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열증(熱證)의 논치(論治)
고(古)에 이르기를 "두진(痘疹)의 병(病)은 모두 부모(父母)로 말미암으니, 태독(胎毒)이 명문(命門) 상화(相火)의 중에 복(伏)한다. 따라서 매번 이화(二火)의 시령(:令)을 만나거나 주객(主客)이 온열(溫熱)한 기(氣)이면 바로 촉발(觸發)하여 동(動)한다." 하였다.
이 두진(痘疹)은 양(陽)에 속(屬)하니, 진실로 의(疑)할 바가 없다.
그러나 양독(陽毒) 양사(陽邪)는 열(熱)이 없으면 성(成)하지 못하고, 또한 열(熱)이 없으면 산(散)하지 못한다. 따라서 열(熱)이 아니면 출현(出現)할 수 없고, 열(熱)이 아니면 기발(起發)할 수 없으며, 열(熱)이 아니면 화장(化漿)할 수 없고, 열(熱)이 아니면 건장(乾漿)할 수 없다. 이처럼 두창(痘瘡)의 종시(終始)로 열(熱)이 없을 수가 없으니, 또한 열(熱)이 없어서도 안 된다.
단지 열(熱)은 그 미(微)를 귀(貴)하게 여기고, 그 심(甚)은 마땅하지 않으니라.
열(熱)이 심(甚)하면 독(毒)은 반드시 심(甚)하고, 두(痘)도 또한 반드시 중(重)한다. 열(熱)이 미(微)하면 독(毒)도 또한 미(微)하고 두(痘)의 출(出)은 반드시 경(輕)한다.
열(熱)이 없으면 성(成)하지도 않고 화(化)하지도 않다. 이처럼 열(熱)은 진실로 두(痘)의 상(常)이다. 따라서 두창(痘瘡)을 치(治)하려면 그 열(熱)을 다 제(除)하면 안 된다. 만약 반드시 다 거(去)한다면 음증(陰證)이 되어 패(敗)하지 않는 경우가 없다.
一. 두(痘)에는 세 가지 화(火)가 있다. '두(痘) 진(疹)의 두 증(證)을 모두 화(火)이다.'라고 말하는 것이 이것이다. 그런데 헌기(軒岐)의 화(火)의 의(義)에는 세 가지가 있으니, 태과(太過)와 평기(平氣)와 불급(不及)이다.
태과(太過)의 화(火)는 혁희(赫曦)라고 하니, 염열(炎烈)의 기(氣)이다. 그 독(毒)이 성(盛)하니, 그 치(治)는 마땅히 청해(淸解)하여야 한다.
평기(平氣)의 화(火)는 승명(升明)이라 하니, 번무(蕃茂)의 기(氣)이다. 그 독(毒)이 평(平)하니, 그 치(治)할 필요가 없다.
불급(不及)의 화(火)는 복명(伏明)이라 하니, 굴복(屈伏)의 기(氣)이다. 그 독(毒)은 함(陷)하니, 그 치(治)는 마땅히 배보(培補)하여야 한다.
이는 음(陰) 중에 양(陽)이 있고 양(陽) 중에 음(陰)이 있는 대의(大義)이다. 또한 두진(痘疹)과 만병(滿病)의 법지(法旨)이기도 한다.
이를 모르면서도 어떻게 감히 의(醫)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一. 열(熱)의 치(治)는 당연히 미심(微甚)과 유독(有毒) 무독(無毒)을 알아야 오류(誤謬)가 없다.
두진(痘疹)은 양(陽)에 속(屬)하니, 발열(發熱)하지 않음이 없다. 만약 외(外)가 비록 발열(發熱)하여도 내(內)에 불갈(不渴)하거나 음식(飮食) 이변(二便)이 여상(如常)하면 이는 증두(蒸痘)의 열(熱)일 뿐이다. 열(熱)이 비록 표(表)에 있어도 내(內)에 무병(無病)하면 만(萬)에 만(萬)이라도 함부로 치(治)하면 안 된다.
열(熱)이 심(甚)하면 두독(痘毒)도 반드시 심(甚)하니, 이는 조리(調理)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발열(發熱)이 초(初)에 심(甚)하면 반드시 표(表)로 산(散)하여야 한다.
만약 견점(見點)한 후에 심(甚)하면 반드시 청해(淸解)하여야 한다.
전씨(錢氏)가 이르기를 "열(熱)이 심(甚)하면서 대소변(大小便)이 폐(閉)하면 이(利)하여야 한다. 과연 열독(熱毒)의 실사(實邪)가 있으면 보양(補陽)하는 제(劑)를 급히 쓰면 안 되니, 독기(毒氣)가 옹성(壅盛)하게 되면 열(熱)이 결국 불퇴(不退)하고 도리어 해(害)가 된다." 하였다.
一. 가열(假熱)은 열(熱)이 아니고, 가한(假寒)은 한(寒)이 아니다. 소견(:見)이 진(眞)하지 않으면 잘못 치(治)하여 사(死)한다. 문중(文中)은 온보(溫補)를 주(主)하였고 중양(仲陽)은 양사(凉瀉)를 주(主)하여 비록 각 주(主)하는 바가 있었지만, 병(病)으로 인하여 약(藥)하지 않음이 없었으니, 각 마땅한 바가 있었다. 따라서 이 두 가지를 모두 치우쳐 사용하면 안 된다. 단지 중화(中和)를 얻으면 그것이 귀(貴)할 뿐이다.
내가 보건대, 근일(近日)의 유과(幼科)에서는 대부분 진씨(陳氏)의 심법(心法)을 모르고, 단지 두창(痘瘡)만 나타나면 허(虛)인지 실(實)인지를 논(論)하지도 않고 입만 열면(:開口) 단지 해독(解毒)만 할 줄 알고, 손만 놀리면(:動手) 한량(寒凉)으로만 하였다. 백증(百證) 천가(千家)가 동일(同一)한 궤도(:轍)라 하여도 어째서 반드시 모두 실열(實熱)이겠는가?
만약 실열(實熱)이 진(眞)이라면 양사(凉瀉)가 아니면 안 된다. 그런데 반드시 내외(內外)가 모두 열(熱)하여야 비로소 열증(熱證)이고, 내외(內外)가 모두 실(實)하여야 비로소 실증(實證)이다.
단지 그 중(中)에는 실(實)과 비슷하지만 실(實)이 아니고, 열(熱)과 비슷하지만 열(熱)이 아닌 경우가 가장 많으니, 이처럼 진(眞)인지 살피지 않을 수 없고, 확실(:確)한지 살피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외증(外證)이 나타나서 비록 실열(實熱)과 같아도 내(內)를 살펴서 없는 경우, 예로 구(口)가 심(甚)히 갈(渴)하지 않고 이변(二便)이 통리(通利)하거나, 미당(微溏)이 나타나거나, 품부(稟賦)가 평소 약(弱)하거나, 맥식(脈息)이 강(强)하지 않거나, 성색(聲色)이 진(振)하지 않거나, 장기(臟氣)가 음(陰)이 많거나, 음식(飮食)이 불화(不化)하거나, 창만(脹滿) 구오(嘔惡)하거나, 토회(吐蛔)하거나, 권수(倦睡)하거나, 외한(畏寒)하거나, 양(癢)을 작(作)하거나, 경공(驚恐)이 많거나, 근척(筋惕) 육순(肉瞤)하는 경우(:輩)들은 비록 열(熱)이 나타나도 이는 모두 열(熱)이 표(表)에 있고 리(裏)에 있지 않는 것이니, 결국 무근(無根)의 화(火)에 속(屬)하고 진짜 열증(熱證)이 아니다. 한량(寒凉)을 가장 기(忌)하니, 만약 고집(:執)하여 함부로 이를 쓰면 반드시 비(脾)의 패(敗)에 이르니, 하나도 면(免)할 수 없게 된다.
一. 두창(痘瘡)으로 열(熱)이 심(甚)하면 독(毒)이 성(盛)한 것이니 그 두(痘)가 반드시 많고, 열(熱)이 미(微)하면 독(毒)이 또한 미(微)하니 그 두(痘)가 반드시 적으니라.
두(痘)가 이미 출(出)하였는데 열(熱)이 감(減)하지 않으면 두(痘)도 반드시 날로 증(增)한다. 견점(見點)한 후에 열(熱)이 점차 퇴(退)하면 두(痘)는 반드시 소(疏)하게 된다.
혹 미열(微熱)이 있으면서 두(痘)가 도리어 밀(密)하면 그 내열(內熱)이 반드시 심(甚)하여 혹 번조(煩躁)나 이변(二便)의 열조(熱燥)가 나타나니, 이는 독(毒)이 심(深)하고 열(熱)도 또한 심(深)한 것이다. 마땅히 그 내(內)를 청(淸)하면서 겸하여 그 표(表)를 해(解)하여야 한다.
혹 열(熱)이 심(甚)하면서 두(痘)가 도리어 희(稀)하면 외(外)가 비록 열(熱)하여도 내(內)는 열(熱)하지 않으니, 이는 독(毒)이 천(淺)하면서 열(熱)도 또한 천(淺)한 것이다.
一. 두창(痘瘡)의 초열(初熱)의 치법(治法)은 발열삼조치법(<發熱三朝治法>)의 조(條)에 상세히 나온다.
一. 양사(陽邪)인 실열(實熱)을 치(治)하는 법(法)
표리(表裏)가 사기(邪)를 협(挾)하여 모두 열(熱)하면 시갈전(柴葛煎) 연교승마탕(連翹升麻湯)으로 하여야 한다.
표열(表熱)이 불해(不解)하면서 리(裏)에 열(熱)이 없으면 소사음(疏邪飮) 소갈탕(蘇葛湯) 시귀음(柴歸飮)으로 하여야 한다.
표리(表裏)가 모두 열(熱)하면서 사기(邪)가 실(實)하면 쌍해산(雙解散)으로 하여야 한다.
내열(內熱)로 독성(毒盛)하면 동원양격산([東垣]凉膈散)이나 해독방풍탕(解毒防風湯)으로 하여야 한다.
열독(熱毒)이 치성(熾盛)하여 두창(痘瘡)이 자적(紫赤) 번조(煩躁)하면 수독전(搜毒煎)이나 대연교음(大連翹飮)이나 서각지황탕(犀角地黃湯)으로 하여야 한다.
음허(陰虛) 혈소(血少)하여 조열(燥熱) 신혼(神昏)하면 사물탕(四物湯)이나 이음전(二陰煎)으로 하여야 한다.
음허(陰虛) 혈열(血熱)하여 대변(大便)이 불통(不通)하면 사순청량음(四順淸凉飮)으로 하여야 한다.
대변(大便)이 불통(不通)하고 실열(實熱)이 내옹(內壅)하여 흉격(胸膈)이 창민(脹悶)하면 전호지각탕(前胡枳殼湯)이나 삼황환(三黃丸)으로 하여야 한다.
이변(二便)이 모두 불리(不利)하여 실열(實熱)이 내체(內滯)하면 통관산(通關散)으로 하여야 한다.
소수(小水)가 적삽(赤澁)하여 사열(邪熱)이 내축(內蓄)하면 도적산(導赤散) 육일산(六一散)으로 하여야 한다.
심화(心火)가 성(盛)하여 경축(驚搐) 다담(多痰)하면 만씨우황청심환([萬氏]牛黃淸心丸)이나 칠미안신환(七味安神丸)으로 하여야 한다.
두창(痘瘡)이 조밀(稠密)하고 신열(身熱) 독성(毒盛)하여 양영(養營) 퇴열(退熱) 해독(解毒)하여야 하면 서점자탕(鼠粘子湯) 시호맥문동산(柴胡麥門冬散)으로 하여야 한다.
一. 순양(純陽) 무음(無陰)의 증(證)
발열(發熱) 섬어(譫語)하고 광망(狂妄) 조란(躁亂)하며 대갈(大渴) 대번(大煩)하고 귀수(鬼祟)를 보는 것 같으며 대변(大便)이 비결(秘結)하고 소변(小便)이 적삽(赤澁)하며 육맥(六脈)이 활삭(滑數) 급질(急疾)하면 이는 모두 화독(火毒)이 내치(內熾)한 증(證)이니, 당연히 앞의 법(法)을 쓰되 참작(酌)하여 치(治)하여야 한다.
진씨(陳氏: 진문중 陳文中)가 이르기를 "두진(痘疹)으로 날이 지나도(:經日) 장열(壯熱)이 제(除)하여지지 않고 다른 증(證)이 없으면 단지 육미시호맥문동산(六味柴胡麥門冬散)으로 치(治)하여야 한다. 만약 낫지 않으면 칠미백출산(七味白朮散)을 복용하여야 한다.
신(身)이 장열(壯熱)하고 대변(大便)이 견실(堅實)하며, 혹 구설(口舌)에 생창(生瘡)하고 인후(咽喉)가 종통(腫痛)하면 모두 창독(瘡毒)이 미진(未盡)한 것이니, 사간서점자탕(射干鼠粘子湯)을 써야 한다. 만약 응(應)하지 않으면 칠미인삼백출산(七味人蔘白朮散)을 써야 한다." 하였다.
정씨(程氏: 정신봉 程晨峯)가 이르기를 "두창(痘瘡)의 전후(前後)에 소열(燒熱)이 퇴(退)하지 않으면 아울러 혈허(血虛) 혈열(血熱)에 속(屬)하니, 단지 마땅히 사물탕(四物湯)에다 증(證)에 따라 가감(加減)한 것으로 하여야 한다. 갈(渴)하면 맥문동(麥門冬) 서각즙(犀角汁)을 가하여야 하고, 수(嗽)하면 과루상(瓜蔞霜)을 가하여야 하며, 담(痰)이 있으면 패모(貝母) 귤홍(橘紅)을 가하여야 한다.
절대로 기(忌)할 것은 인삼(人蔘) 백출(白朮) 반하(半夏)의 속(屬)이니, 혹 잘못 쓰면 해(害)가 작지 않다. 두창(痘瘡)은 양(陽)에 속(屬)하여 혈(血)이 대부분 허모(虛耗)하니, 단지 자음(滋陰) 보혈(補血)만 하면 그 열(熱)이 저절로 퇴(退)한다. 이것이 곧 양음(養陰) 퇴양(退陽)하는 의(義)이다." 하였다.
一. 두(痘) 후의 여열(餘熱) 발열(發熱)의 증치(證治)는 모두 두후여독(<痘後餘毒>)의 조(條)에 상세히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