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蕪學空踈枉責年
어설픈 학문 한답시고 젊음을 날리고
夢中霜雪落頭邊
꿈꾸는 중에 눈서리 머리가로 내렸네.
柳車未送昌黎鬼
버들수레론 한유의 궁귀들 못 보내고 1)
秣賦難歸栗里田
도잠 역참시 율리 돌아가기 어려웠네. 3)
契話聽天糠不厭
하늘을 따르면 술지게미도 싫지 않고 3)
家聲墜地墨誰傳
집안명예 떨어뜨리면 묵자 뉘 전하랴. 4)
愉怡幸得稚孫輩
다행이 손자들을 얻어서 큰 기쁨이라,
解語哺哺繞膝前
무릎 앞으로 기면서 말귀를 배워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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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거미송창려귀(柳車未送昌黎鬼): 창려(昌黎)는 당나라 문장가 한유(韓愈/ 768-824)이고 유거(柳車)는 그의 글 궁색한 귀신들을 보냄[送窮鬼]에서 종을 시켜 만든 버드가지로 수레를 만들고 짚으로 배를 만들었던 것을 말하다. 그 글에 의인화하 가난한 다섯 귀신들과 자신이 논쟁하는 형식으로 끝내는 그들을 못 보낸다.
2) 말부난귀율리전(秣賦難歸栗里田): 말부는 말먹이며 짓는 글인데, 도연명이 역참(驛站)에 말이나 돌보던 하찮은 일을 하면서 한탄하던 글로 그렇게 율리 고향 돌아가기 힘들었다(難歸栗里田)는 뜻.
3) 결활청천강불염(契活聽天糠不厭): 결활(契活)은 결활(契闊)로 애쓰고 고생하는 삶. 청천은 하늘로 말미암은 운명의 소리에 순응한다는 청천유명(聽天由命)이나 청천임명(聽天任命)과 같은 말, 강불염은 가난하여 술지게미를 먹을지라도 싫어하지 않는다는 뜻.
4) 묵(墨): 유가(儒家)와 상대하며 사회적 철학을 주창했던 겸애주의(兼愛主義)의 묵자(墨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