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1권 2-25
2 기행紀行 25 감천甘泉 단 샘
객로쌍빈성客路雙鬢星 나그네 생활에 두 귀밑이 희끗희끗한데
장정부단정長亭復短亭 긴 참站 거쳐 또 다시 짧은 참站이라.
망운하표묘望雲何縹緲 구름 바라보면 어찌 그리 아득한가?
고영태령빙顧影太伶俜 그림자 돌아보면 너무나 고독하네.
고류천사벽古柳千絲碧 늙은 버들 일천 실이 푸르러 있고
요잠일발청遙岑一髮靑 먼 곳 멧부리는 머리같이 푸르구나.
환차인세사還嗟人世事 애달파라, 사람의 세상일이여!
수식굴원성誰識屈原醒 그 누가 굴원屈原의 깬 것 알아주리.
나그네 길에 두 살쩍 희어지고
긴 역정에도 짧은 역정 거쳐 왔다
구름 바라보면 어찌 그리도 아득하고
그림자 돌아보면 너무나도 고독 하도다
오래된 버드나무, 천 가닥 실처럼 푸르고
멀리 산봉우리는 한 가닥 터럭처럼 푸르다
그러나 탄식하노니 사람의 세상일이여
그 누가 굴원이 깨어있는 사람인 줄 알아주나
►장정부단정長亭復短亭 먼 역정과 가까운 역정驛程
역정驛程 역과 역 사이의 거리 또는 이수里數. 거쳐 지나가는 길이나 과정.
►참站
중앙 관아의 공문을 지방 관아에 전달하며 외국 사신의 왕래,
벼슬아치의 여행과 부임 때 馬匹을 공급하던 곳.
주요 도로에 대개 25리마다 하나씩 두었다.
►표묘縹緲(縹渺) 끝없이 넓거나 멀어서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어렴풋함.
‘휘날릴 표/옥색 표縹’ ‘아득할 묘緲’
►령빙伶俜 고독하다. 외롭다.
‘영리할 령(영)伶’ 영리怜悧하다. 외롭다. 下人
‘부릴 빙俜’ 부리다. 맡기다. 호협豪俠하다(호방하고 의협심이 있다)
►요잠遙岑 ‘멀 요遙’ ‘岑 봉우리 잠, 산세 험준한 모양 음’
►굴원屈原 전국시대戰國時代 초楚의 먼 왕족․
그는 충성을 다하여 나라를 도우려다가 奸臣들의 모략으로 쫓겨나
고향인 소상강瀟湘江 근처로 돌아가 <초사楚辭>25篇을 지어 大詩人이라는 이름을 남겼다.
그 중의 어부편漁夫篇에 "세인개취아독성世人皆醉我獨醒”이라는 귀절이 있어 여기에 그런 말이 있는 것이다.
굴원은 필경 나라가 망하는 꼴을 볼 수 없다하여 멱라수汨羅水에 몸을 던져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