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7-13 12:38:40
허여멀건한 배
푸짐하게 나온배
띠는 두르지 않았으니 햄프셔 아니고 바크셔라고 불러줄께
배가 잔뜩 부풀어져 만들어진 곡선들이 몽실몽실 하고
자꾸만 북처럼 귀여워 두드리고 싶어진다
배가 나온김에 몸의 여기저기도 오동통해지고
제법 무게가 나가 내리 누르는 맛이 있어 좋겠다
방바닥은
교복입고 박박 머리에 모자 쓰고 다닐때는 날렵했고
지금의 바뀐 얼룩무늬 군복이 아니었고 녹색 군복 입고
병역의 의무를 할때 혈기가 충만했었지
청년시절엔 의욕에 넘쳐서 언제나 그런 모습으로 지낼줄만 알았는데
한창때 세상의 중심에서 일해 움직이게도 했었지
일에 빠졌고 흠뻑 놀기도 했으며
하늘 높이 힘껏 뻗어 나가기도 했고
추락해 내려와 쓰게 쓸쓸히 고난을 겪기도 했지
많았던 머리숱도 어느덧 서운하게 빠져버렸고
흰 머리도 이제는아까워 뽑지 않고 그거라도
함께 해주는것이 다행이라 여기며 지내지
중력에 의해 내려간 살들은 쳐지고
탄력있던 선이 밑으로 아래로 내리고 있어
피부는 잔주름이 자리잡고 윤기가 줄어가고
말처럼 쭉 뻗은 강인한 다리로 활보했었는데
언듯 언듯 풀이 죽은 바크샤를 보며 믿어지지 않아
그러고 보니 기세등등했던 성질도 부드러워지고
높이 잘 나가던때 거만하고 눈에 힘이 들어가던것
이제는 눈꼬리가 쳐져 내려가 타협도 하고 곧 포기도 잘하고 감성적으로 변해진것 같아
높았던 자신감이 조금씩 내려가고 순응하고
남자고 수컷이라고 내세우며 큰소리치던것이
어느틈에 슬그머니 사라져가고
아기처럼 마누라 어디갔어?
같이 다니자고 하며 젖은 가랑잎 같이 안떨어지려하고
곰살맞게 변해 안하던 부엌도 참견하고
참외도 토마토도 싸다며 한봉지 사들고 오고
시장가는것 좋아져 따라나서고
뭐든 마누라보고 해달라고 하지
쭝국사람 빤스를 입은것처럼
의심이 많고 조심성이 많아지고
부끄러운것이 무디어가고
개구장이 모습이 조순하고 얌전한 모습으로 바뀌어가는것 같아
신발이 덜 닳는것 보면
이제는 시니어로서의 정돈된 모습으로
아래 후배들 앞장서는일 하는 조언자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경험이 쌓여있어 실수도 시행착오도 덜 할거고
성숙하게 깊이있게 충분히 잘 할 거라 생각이 들어
중년에 두뇌 활동이 가장 왕성할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던데
나이 들어가는것이 존중받았는데
이제는 거추장스럽다는 풍토가 생겨나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것 같아 안스러워
고생 안해본 요즘 사람들이 갖고 있지 않은
강인한 정신력도 있고 인내심 겸손함도 갖춘
장점이 더 많은 든든한 그들인데
시니어 위치에 있는 바크샤에게
새롭게 기량을 펼칠수 있도록
어려운 시기가 어서 지나갔으면 하고 바래봐
한시대를 일구어낸 열심히 일했던 역량이 있는 그들이니...
비나이다 비나이다
어서 경기가 회복되어
일자리도 넘치고 하는일도 잘되게 해주셔서
맥주로 하루 피로를 푸는 즐거움 누리며
제발 아까운 배가 홀쭉하게 들어가는일 없도록
굽어 살펴 주시옵소서
간절히 비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