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의 미학 외 3편
효원/진은정
사립문 열고
살며시 들어왔다
살며시 떠나간
초대하지 않은 손님
기척이나 남기고 가지
그리 갈거면
왜 온거야 ?
떠나는 이유를 묻지마라 묻지마라
정답이 없는 것이 인생이란다.
흔적없이 떠난 님
텅빈 자리에
눈물어린 기도
가득 채웠다
그리움에 몸살이 나도
흘려 보낸 세월
이별은 아파도
그리움은 남는 것 인가?
봄의 꽃향기에 행복했고
여름의 초록 향연에
꿈을 꾸었다.
가을
곶간에 가득 채운 추억이
노래한다.
하얀 눈 위에
이별의 발자국 조차 지워놓고 떠난
다시오지 않을 사람아
푸념의 눈물이 마를 날은
그 언제일까 ?
2.때 늦은 후회
효원/진은정
하늘을 본다.
내려보는 조상님의 눈빛에
오금이 저려온다.
시간은 신록의 노예가 되어
푸르러도
孝心은
푸르러지지 않는다.
집착의 노예가 된 시간
되돌릴 수 없는 사연들
성긴 묘지에서
들려오는 세미한 음성
내 딸 은정아!!
사랑한다.
이명처럼 울리는
생전의 그 목소리
나는 당신에게 무엇 이었고
당신은 나에게 무엇이었나?
3. 다듬이질 의 추억
효원/ 진은정
사랑은 타악기의 리듬이다.
情이 恨이 되고
恨이 情이 되는 소리
새벽닭이 휏대 위에서 기지개를 펴도
다듬이 질은 멈추지 않는다.
이른새벽 사맆문을 열고
들어오는 한량
그의 몸에서 나는 향수냄새
버선발로 뜨락을 내려서는
아낙의 눈길에서도 다듬이 소리가 난다.
기다림의 분노가 일어도
밤새 엮여진 통증으로 허리가 아파도
다소곳이 숙여진 아미위에
어리는 연민
아침나절 입고 나간 도포자락에서도
다듬이 질 소리가 들린다.
4. 홍삼미인
효원/진은정
너의 붉은 입술이
내 볼에 닿을 때
나는 전율했다.
뜨거운 가마의 열기 속에
녹아내린 너의 살결
거칠고 거칠어도
나는 너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