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서유기[제36회] 당태종의 고난 [2]
두장군은 궁문에서 귀신을 막고 당태종은 귀부에서 살아오다
"과인은 병에걸린 뒤로 며칠동안 잠을 자지 못했는데 어젯밤은
경들이 지켜준 덕으로 편안히 잠을잘수가 있었소
경들이 고단할테니 이제 물러가서쉬고
밤이 되거든 다시와서 나를 지켜주오."
두장군은 황제에게 예를 올리고 물러갔다.
두 장군의 호위로 이삼일을 편안히 보내기는 했으나
태종은 밥맛이 없고 병은 더욱 깊어졌다. 태종은 밤마다 궁문을지키는
두장군의 노고를 보고만 있을수 없어서 숙보.현령.경덕.여희.등의
신하를 불러서 분부했다.
"이 이삼일 짐이 편히 잘수있었지만 진과 호 두장군이 날마다
밤을 새니 참으로 마음이 아프오 뛰어난 화공에게 두 장군의 모습을
그리게 해서 문에 부치면 어떨까 하는데 경들의 생각은 어떻하시오"
신하들은 황제의 뜻을 받들어서 그림을 그릴 화공을 찿아냈다.
갑옷과 투구를 갖추고 손에 무기를든 두 장군의 모습을 그려
문에 붙였더니 과연 밤이 되어도 아무일 없었다.
이렇게 해서 또 몇일이 지나갔다. 그런데 몇일이 지나자 후제문에서
기왓장 깨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났다.
태종은 또 잠을 설치고 날이 밝자 백관을 불러놓고 근심을 했다.
"며칠 앞문에서 아무런 괴변도 없기에 안심하고 있었더니
어젯밤에는 뒷문이 소란하여 잠을 잘수가 없었소."
"앞문에는 경덕과 숙보가 지키고 있어 요망한 귀신이 감히접근을
못하고 뒷문을 어지럽히는듯 하옵니다.
위징이 뒷문을 지키는것이 좋을듯 하옵니다."
무공이 아뢰자 태종은 이말을 받아드려 위징을 불러서
오늘밤 뒷문을 지키라고 분부를 했다.
과연 다음날까지 후제문에도 귀신은 나타나지를 않았다.
이래서 앞 뒷문이 모두 무사했는데 왠일인지 태종의 병은 깊어가기만 했다.
온궁궐이 근심속에 지내던 어느날 태후가 신하들을 불러서 태종의 후사를
의논하게 했다. 태종 역시 서무공을 불러서 국가의 대사를 말하고
삼국시대 촉 나라 황제 유비의 옛 일을 본따서 태자의 앞날을 부탁했다.
이렇게 후사를 대비한 태종은 목욕을하고 의관을 갗추고 운명을 기다렸다.
이때 위징이 태종의 옷자락을 붙잡고 상주했다.
"폐하! 심려를 푸시옵소서! 신에게 한가지 생각이 있아옵니다.
신은 기필코 폐하의 수명을 늘려 보겠나이다.
"내병은 이미 고황이 들어서 명이 바람앞에 등불같은 형편이오.
어찌 더 살기를 바라겠소?"
"신이 편지 한통을 폐하께 올립니다.명부에 가지고 가셔서
지옥의 판관 최각에게 주십시요"
"최각이 어떤자이오?"
"예 폐하! 선제를 섬긴 자로서 처음엔 자주 영이었는데
뒤에 예부시랑 까지 지냈사옵니다. 살아 있을때 그는 소신과 의형제를
맺었는데 죽어서는 명부의 염마왕 밑에서 생사의 명부를 맡은
판관으로 일하고 있사옵니다.신과는 꿈속에서 항상 만나고 있사온데
이 편지를 그에게 주시면 그는 신과의 정의를 생각하여
반드시 폐하를 쾌차하게 할것 입니다."
태종은 편지를 소매에 넣고 숨을 거두었다.황후.비빈.시종과 태자와
문무백관 모두 상복을 입고 소리를 높여 울었다.
태종의 시신을 넣은 관은 백호전에 모셔 두기로 했다.
태종의 영혼은 둥둥떠서 어느덧 오봉루를 빠져 나갔다.
그곳에 어림군[황제의 호위군사]이 태종을 모시고 사냥을 하려고
기다리고있었다. 태종은 기쁜마음으로 이를 윤허했다
어림군을 거느리고 얼마쯤 가자 사람들은 홀연히 사라지고
태종은 혼자 황량한 벌판에 건너게 되었다. 깜짝놀라 길을 찾고 있는데
저쪽에서 누군가 큰소리로 외쳤다.
"대당 황제 폐하께서는 이리로 오십시오"
태종이 소리나는 곳으로 걸어가니
한사람이 길바닥에 꿇어 앉아 인사를 올린다.
"폐하! 미리 영접 못한 죄를 용서하십시요"
"그대는 누구인가? 어찌나를 알고 나를 마중을 하시오?"
"신은 반달 전에 삼라전에서 경하의 용을 만났습니다.
그는 폐하께서 자신을 구해주겠다고 약속하셨으나
끝내 죽음을 당했다고 하였나이다
그래서 제일전에 진광대왕께서 즉시 사자를 파견하여
폐하를 여기로 오시게 하여 삼자 대질을 하기로 했답니다.
신이 그일을 알고 있었으므로 영접을 나왔습니다만
뜻밖에 영접함이 늦어졌나이다 용서하소서.
"그대 이름은 무었이며 지금 어떤관직에 계시요?"
"소신은 생전에 궁정에서 선제를 모시고 일하다가 자주의 영이 되옵고
예부시랑을 지낸 최각이라 하옵니다 지금은 명부에서
사건을 재결하는 판관을 맏고있아옵니다.
태종은 기뻐하며 그를 부축여 일으켜 세웠다.
"원로에 수고가 많았소!. 내 위징에게 그대의 이야기를 들었소.
마침 위징이 그대에게 보내는 편지가 여기 있소."
태종은 소매에서 편지를 거내 최 판관에게 주었다.
최각이 공손히 받아들고 봉함을 뜯고보니 다음과같은 사연이 적혀있었다
""항상 보살펴주시는 은헤를 입사옵고 위징은 머리를 조아려
대도안계형 최노 선생께 편지 한통을 드립니다 .
그 날 교분을 생각하면 지금도 그 음성 그 모습이 생전인듯 생생합니다.
그럭 저럭 여러해 동안 높으신 가르침을 직접 접하지는 못하였으나
오직 명절을 맞아 제물을 갗추어 제사를 지냈건만
받으셨는지 조차 종시 모르던중 형장께서 잊지 않으시고
꿈에 계시를 주셨기로 영전 하신것을 알았나이다
저승과 이승이 서로 갈라져 있다보니 뵙지 못함이 원통한 일입니다
금번 우리폐하 태종 문황제께서 명부에 들어가시면 틀림없이
삼자 대면이 있을것이니 형장과도 면회의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 되옵니다.
원컨데 생전에 생전에 지내던 정의를 통촉하시어 방법을찿아
우리폐하를 사바에 환생하게 하여주옵시면 감격도 감격하겠나이다
사례는 후일 하겠나이다.
판관은 편지를 읽고는 매우기뻣다.
"전일 위 관원이 꿈속에서 늙은 용왕을 벤것은 신도 이미 알고있었고
매우 감탄까지 하였습니다. 뿐만아니라 지금까지
저희 자손까지 보살펴주고 있습니다.
지금 이렇게 간곡한 편지를 보냈으니 폐하께서는 안심하소서
신이 폐하를 반드시 사바로 돌아가시게 하겠나이다."
태종이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있는데 저쪽에서 검은옷을 입은 두 동자가
정개와 보개를 들고와서 큰소리로 아뢰었다.
"염황께서 부르시나이다!"
태종이 최판관과 동자를 따라가니 앞에 성이 나타났다
성문에는 큰패가 걸려있는데 거기에는 금으로 "유명지부귀문관"
이란 일곱글자가 큼직하게 씌어있었다. 동자는 깃발을 들고
태종을 인도하여 성중으로 들어갔다. 거리의 한옆에 당고조 이연과
형 건성 아우 원길등이 서있다가 태종을 보고 다가오며 말했다.
"세민이가 왔다! 여! 세민이가 왔다!"
건성과 원길은 대들면서 목숨을 살려내라했다.
태종은 미쳐 피하지 못하고 그들에게 붙들렸다.
다행이 최판관이 어금니가 쑥나온 청귀를 불러 두사람을 쫒아주어
태종은 간신히 몸을 뺄수가있었다.
다시 이삼리를 걸을때 청기와를 이은 누대가 나타났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누대였다.
태종이 바라보니 저쪽에서 구슬을 꿰맨 환패소리가 짤랑짤랑울리고
향긋한 선향 냄새가 코를 지르는데 바깥쪽에는 한쌍의 등불이 켜져 있었다
그 뒷쪽에서 열사람의 염왕이 층계를 내려와서 다가왔다.
그들이 바로 진광왕 .초강왕.오관왕.염라왕.평등왕.태산왕.
도시왕.변성왕.전륜왕. 이다.
그들은 삼라전에 나와 허리를 굽히고 태종을 맞이하려고 했으나
태종은 사양하고 앞으로 나가지 않으려고 했다.
"폐하는 사바의 인왕이요 우리는 명계의 유왕이옵니다.
신분으로 보아도 대등한데 어찌 그리 사양을 하십니까?"
"저는 대왕들에게는 죄인 입니다.! 어찌 인간계와 유명계
인간과 귀신을 논할수 있겠습니까?"
태종은 거듭 사양하다가 이윽고 삼라전으로 갔다.
염왕과 인사를 나누고 주객이 모두 자리에 앉았다.
잠시후 진광왕이 읍하고 태종에게 물었다.
"경하의 용왕은 폐하께서 살려주신다고 약속을 해놓고
도리어 죽였다고 하소연을하는데 어찌된 일이옵니까?"
"저는 꿈에 용이 살려달라고 간청하는 말을 듣고
틀림없이 살려주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러나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것이 하늘에 법인지라
그용은 저의 신하 위징에게 처형을 당하기로 되어있었습니다
저는 위징이 그를 처형하지 못하도록 위징을 불러
전상에서 바둑을 두며 밤을 새웠습니다만
위징이 깜박 조는사이 꿈에서 용을 베고 왔습니다
저는 그런 사정을 전혀 모르고 있었지요. 또 용왕은 분명
하늘에 법을 어기고 죄를 지었으니 벌을 받는것은 당연하다 하겠습니다
그러니 어찌 전적으로 저에 죄 라고만 할수 있겠습니까?"
염왕은 태종의 말을 듣고 땅에 엎드렸다.
"그용은 처음부터 남두성에 망자장에 인간계의 관리손에
목숨이 떨어지게 적혀 있었기에 저희들도 일찌기
그렇게 될줄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용이란 놈이 여기서
잘잘못을 가려야 한다며 무슨일이 있더라도 폐하를 이곳으로 불러
삼자 대면을하자고 떼를 쓰기에 지금 놈을 전생 시키기 위해
윤장에 보내 두었습니다. 그래서 폐하를 오시게 한것이니
부디 양해하시고 번거롭게한 저희를 용서 하시옵소서."
말을 마치고 염마왕은 판관을 불러 분부하였다.
"곧 장부를 가져와서 폐하의 사바수명과
재위 연한이 언제까지인지 알아오라!"
최판관은 황급히 사무보는 방으로가서 서류를 찿아
"천하만국국왕천록총부"를 꼼꼼히 살폈다.
남선부주의 대당태종황제 편에 는
정관일십삼년[一十三年]이라고 적혀있었다.
놀란 최판관은 급기야 큰 붓에 먹을 듬뿍 찍어서 일자위에
두줄을 더 그어서 삼[三]요렇게 만들어 바쳤다.
동방삭이는 제가 그랬다더니 요건 최판관이 저지른 청탁에위한 서류변조다
ㅎㅎ
십대 염왕이 처음부터 흩어보니 태종의 이름아래에
삼십삼년이라고 적혀있었다.염라대왕이 깜짝 놀라서 물었다
"폐하께서 등극하신지 몇년이 되옵니까?"
"올해로 십삼년이 옵니다"
"폐하 안심하시옵소서 폐하께서는
아직 이십년 수명이 더 남았사 옵니다.
이제 조사가 끝났으니 아무쪼록 사바로 돌아가십시요"
태종은 이말을 듣고 허리를 굽혀 예를 올렸다.
염왕은 최판관과 주태위에게 일러 환생케하라고 일렀다
당태종 이세민은 최판관의 기지로 사바세계에 무사히 환생할것인지 ?
서유기는 다음 [제38회]로넘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