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편적(普遍的) 부르심과 특별(特別)한 부르심에 상응하는 청(請)함과 택(擇)하심이 있다.
“청(請)함을 받은 자는 많되 택(擇)함을 입은 자는 적으니라”
(마 22:14)라는 그리스도의 말씀에 대한
다음과 같은 극악(極惡)한 오해(誤解)가 있다.
우리가 위에서 논의했던
두 가지 종류의 부르심에 대한 이해를
흔들림 없이 분명하게 견지(堅持)하고 있다면,
이에 관한 어떤 모호함도 없을 것이다.
하나님이 외적(外的)인 말씀의 선포(宣布)를 통하여
모든 사람을 자기 자신에게로 동등하게 초청하시는
보편적(普遍的) 부르심이 있다.
심지어
그 선포로 인하여 “사망에 이르는 냄새"(참조, 고후 2:16)가
풍기게 되거나
더욱 엄중한 정죄의 소지가 드러나게 되는 자들도 부르신다.
그리고
다른 종류에 속한 특별(特別)한 부르심이 있다.
하나님은 과분하게도
오직 신자(信者)들만을 가장 중(重)하게 여기신다.
그는 자기의 영(靈)의 내적(內的) 조명(照明)을 통하여
선포된 말씀이 그들의 마음에 내주(內住)하게 하시는 한편,
때때로 단지 한동안 조명(照明)만 해주신 자들도
그 말씀에 참여하게 하신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 자신의 배은망덕 때문에
마땅히 버림을 받게 되고
훨씬 더 눈먼 상태가 되는 벌을 받게 된다.
그런데
주님은 복음(福音)이 멀리, 널리 공표되어도
많은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되고
오직 소수 사람들에 의해서만 가치를 인정받을 것을 바라보시고,
하나님을 왕의 신분으로 묘사하신다.
그는 장중한 잔치를 베풀고
자기의 전령들을 두루 돌아다니게 해서
큰 무리를 청하지만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이 응할 수 있게 된다.
각자 어떤 사정이 생겨 갈 수 없다는 이유를 내세운다.
그들이 거절하므로
할 수 없이 왕은 네거리에 가서 만나게 되는 사람은
모두 청하기로 한다(마 22:2-9).
여기까지의 말씀을 통하여서는
이 비유가 외적(外的)인 부르심에 관한 것이라는 사실을
모든 사람이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런데
주님이 말씀하시는 이후의 부분을 보면,
하나님은 선한 주인과 같이 행동하신다.
그는 식탁을 번갈아 옮겨 다니시면서
다정하게 자기의 손님들에게 인사를 나누신다.
그러나
혼인 예복이 아니라
자리에 걸맞지 않은 옷을 입은 사람을 발견하게 되시면
깨끗하지 못한 복장으로 잔치의 즐거움을 욕되게 한다고 여기셔서 영접하지 아니하신다(마 22:11-13).
이 본문은 믿음의 고백을 하면서 교회에 들어오기는 하나
결코 그리스도의 성화(聖化)의 옷을 입고 있지는 않은 자들에게
적용된다고 이해해야 함을 나는 인정한다.
하나님은 자기 교회의 이러한 치욕들,
말하자면 암덩어리들을(xapywata) 항구적으로 그냥 두지 않으실 것이며,
잘라내 버림으로써 그 수치에 걸맞은 대가(代價)를 치르게 하실 것이다.
그러므로
부르심을 받은 많은 수의 사람들 중에
택함을 받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참조, 마 20:16).
신자들은 이러한 부르심이 있다고 해서
그것에 비추어 자기들의 택함 받음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이런 보편적 부르심은 불경건한 자들에게도 공통되지만,
이와는 다른 특별(特別)한 부르심은
중생(重生)의 영(靈)(참조, 딛 3:5),
즉
우리를 위한 미래(未來)의 기업(基業)의 보증(保證)과
인(印)이 되시며(엡 1:13-14)
여호와의 날에 우리의 마음에 인(印)을 치시는(고후 1:22)
여호와의 영과 함께 주어지기 때문이다.
요컨대
참되게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들과는 구별되는
위선자(僞善者)들이 자기들의 경건을 자랑할 때,
그리스도는 그들이 그동안 잘못 차지하고 있었던 곳으로부터
바깥으로 내던져질 것이라고 선언하신다(마 22:13).
이는 마치 시편의 다음 말씀들과 같다.
"여호와여 주의 장막에 머무를 자 누구오며 "(시 15:1),
“곧 손이 깨끗하며 마음이 청결하며 "(시 24:4),
“이는 여호와를 찾는 족속이요 야곱의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는 자로다"(시 24:6).
이렇듯 여호와의 영(靈)은
신자들을 권고하시고 인내(忍耐)에 이르게끔 하셔서
그들이 교회에서 이스마엘 자손들과 섞여 있는 것을
고통스럽게 여기지 않도록 하신다.
왜냐하면
이스마엘 자손들은 끝내는 가면이 벗겨져
불명예를 안고 내던져질 것이기 때문이다.
- 칼빈의 예정론(기독교강요(3권 24장 8)-라틴어 최종판 직역, 생명의 말씀사, 문병호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