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은 '①본디부터 그곳에서 나는 종자'와 '②대대로 그 땅에서 나서 오래도록 살아
내려오는 사람이나 동물'이라는 뜻이다. 고유와 재래의 뜻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조선고유견과 조선재래견 모두를 토종개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즉 귀가 선 개와 귀가 숙인 개가 모두 토종개가 될 수 있다.(서양개와 혼혈견 제외)
하지만, 토종개라고 뭉퉁거려서 생각하기 보다는 고유견과 재래견으로 나누는 것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진돗개는 현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토종개이다. 현재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혈통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많이 알려진
개는 삽살개이고 동경이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지만 가장 귀하다.
진돗개는 1938년 모리 다메조 교수에 의해서 진돗개라는 이름이 부여되었고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진도를 대표하는 토종개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토종개라고 하기에는 무언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조선시대 개 그림과 조선왕조실록, 광재물보, 훈몽자회 등의 문헌에는 삽살개가 가장
많이 등장하는 개이다. 그리고 순 우리말 이름을 가지고 있다.
순 우리말 이름을 가진 개 가운데 삽살개 다음으로 많이 등장하는 개는 발발이이고,
더펄개라는 말은 아는 사람만 알 정도로 희귀한 개이다.
삽살개는 조선시대에 가장 흔했던 개이다.
장모종이라고 할 정도로 털이 긴 것이 아니라 조금 긴 털이 많은 개이며, 그래서 그 털이
엉킨 듯 조밀하게 보였기 때문에 낙사구(絡絲狗)라고 불렸다.
털이 보다 더 긴 개는 더펄개 혹은 사자구(獅子狗)라고 불렸다.
더펄개는 현재 비교적 잘 복원되어 보존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현재 삽살개)
지금의 삽살개는 조선대에 존재했던 삽살개와는 분명히 다르다.
불행하게도 조선시대를 대표했던 토종개인 옛날 삽살개는 지금은 거의 멸종상태이다.
'대대로 그 땅에서 나서 오래도록 살아 내려오는 동물'이 토종이라면 그 이름이
제대로 전해져야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일 것이다. 그런데 삽살개라는 이름이
다르게 쓰여지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게 생각한다.
분명한 것은 옛날 삽살개와 지금의 삽살개는 다르다는 것이다.
옛날 삽살개는 거의 멸종단계이지만 그 삽살개의 복원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 것 같다.
진돗개 가운데 장모종이 있다.
털이 길고 귀가 많이 숙인 경향이 있으며, 귀가 잘 서지 않는 경향도 있다.
지금의 삽살개 가운데 단모종이 있다.
장모종 삽살개 보다 털이 짧아서 단모종이라고 하지만 진돗개 장모종과
털의 길이가 비슷한 것 같다. 귀는 숙여져 있는데 얼굴의 표현은 조금 이국적이다.
진돗개 장모종과 삽살개 단모종은 옛날 삽살개의 유전자를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두 가지 개들을 잘 조합하면 옛날 삽살개 복원이 가능할 것 같다.
특히, 진돗개 장모종 가운데 귀가 서지 않는 개가 있다면 그 개의 모습이 바로 완벽한
옛날 삽살개의 모습으로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다음은 알타이지방의 개들인데 조선시대에 가장 흔했던 옛날 삽살개의 모습과
비슷한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