫 세속적 즐거움을 연상시키는 오류를 줄 수 있다. 의미를 정확히 하면 “이 순간에 충실해라”가 더 맞다.
‘카르페 디엠’의 영어 버전은 ‘Seize the day’다. 우리말로 하면 ‘오늘을 잡아라’다. 그런데 사실 이 말은 그 영화에서 처음 쓴 게 아니다. 노벨문학상과 퓰리처상 수상자인 미국 작가 솔 벨로(1915~2005)가 1965년에 쓴 짧은 소설의 제목이다.
그 소설에는 “과거는 아무 소용이 없어. 미래는 불안으로 가득 차있지. 오직 현재만이 실재하는 거야. 바로 지금, 오늘을 잡아야 해”라는 대목이 나온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시즈 더 데이’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죽은 시인의 사회’ 3년 전에 나왔다. 로빈 윌리엄스는 이 영화에서도 주연을 맡았었다. 두 편의 카르페 디엠 영화에 출연한 윌리엄스가 2014년 우울증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은 안타까우면서도 아이러니다.
이 말의 저작권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에게 있다. 카이사르를 이은 로마제국의 황제 옥타비아누스가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며 ‘팍스 로마나(로마의 평화)’를 구가할 때, 그간 고통을 겪은 로마 시민들이 이제는 마음 편히 오늘을 즐기며 살아가라는 의미로 시집에 이 말을 썼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이 순간에 충실하시기 바랍니다.
◆ 어느 초등학교 교사의 눈물
K라는 초등학교 여교사가 있었습니다. 개학 날 담임을 맡은 5학년 반 아이들 앞에 선 그녀는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했습니다. 아이들을 둘러보고 "모두를 똑같이 사랑한다."라고 말했던 것이죠. 그러나 바로 첫 줄에 구부정하니 앉아 있는 작은 남자아이 철수가 있는 이상 그것은 불가능했습니다.
K 선생은 그전부터 철수를 지켜보며 철수가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옷도 단정하지 못하며, 잘 씻지도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때로는 철수를 보면 기분이 불쾌할 때도 있었지요. 끝내는 철수가 낸 시험지에 큰 X 표시를 하고 위에 커다란 빵점을 써넣는 것이 즐겁기까지 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K 선생님이 있던 학교에서는, 담임선생님이 아이들의 지난 생활기록부를 다 보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철수 것을 마지막으로 미뤄 두었다. 그러다 어느 날 철수의 생활기록부를 보고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철수의 1학년 담임선생님은 이렇게 썼다. “잘 웃고 밝은 아이임. 일을 깔끔하게 잘 마무리하고 예절이 바름. 함께 있으면 즐거운 아이임.”
2학년 담임선생님은 이렇게 썼다. "반 친구들이 좋아하는 훌륭한 학생임. 어머니가 불치병을 앓고 있음. 가정생활이 어려울 것으로 보임."
3학년 담임선생님은 이렇게 썼다.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마음고생을 많이 함. 최선을 다하지만 아버지가 별로 관심이 없음. 어떤 조치가 없으면 곧 가정생활이 학교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 임."
철수의 4학년 담임선생님은 이렇게 썼다. "내성적이고 학교에 관심이 없음. 친구가 많지 않고 수업시간에 잠을 자기도 함."
여기까지 읽은 K선생은 비로소 문제를 깨달았고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반 아이들이 화려한 종이와 예쁜 리본으로 포장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가져왔는데, 철수의 선물만 식료품 봉투의 두꺼운 갈색 종이로 어설프게 포장한 것을 보고는 더욱 부끄러워졌다.
K 선생은 애써 다른 선물을 제쳐두고 철수의 선물부터 포장을 뜯었습니다. 알이 몇 개 빠진 팔찌와 사 분의 일만 차 있는 향수가 나오자, 아이들 몇이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팔찌를 차면서 정말 예쁘다며 감탄하고, 향수를 손목에 조금 뿌리자 아이들의 웃음이 잦아들었습니다.
철수는 그날 방과 후에 남아서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오늘 꼭 우리 엄마에게서 나던 향기가 났어요." 그녀는 아이들이 돌아간 후 한 시간을 울었다. 바로 그날 그녀는 읽기, 쓰기, 국어, 산수 가르치기를 그만두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진정으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K선생은 철수를 특별히 대했습니다. 철수에게 공부를 가르쳐줄 때면 철수의 눈빛이 살아나는 듯했다. 그녀가 격려하면 할수록 더 빨리 반응했다. 그해 말이 되자, 철수는 반에서 가장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되었고 모두를 똑같이 사랑하겠다는 거짓말에도 불구하고 가장 귀여워하는 학생이 되었다.
1년 후에 그녀는 교무실 문 아래에서 철수가 쓴 쪽지를 발견했다. 거기에는 그녀가 '자기 평생 최고의 교사였다'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6년이 흘러 그녀는 철수에게서 또 쪽지를 받았다. 고교를 반 2등으로 졸업했다고 쓰여 있었고, 아직도 그녀가 자기 평생 최고의 선생님인 것은 변함이 없다고 쓰여 있었습니다.
4년이 더 흘러 또 한 통의 편지가 왔다. 이번에는 대학 졸업 후에 공부를 더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쓰여 있었다. 이번에도 그녀가 평생 최고의 선생님이었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이라 쓰여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름이 조금 더 길었다. 편지에는 'Dr. 박철수'라고 서명되어 있었습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해 봄에 또 한 통의 편지가 왔습니다. 철수는 여자를 만나 결혼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몇 년 전에 돌아가셨으며, K 선생님에게 신랑의 어머니가 앉는 자리에 앉아 주실 수 있는지를 물었다. 그녀는 기꺼이 좋다고 화답했다. 그런 다음 어찌 되었을까?
그녀는 가짜 다이아몬드가 몇 개 빠진 그 팔찌를 차고, 어머니와 함께 보낸 -마지막 크리스마스에 어머니가 뿌렸었다는- 그 향수를 뿌렸습니다. 이들이 서로 포옹하고 난 뒤 이제 어엿한 의사가 된 박철수는 K 선생에게 귓속말로 속삭였다.
"선생님, 절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그리고 제가 훌륭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걸 알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K 선생은 또 눈물을 흘리며 속삭였다. "철수, 너는 완전히 잘못 알고 있구나. 내가 훌륭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걸 알려준 사람이 바로 너란다. 널 만나기 전까지는 가르치는 법을 전혀 몰랐거든."
꼭 아이들에게 해당되는 말만은 아닐 것입니다. 누군가를 믿어주고 칭찬해준다면 어른일지라도 분명 큰일을 해내리라 믿습니다.
내 입술이라고 상대방을 내 잣대로 판단해 주변의 사람들을 함부로 비난하지 않았는지 K 선생님을 보며 다시 한번 나를 점검해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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