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磨銀漢轉成圓 (월마은한전성원)
달은 은하수를 지나면서 둥그레지고
素面舒光照大千 (소면서광조대천)
그 하얀 얼굴은 온 누리를 비춰주내
連臂山山空捉影 (연비산산공착영)
팔과 팔을 이은 듯 산들이 달그림자라도 헛되이 잡고자하나
孤輪本不落靑天 (고륜본불낙청천)
외로운 달은 하늘에서 떨어진 적이 없다네
* 銀漢은한 : 은물결, 즉 은하수를 말함
우리나라의 한강漢江도 은하수와 관계가 있으며,
인도의 갠지스강도 은하수를 뜻한다.
* 소면素面 : 하얀 얼굴 소박한 얼굴을 말함
* 대천大千 : 온누리, 우주
* 연비산산連臂山山 : 산과 산이 어깨동무한 모습
달밤에 산에서 주위를 보면 느낄 수 있다.
산들이 달이 가는 것을 막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부처님의 전생 설화 가운데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산산山山은 원숭이를 말한다.
부처님이 수행자시절에 500마리의 원숭이들이
달밤에 수행하는 모습을 보았다.
한 원숭이가 수행자에게 선물하기를 제안했다.
그러자 다른 원숭이가 달을 따서 수행자에게 주면 좋겠다고 하였다.
그러자 모든 원숭이들이 하늘에 있는 달을 어떻게 따느냐고 하자
한 원숭이가 말하길“아까 여기 오다가 우물이 있는데
그 우물 안에 달이 있으니 그 달을 건지면 되겠다.”고 하는 것이다.
이 말을 들은 모든 원숭이들이 그 우물에 가서 보니
정말 달이 우물에 있는 것이다.
우물이 아무리 깊어도 우리들이 손에 손을 잡고
들어가면 건질 수 있다고 생각하여 모두 우물에 들어갔지만
깊이 들어가기도 전에 그만 한 마리 한 마리 차례로 죽고
마지막까지 다 익사하고 만다. 원숭이들은 달을 보시하려는 마음이 있었으며
비록 성공은 하지 못했지만 그것이 인연이 되어,
수행자가 부처님이 되었을 때 500명의 제자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한편 무비스님(前조계종 교육원장)이 가려 뽑은
명구名句 100선 중 하나를 소개 한다 :
“참 부처님
月磨銀漢轉成圓 (월마은한전성원)
달이 은하수를 지나느라 닳고 닳아서 저리도 둥글어졌는가
素面舒光照大千 (소면서광조대천)
희고 흰 얼굴에서 빛을 놓아 대천세계를 비추네
連臂山山空捉影 (연비산산공착영)
원숭이(성성이)들이 팔을 이어 부질없이 달을 잡으려고 하나
孤輪本不落靑天 (고륜본불낙청천)
외로운 달은 본래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았네
“천강에 물이 있으니 천강에 달이 있다(千江有水千江月).”라는 말이 있다.
천강에 있는 달은 진짜 달은 아니고 그림자 달이다.
하늘에 있는 달이 진짜 달이다.
불교의 말은 비유나 상징적인 표현이 매우 뛰어나다.
달 이야기도 역시 아름다운 비유의 말이다.
여기에서 달은 부처님을 비유한 것이다.
부처님은 그 설명이 복잡다단하다. (중략)
5백 마리의 원숭이들이 그 마을 뒷동산에 살았다.
사람들이 하는 일을 평소에도 흉내를 잘 내는 그들은
‘우리들도 공양거리를 부처님께 올리자’고 의논하였다.
그러나 사람들보다 다른 아주 특별한 공양거리를 올리기 위해 찾다가
마침 큰 연못에 떨어져 있는 보름달을 발견하였다.
그들은 모두 나무 위에 올라가서 팔을 뻗고
또 이어가며 뻗어서 건지려고 하였는데,
그 달은 건질 때마다 흩어졌다. 기다렸다가 또 건지고 또 건지고를 하다가
5백 마리의 원숭이들은 힘이 다하여 모두 연못에 빠져 죽었다.
그 갸륵한 마음씨 덕분에 뒷날 다시 태어나서 5백 아라한이 되었단다.
달은 본래로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닌데 그림자 달을 잘못 알고 건지려 했다.
법당 기둥에 주련으로 써서 걸어두고 부처님을 찾는 사람들에게
참 부처님이 무엇인가를 일깨워주는 글이다.
우리들이 알고 있는 법당의 천불 만불은 모두가 응화신應化神이다.
심지어 역사적인 석가모니 부처님 까지도 역시 응화신이다.
진짜 부처님은 언제나 변함없이 떠 있는하늘의 달 같은 우리들의 마음이다.
그 달은 은하수 보석 밭에 닳고 닳아서 둥글게 된 것이 아니다.
설사 초생달이나 반달이라 하더라도 우리가 그렇게 볼 뿐 본래의 달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
부처님도 수행을 통해서 얻어진 그런 모습의 부처님은 진정한 부처님이 아니다.
무수한 사람들이 각각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도 본래의 마음 달은 다르지 않으며
그 다르지 않은 것이 참 부처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