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노미네이션(re + denomination)이란 무엇인가?

[Peter Kwak]

리디노미네이션은 간단히 말하자면 화폐의 액면 단위를 변경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화폐의 단위를 변경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또 실생활에 어떤 영향이 예상되는지 

"리디노미네이션의 득과 실"에 대해 알아볼까요!

 

리디노미네이션 (redenomination) 이란

're'와 'denomination'이 결합된 형태의 단어인데요, 해석하자면 '통화 단위를 다시 조정한다'는 뜻입니다.

혹시 커피전문점이나 음식점에서 메뉴판에 가격을 표기할 때 뒤의 0 세자리를 빼고 표기하는 경우를 보신적 있나요?

가격이 3500원이라면 3.5로 표기하는 식으로 말이죠!

이런 식으로 실생활에서 거래시 편의를 위해 경제주체들이 화폐 단위를 1,000대 1, 100대 1 등으로 바꾸어 표현하는 것을 간간히 목격할 수 있는데요, 실생활에서 자생적으로 이뤄지는 리디노미네이션의 한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리디노미네이션이란 "한 나라에서 통용되는 통화의 액면을 동일한 비율의 낮은 숫자로 변경하거나 새로운 통화단위로 화폐의 호칭을 변경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보통

1)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재화와 서비스의 교환가치를 화폐로 나타내는 숫자가 많아져 

초래되는 계산 및 회계기장 등의 불편을 해소할 목적으로 시행되거나

2) 자국 통화의 대외적 위상을 높일 목적으로 시행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1953년의 제1차 통화조치에 따라 100원(圓)이 1환(圜)으로, 

1962년의 제2차 통화조치에 따라 10환(圜)이 1원으로 변경된 사례가 있습니다.

그럼 이제 리디노미네이션의 장점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첫번째는, 거래가 간편해진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리디노미네이션이 단행된 1962년 이후 한국경제는 비약적으로 성장해

경제규모와 화폐 단위 사이에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당시와 비교해 명목국민소득은 4000배 이상 늘어났는데, 화폐 단위는 그대로 사용하다보니

표기와 거래에서 큰 불편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실생활 중에서도 화폐 단위의 0 세개를 빼고 간단히 표기하는 모습을 보신 적이 있으실텐데요,

특히 기업 간 거래 시 거액의 자금을 다루다보니 이처럼 높은 화폐단위는 회계 장부 기록시 불편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둘째는 리디노미네이션을 통해 자국통화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OECD 회원국 중 한국은 유일하게 1달러당 1천원 대의 높은 화폐단위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높은 화폐단위는 한국의 대외 이미지를 낮출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실제로 1960년대 프랑스는 100대 1의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하여 달러(dollar)대 프랑(franc)의 비율을 한 자리수로 조정하여 자국 통화의 가치를 높였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지하경제의 양성화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화폐 액면가를 바꾸면 각자 보유하고 있던 현금을 은행에 가서 교환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지하자금이 대거 밖으로 나오게 되며, 이를 통해 탈세 등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한편, 리디노미네이션 단행시 단점도 발생하는데요!

첫째는 국민들의 심리적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화폐 단위가 변경되면 명목적으로 재산이나 소득이 적게 느껴질 수 있으며

화폐 단위 변경으로 인한 불안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신 화폐를 제작하는데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셋째는 신-구 화폐를 교환하는데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인데요.

변경된 화폐 단위에 맞게 신규 도안을 만들고, 조폐공사에서 새로 화폐를 찍어야 합니다.

또한 전국에 있는 현금인출기(ATM), 자판기 등 기존 화폐 체계로 구축되어있던 시스템을 모두 바꿔야 합니다.

기업의 컴퓨터 시스템상의 화폐 입력 체계도 변경해야 합니다.

넷째는 물가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리디노미네이션을 통해 1000원하던 물건값이 갑자기 10원이 된다고 가정하면,

소비자들의 심리상 물건 값이 저렴해진 것 같이 느껴져 전보다 쉽게 소비하는 행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한편, 판매자 입장에서는 900원하던 물건값이 리디노미네이션을 통해 0.9원이 된다면

표기의 편의상 1원으로 표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처럼 실제 가격보다 절상되는 효과가 발생해 물가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화폐의 액면가변경,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리디노미네이션 단행에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존재하고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비용과 편익을 모두 고려한 보다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