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에서 대장암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으면, 정밀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여러 가지 걱정이 앞서기 마련입니다. 그중에서도 많은 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장루(배 밖으로 대변 주머니를 다는 것)'입니다.
"대장암 수술을 하면 무조건 배에 주머니를 차야 한다"는 이야기 때문에 아예 치료 자체를 겁내고 미루시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대장암 수술을 받는다고 해서 모두가 장루를 갖게 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대장을 하나의 긴 도로라고 생각해 보세요
대장의 구조와 장루의 원리를 이해하려면, 우리 몸속의 대장을 하나로 이어진 긴 도로라고 상상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음식물이 소화되고 남은 찌꺼기(대변)는 이 도로를 따라 이동해 마지막 출구인 항문으로 빠져나갑니다. 그런데 이 도로의 어느 구간에 암이라는 '장애물'이 생기면, 그 구간만 잘라내고 앞뒤 도로를 다시 이어 붙이는 공사(수술)를 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도로 공사는 이렇게 절제 후 재연결로 끝이 나고, 교통(배변)은 원래대로 항문을 통해 다시 흐르게 됩니다. 다만 공사 구간이 도로의 맨 끝, 즉 출구(항문)와 아주 가까운 곳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이때는 새로 이어 붙인 부분이 안전하게 아물 때까지, 혹은 상황에 따라서는 영구적으로 배 쪽에 임시 우회로를 하나 만들어 교통을 돌려야 할 수 있는데, 이 우회로가 바로 장루입니다.
암의 위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대장암은 발생 위치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이 위치가 장루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입니다.
| 구분 | 결장암(도로의 중간~앞쪽 구간) | 직장암(도로의 맨 끝, 출구 부근) |
| 전체 대장암 중 비율 | 약 60~70% | 약 30~40% |
| 항문과의 거리 | 비교적 멀다 | 매우 가깝다 |
| 수술 방식 | 암 부위 절제 후 바로 재연결 | 절제 후 재연결하거나, 경우에 따라 우회(장루) 필요 |
| 장루 필요 가능성 | 거의 없음 | 필요할 수 있음(일부에 한함) |
즉, 전체 대장암 환자 10명 중 6~7명에 해당하는 결장암이라면, 공사 구간이 출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우회로 없이 바로 도로를 이어 붙이는 것으로 수술이 마무리됩니다. 수술 후에도 예전처럼 항문으로 정상적인 배변이 가능합니다.
직장암이라도 우회로는 대부분 '임시용'이다
나머지 30~40%에 해당하는 직장암의 경우에만 장루를 고려하게 되는데, 이때도 반드시 평생 장루를 유지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회로는 크게 두 가지 성격으로 나뉩니다.
1. 일시적 장루 (공사 기간 중의 임시 우회로) 새로 이어 붙인 도로 구간이 압력을 받지 않고 안전하게 아물도록, 3~6개월 정도만 잠시 우회로를 사용합니다. 상처가 잘 아문 것이 확인되면 다시 수술로 우회로를 없애고, 원래대로 항문을 통한 배변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영구적 장루 (도로 자체를 다시 쓸 수 없는 경우) 암이 출구를 여닫는 근육(항문 괄약근)까지 깊숙이 침범해서, 그 구간의 도로 자체를 더 이상 살릴 수 없는 아주 일부의 경우에만 어쩔 수 없이 영구적인 우회로를 만들게 됩니다.
최근에는 수술 기법과 장비가 발전하면서, 직장암이라 하더라도 출구(항문)를 최대한 살리고 일시적 우회로만 거쳐 가는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기억해야 할 것
1. 위치를 먼저 확인하세요. 정밀 검사(대장내시경, 조직검사 등)를 통해 암이 결장에 있는지, 항문과 가까운 직장에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결장에 있다면 장루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2. 직장암이라도 미리 겁먹지 마세요. 설령 직장암으로 확인되더라도, 대부분은 일시적인 우회로만 거치거나 아예 우회로 없이 수술이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지 마세요. 검사와 치료가 늦어질수록 오히려 선택할 수 있는 수술 방법의 폭이 좁아질 수 있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