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2022년 1월까지 정착하며 살아가고 있다.
처음엔 도망으로 넘어온 제주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곳으로 넘어온 나는
모든 상황을 극복하고, 오히려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어쩌면 이 도망이 운명인 거겠지.
나와 맞는 주파수를 가진 제주.
나는 현재 이곳에서 미래를 그리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랜만에 공항에 왔다. 그리고 느꼈다. '아, 나 이제 제주는 크게 설레지 않구나.'라는 감정을. 이제 제주에 살기 시작한 지 2년 차인 내게 제주는 너무 일상이 되었다. 옛날의 나라면 제주를 오기만 하더라도 설렜고, 기분 좋은 행복감을 느꼈는데 이제는 그 감정을 느낄 수 없게 된 것이다. 남들이 느낄 행복, 그 행복의 결여가 조금은 슬퍼졌지만, 그래도 이곳에 살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기로 했다.
그럼과 동시에 한 번 여행자의 입장으로 제주 공항을 시작으로 버스 타고 여행을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렇게 하루, 버스를 타며 공항 근처 구석구석을 여행했다.
첫 번째로 방문한 곳은 동문시장이었다. 사실 동문 시장을 가장 먼저 들렸지만, 더 깊숙이 본 것은 산지천이었다. 산지천엔 여러 카페와 식당, 그리고 미술관까지 없는 게 없다. 옛 시내였던 곳이어서 그런지 올드하면서도 힙한 장소들이 많아 많은 여행자가 찾는 곳이 이곳이었다. 특히 d모양에서 사진 찍는 아라리오뮤지엄 D&DEPARTMENT는 많은 사람이 사진 찍는 명소로 남아 있다.
동문시장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동문로 16
없는 게 없는 동문시장, 낮에는 청과물과 수산시장이 활개를 치고, 밤에는 청년들의 열정이 녹은 야시장이 젊은 사람의 눈길을 끈다. 시장이라는 이름은 사실 어디서든 천천히 줄고 있고, 사라지고 있다. 그 이유라면 당연 깔끔하고, 확실한, 또 체계화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마트 때문이겠지. 그렇다고 마트를 욕하고 싶지는 않다. 그들의 편의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니까. 하지만, 시장은 그런 마트에도 없는 특별한 것이 있다. 바로 '정'. 지금 시대에 가장 필요한, 많은 사람들이 그리워하는 것이 여기 있다. 만약 제주를 여행한다면, 이곳 동문시장에서 그 정을 느껴보고 오자.
산지천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이도일동
서쪽의 월대천을 닮은 산지천은 제주도민에게 익숙한 삶의 일부분 같은 곳이다.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이곳은 그렇게 인기 있고, 유명한 곳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라리오 뮤지엄을 창립한 '씨킴'이 이곳에 타운을 만들었고, 그를 중심으로 젊은 예술가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힙한 카페,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의 코워킹스페이스, 독립서점, 정말 맛있는 이자카야까지. 이곳에 없는 게 없다. 이제 산지천은 많은 사람이 찾는 여행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롤링브루잉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동문로 21-1 1층 롤링브루잉
동문이라는 고양이가 있는 롤링브루잉은 커피가 맛있는 곳이었다. 동문시장을 여행하는 중, 이곳 카페를 방문했고, 여기서 마신 커피에 반해 그 자리에서 연신 몇 잔을 마셨다. 귀여운 동문이가 있는 이 카페는 알면 알수록 매력이 넘치는 카페였다. 2층은 전시관으로 운영하는데 젊은 예술가들에게 무료로 공간을 대여해 준다. 사실 말이 쉽지 공간을 무료로 대여해 주는 건 쉬운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 일을 하는 이 카페는 커피 맛도, 공간을 활용하는 마음도, 또한, 공간을 사용하는 멋도 완벽했던 곳이었다.
만약 이곳 롤링브루잉을 방문했다면, 또 얼죽아라면 '롤링 콜드브루'를 마셔보자.
별도환해장성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화북1동 1533-4
배를 타고 들어오는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제주에서는 해안선을 따라가며 성을 쌓았다. 이를 환해장성이라 하는데, 현재는 남아있는 곳이 온평리, 행원리, 한동리, 동복리, 북촌리, 애월리, 고내리 등 총 14곳이 있다.
이곳 별도 환해장성은 화북동 환새장성 1지점을 시작으로 동남쪽으로 약 40m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 안벽과 바깥벽을 갖춘 2중성으로 주변의 크고 작은 돌을 이용해 벽을 쌓았다. 현재 남아있는 성벽의 길이는 약 640m 정도다.
이곳을 방문하면 바다를 보며 탈 수 있는 그네를 만날 수 있는데, 그것만으로도 제주의 환상을 심어준다. 또, 고려시대부터 남아 역사까지 느낄 수 있다. 삼양 해수욕장을 방문하기 전에, 또 별도봉을 트래킹할 때 만나면 좋을 곳이 바로 이곳 별도환해장성이었다.
이호테우해수욕장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이호일동
사실 너무 유명해서 설명할 필요도 없는 곳이 아마 이곳 이호테우해수욕장이 아닐까. 제주 공항 근처에서 가장 가까운 해수욕장이 이곳이니까. 또 빨간색 말과 하얀색 말이 이곳의 랜드마크처럼 자리해 한 번 이곳을 방문한다면 잊을 수 없는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
이호테우는 여름이면 포차 해변이 열리며 많은 사람들이 모래와 함께 술 한 잔을 기울인다. 하지만, 그로 인해 많은 쓰레기들이 쌓이고, 여름이 지난 이호테우는 처참한 모습으로 남을 때가 많다. 그래서 현재 이곳은 환경 운동을 하는 '플로깅'의 성지로도 유명하다.
만약 일몰 시간에 제주를 방문한다면, 후다닥 이곳으로 여행하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만날 수 있을 테니.
송쿠쉐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신대로 13길 43-8
제주 도청 근처의 송쿠쉐는 분위기를 즐기고자 하는 커플에게, 또 친구들에게, 가족에게 추천하고 싶은 식당이다. 영양적 밸런스와 계절에 맞는 식자재를 최고의 컨디션으로 요리하니까. 코스 메뉴가 비싸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막상 음식을 맛보면 가성비가 좋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제주에서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다면 이곳에서 식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