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부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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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밧#베르디 오페라#느브갓네살

“나부코”

오페라의 거장이라 불리는 주세페 베르디(1813~1901)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같은 해에 태어난 오페라 작가 독일의 리하르트 바그너와 쌍벽을 이루는 인물입니다.

베르디는 1841년에 오페라 "나부코"를 완성하면서 일약 이탈리아의 국민 영웅으로 탄생하는 계기가 됩니다. 베르디 당시 이탈리아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지배를 받고 있었고 베르디는 '에르나니', '잔 다르크', '레냐노의 전쟁' 등 애국적인 독립 정신을 표현한 작품을 많이 썼습니다.

당시 이탈리아는 민족주의 열기가 피어오르고 있던 시절이었고, 그런 조국 이탈리아의 현실을 담아 오페라 "나부코"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오페라 '나부코'는 성경의 ‘열왕기’, 다니엘서’, ‘예레미아서’ 등에 나오는 바빌론 유수 사건을 기초로 하고 있습니다. '나부코'라는 오페라 명도 성경에 나오는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을 이탈리아어로 바꾸어 놓은 것입니다.

나부코는 총 4막으로 이루어진 오페라로써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바빌로니아의 왕 나부코가 예루살렘의 솔로몬 성전을 침공합니다. 포로가 된 예루살렘 왕의 조카 이스마엘과 나부코의 둘째 딸 페네나 공주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며 이스마일을 사랑하는 큰딸 아비가일이 이를 질투합니다.

나부코는 이스라엘의 신을 모욕하고 성전을 불태우라고 명령하고 아비가일은 자신의 어머니가 노예 신분이었고 왕위가 동생 페네나에게 돌아가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배신감에 싸인 아비가일에게 바알 대제사장이 유대교로 개종한 페네나를 죽이고 왕위를 폐하고 왕이 되라고 부추깁니다.

나부코는 히브리 왕관을 쓰고 자신이 신이라고 선포하는 순간 벼락을 맞고 쓰러집니다. 왕관을 집어쓰고 스스로 왕이 된 아비가일은 페네나와 히브리 포로들을 모두 죽이라고 명령합니다. 정신이 온전치 못한 나부코는 페네나를 살려달라고 애원하지만, 아비가일에는 나부코를 감옥에 가둬버립니다.

나부코는 감옥에서 히브리인의 신, 하나님께 회개의 기도를 하자 군사들이 돌아와 왕권을 회복하고 히브리 포로들을 풀어줍니다. 스스로 독약을 마신 아비가일은 페네나에게 용서를 구하고 숨을 거둡니다

이스마엘의 자유를 향한 투쟁, 공주와의 사랑, 유대교로의 개종, 나부코의 시련과 하나님에 대한 깨달음 등 극적인 내용을 두루 담고 있습니다.

특히 오페라 3막 2악장에서 유프라테스강 강가에서 쇠사슬에 묶여 노역하다 고향 땅을 그리며 부르는 유대인들의 "노예들의 합창 (가라, 내 마음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 (Va Pensiero))“ 은 베르디 오페라의 진수를 느끼게 합니다.

이 곡은 포로 생활과 노역에 시달리며 고향을 그리워하는 유대인들에 대한 애환과 유일신 여호와를 향한 간절한 민족 회복의 기도, 그리고 결국 그들을 고향 땅으로 돌아가는 내용이 담긴 아주 서정적인 곡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S6L_9xUT5E

오페라 초연 후, 고국을 그리며 부르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꿈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 가라’는 이탈리아인들 속에 잠자던 저항 의식을 깨워 그들의 심장을 뜨겁게 달구었고, 이후 이탈리아 통일 운동 리소르지멘토를 대표하는 노래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이탈리아에서는 <나부코> 공연 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 나오면 모두 기립하고 앙코르를 요청한다고 합니다. 이 곡은 이탈리아 오페라 공연 중에 앙코르가 허용된 유일한 곡입니다.

그리고 1848년. 유럽 전체가 혁명의 열기에 휩싸였을 때 밀라노에서도 민중봉기가 일어나 오스트리아군을 도시에서 몰아내는 이른바 “영광의 5일”, 친퀘 조르나테가 이루어집니다.

베르디의 바람대로 이탈리아는 1870년 독립을 얻게 됩니다. 조국을 잃은 슬픔과 독립의 의지를, 성경(다니엘서)을 토대로 오페라를 통해 국민에게 전파하려 했던 베르디의 믿음이 결실을 맺은 것입니다.

주전 550년경의 유대인이 겪은 바빌론 포로기의 이야기가 그로부터 2,400여 년이란 세월을 넘어 다시 새롭게 살아났던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그것은 기록과 기억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의 영원성 때문일 것입니다.

토라는 과거의 말씀이 아닌, 지금 살아 숨을 쉬는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월간샤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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