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도와 동해안에 예쁘게 생겼지만 치명적인 독을 가진 파란고리문어류가 출현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문어는 우리나라 전 연안에 서식하는데 남해안과 서해안에서 주로 잡히는 참문어(돌문어)와 동해안에만 서식하는 대문어(물문어, 뻘문어, 피문어)로 구분된다. 한자로 글을 아는 생선(文漁)이라고 해서 제사상에 올리거나, 특별한 날 먹는 귀한 음식으로 대접받고 있다.
참문어는 최대 3.5㎏까지 자라고 약 900g 정도가 되면 알을 낳을 수 있는 반면, 대문어는 최대 50㎏까지 성장하는 대형 종으로 알을 낳을 수 있는 크기는 약 10㎏이 되어야 한다.
대형 종인 대문어 자원을 지속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10㎏ 미만의 대문어를 어획해서는 안되지만 현실은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
동해안 대문어 연승(낚시)어업은 홀로 조업이 가능하고 조업방식이 간편해서 문어를 잡는 조업이 성행하고 있다. 또한 동해안 항구 곳곳에는 살아있는 커다란 문어가 위판 되는데, 잡혀 오는 즉시 서로 공격하거나 도망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좁은 양파망에 넣어 거래된다.
대문어는 일반적으로 무게에 따라서 부르는 이름이 달라서, 15㎏ 이상은 대문어, 5㎏에서 15㎏는 중문어, 5㎏ 미만을 소문어라고 한다.
경북 포항의 유명한 죽도시장에는 삶으면 붉은색을 띄는 커다란 문어 여러 마리를 길다랗게 걸어놓고 있는데, 이것을 본 사람들이 대문어를 포항문어라고 부르기도 한다. 최근에는 대문어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 몇 년 전에 ㎏당 7천~8천 원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2만 원 이상으로 비싼 몸값을 자랑하고 있다.
전라도의 잔치음식에 홍어를 빼놓을 수 없듯이, 경북과 강원 지역에 문어 없는 잔치가 없다고 한다. 여기에 사용되는 문어는 10㎏를 훌쩍 넘는 크기로, 이것을 삶아 어슷하게 썰어 내놓으면, 테두리는 붉고, 안은 뽀얀 속살로 드러내 화려한 꽃을 보는 것 같다.
대문어는 크기가 큰 만큼 부위별로 맛이 달라, 머리에 가까운 두꺼운 다리부분은 부드럽고, 끝부분의 가는 다리부분과 머리는 쫄깃한 맛이 있어서 좋아하는 부위를 골라 먹는 장점이 있다. 문어는 오래 삶으면 질겨지기 때문에 살짝 데쳐서 문어숙회로 먹는데, 한 번 먹어보면 그 맛을 잊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문어는 타우린이 풍부해 혈압, 심장병 등 혈관계 질환의 예방과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혈액내 혈소판 응집 작용을 하며 피를 맑게 하고, 지혈에 좋아 산모에게 좋다고 한다. 이렇게 맛도 풍부하고 건강에도 좋은 동해안 대문어를 많이 드시길 권해본다.
이용화 국립수산과학원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