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장화홍련을 보면서, 고전소설 장화홍련전과의 연관성이 무엇이 있는지, 또 차이점은 무엇이 있는지를 중점을 두면서 영화를 보았었다. 전체적인 중요한 사건들이나 인물들은 비슷하였지만 여러 차이점들도 있었다. 우선 가장 눈에 띠게 보였던 다른 점은 시대상이었다. 고전소설 장화홍련전은 고전소설인 만큼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반면, 영화 장화홍련은 그보다는 더 현대에 가까운 시대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를 통해서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의문은 바로 영화에서는 새엄마로 등장하는 계모가 동생인 수연을 죽게 내버려둔 이유가 타당한가이다. 고전소설 장화홍련전에서는 시대상을 기반으로 분석을 하였을 때, 계모가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 집안에서 지위를 유지해야 하기에 아버지와 그 딸을 이간질하여 죽게 만들었다고 하였는데, 영화에서는 시대상이 현대이기 때문에 이러한 관점이 적용이 가능한지 의문이다. 물론 영화 상에서는 수연이 죽게되는 사건 이전부터 수연과 새엄마의 묘한 기류를 보여주며 둘의 사이가 안 좋음을 보여주고, 언니인 수미와도 안 좋은 관계를 보여주며 당위성을 부여하려 하였지만, 그것이 수연을 죽게 내버려둘 만큼의 타당한 이유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또한, 영화에서는 홍련을 상징하는 동생인 수연이 죽고, 언니인 수미는 살아남아 죄책감에 빠지지만, 고전소설에서는 오히려 언니인 장화가 먼저 죽고, 동생인 홍련이 뒤따라 죽는 모습을 보여주며 또 다른 차이점을 보여준다. 이 부분에서는 영화의 전개 방식에 따라서 설정을 바꾸게 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영화가 전체적으로 동생을 잃은 죄책감으로 정신병을 앓고 있는 언니 수미의 상상과 회상 위주로 전개되기에 동생을 매우 아끼는 언니의 관점으로서 영화를 전개하는게 자매의 관계를 더 돋보이게 하며, 전개를 원활하게 하는 요소였던 것 같다. 그러나, 반대로 아직은 순수한 마음이 가득한 동생의 관점으로서 영화를 전개하고, 언니가 먼저 세상을 떠나는 것으로 설정을 해놓았어도 나름대로 원작의 설정을 파괴하지 않고, 영화를 흥미롭게 전개하는 요소가 되었을 것 같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중요하게 보았던 것은 귀신의 등장이다. 영화에서 매번 상상과 현실이 반복되며 보여지며, 무엇이 진짜인지 구분하기 어려웠지만, 그 중에서도 확실하게 진실이 보여진 이후의 장면이었던 새엄마의 죽음을 암시하는 장면에서 옷장에서 귀신이 등장하게 되며, 영화상의 현실에서 귀신이 실존함을 보여준다. 또한, 또다른 현실 중 하나였던 새염마와 아빠, 그리고 손님들이 같이 밥을 먹는 장면에서도, 부엌 밑에서 손이 나오는 귀신이 등장한다. 이 두 귀신의 공통점은 모두 수연과 엄마를 죽게 만들었던 새엄마에게 나타난다는 점으로, 원한을 가지게 된 주체에게 직접 나타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소설과는 또 다른 차이점을 보여주는데, 소설에서는 두 자매가 귀신으로 등장하기는 하지만 자신들을 그렇게 만든 주체인 계모와 그의 아들에게는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이 사건과는 상관없는 관리들에게 나타나서 도움을 청한다. 고전소설의 주제로 많이 알려져 있는 권선징악이 오히려 영화에서는 그 원한을 귀신들이 직접 새엄마를 죽음으로 이끔으로서 더욱 확실하게 행해져 있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