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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어쩌면 너무 짧아서 더 아름다운건지도 모르겠다.
그 가을 날...
눈부시게 아름다운 아홉번째 바우길 탐사길을 나선다.
오독떼기 전수회관 앞에서 바우길 탐사대원 여러분과 합류하고......
간단한 스트레칭과 함께 채비를 갖추고 '풍호연가' 길을 떠난다.
오독떼기는 농사를 지으면서 피로를 잊고 능률을 올리기 위해 부르는 농요(農謠)로
‘들노래’ 또는 ‘농사짓기’소리라고도 한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세조(재위 1455∼1468)가 동해안 일대를 돌아보다가
오독떼기를 잘 부르는 사람을 뽑아 노래하게 하고 상을 주었다고 한다.
오독떼기에 대한 의미로는 다섯 번을 꺾어 부르기 때문에 오독떼기라고 했다는 설과
‘오’는 신성하고 고귀하다는 뜻, ‘독떼기’는 들판을 개간한다는 뜻에서 생겼다는 설 등이 있다.
내용은 모내기소리, 김매기소리, 벼베기소리, 타작소리로 구성되어 있다.
강릉 학산오독떼기는 이 지방의 토속민요로서 보호하고 전승하기 위해
무형문화재로 지정하였다고 한다.
다리를 건너 굴산사지 방면으로 간다.
다리 난간위의 거꾸로 엮은 볏단이 특이하다.
굴산사지 당간지주...
신라 문성왕(文聖王) 9년(847) 범일국사(梵日國師)가 창건한 굴산사의 옛터에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당간지주이다에 속하며 보물 제86호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굴산사는 범일국사가 당나라 유학시 왼쪽 귀가 떨어진 승려가 고향에 자신의 집을 지어달라는 청으로 지은 사찰이라고 한다.
당간지주는 깃대를 고정하기 위하여 사찰의 입구나 뜰에 세우는 두 개의 돌기둥이다.
옥봉마을이다.
한 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가격때문에 귀한 몸이셨던 배추..
한가로운 시골마을 길..
돌아보면 여유롭지 않은 것이 없다.
황금들녘..그리고 파란 하늘과 푸른 산을 이고 지고 있는 마을도......
감나무 아래 빨간 우체통...
문득 윤 도현의 '가을 우체국 앞에서'란 노래가 생각난다.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노오란 은행잎들이 바람에 날려가고
지나는 사람들같이 저 멀리 가는 걸 보네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까?
......중략......
하늘 아래 모든 것이 저 홀로 설 수 있을까..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우연한 생각에 빠져 날 저물도록 몰랐네 ♩"
이 아름다운 날..아름다운 사람들과 더불어
아름다운 노래를 흥얼거리며 걸을 수 있으니 우린 정말 축복받은 사람들이다.
수령이 30년이 넘었다는 엄나무..
추억속의 꽃 '다알리아'
길은 너무나 아름다운 것들을 끊임없이 베풀고 있었다.
오독떼기의 고장 학마을...
일손이 모자란 농촌에서 대처로 나간 자식들보다 더 큰 힘이 되어주는 농기계들..
가을걷이에 한창이다.
운동회 준비가 한창이던 작은 초등학교를 지나 다시 마을 길로...
추수가 끝난 빈 들을 지난다.
파아란 하늘에 점점이 떠 있는 구름을 이고 지나는 들녘..
그 빈 들녘을 그림자 드리우며 걷는 우리...
'우리' 라는 말이 얼마나 가슴 뭉클하고 훈훈한 말인지...
솔밭을 지나 햇살 가득한 큰 길로 나선다.
이대로 차도를 걸어도 불편할 게 없어 보일만큼 한가로운 정취에 푹~ 빠져 걷다보니
또 다시 호기심을 자극하는 길로 들어선다.
하늘이 너무 파래서 미류나무 꼭대기에도 구름 한 점 없는
작은 마을로 다시 접어들었다.
고향의 냄새 가득찬 곳에서 그늘로 찾아들어 잠시 뜨거워진 발바닥을 식힌다.
수수와 조가 익어가고 호박이 딩구는 거름 냄새 가득한 이 곳이 우리들 마음의 고향은 아닐까?
알알이 익어가는 수수이삭 위에 잠자리 한 마리 사뿐히 올라앉았다.
잊고 있던 정겨운 풍경에 마음의 모든 시름을 덜어낸다.
감나무는 주렁주렁 매달린 감들로 가지가 휘어지는 풍요...
밤송이...소중한 어렸을 적 기억을 떠올리기에 더없이 멋진 소재다.
거꾸로 매달려 말리고 볏단...
이렇게 말린 벼가 이천쌀 부럽지 않은 맛난 쌀이 된다고 하니.. 농군의 지혜가 돋보인다.
한낮 햇살 가득한 날씨임에도 어둑어둑한 숲길..
그 길 위에서도 곱개 채색된 가을 추억을 만든다.
곱고 예쁜 숲 속 오솔길이 이어진다.
모전리...
앞으로 이어지는 길 위에서 자주 보게될 이름이다.
발끝으로 느껴지는 황토의 보드라움..그리고 그윽한 솔향기..
정감이 마을 등산로...
그야말로 정감이 가는 이름의 마을 산자락을 따라 걷는다.
환상의 콤비...
바우길, 그리고 우리 인도행이다.
멀리 바다가 바라다보이는 숲길 전망대..
선두그룹은 이미 자리를 뜨고 있었다.
잠시 멀리 보이는 바다를 바라보다 이내 걸음을 옮긴다.
경운기가 딸딸거리는 산길을 걷다보니..
어디선가 고소한 냄새가 폴폴~~~ 바람결에 날려온다 싶었다.
오호~ 묶어 세워놓은 깻단에서 날아온 향기였다.
마을 이름처럼 정감이 가는 길을 걷는다.
모전리...
때론 황톳길에 발이 빠지기도 하지만...
두 발이 누리는 호사에 비하면 그 정도 쯤이야...
반짝거리는 억새의 향연...
풍호연가 길이라는 명성에 걸맞는 듯 하다.
어쩐지 그리워지는...어쩐지 쓸쓸해지는...
그 길위에서 아주 고운 가을빛을 만났다.
억새와 단풍...그리고 향기로운 가을날의 추억...
미소가 아름다운 샤인님~
추억을 만드는 마술사 차리님..
파아란 하늘..그리움..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와 붉은 잎들의 배웅을 받으며 다시 걸음을 옮긴다.
또 다른 가을을 만나기 위해서...
이름모를 들꽃...
이도 분명 그 이름이 있을진대......
키 작은 솔숲을 지나며...첫걸음님...
나만큼이나 작은 소나무 숲길은 한참이나 긴 여운을 남기며 이어진다.
이 언덕을 내려가면 어떤 마을이 기다리고 있을까?
정감이마을 등산로는 옛날 이야기와 함께 끝이 난다.
빠질 수 없는 이야깃거리...남녀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다.
바우길 탐사대원께서 설명해 주던 저수지인 듯 한 물가..한가로운 풍경이
두 눈을 시원하게 반겨준다.
이 조용한 시골마을의 작은 수변공원에서..
우리들의 행복한 만찬이 열린다.
이야기 꽃이..웃음 꽃이 활짝 핀 향기로운 만찬이었다.
ㅎㅎ 웃음이 묻어나는...
우리들의 배꼽을 빼놓을 뻔 했던 파란하늘홍 언니의 욕조컵..
그리고 귀엽고 앙증맞은 샤인님의 컵...
건강미인 파란하늘홍님...
첫걸음이 더불어 행복하셨을거라 믿으며...
무엇을 위한 인증샷인지 아는 사람만 안다는 전설이 생겨난다. ㅎㅎ
웃음이 가득한 식사시간이 끝나고 이제 다시 풍호의 가을연가를 듣기위해 준비를 갖춘다.
정감이 수변공원을 떠난다.
갈햇살 가득히 쏟아지던 작은 수변공원을 떠나며 아쉬움에 뒤롤 돌아본다.
시골 집 토담가엔 코스모스가 한들거리고 나무가지끝엔 흰구름이 매달린다.
길게 이어지는 걸음..
그리고 아쉬운 가을...
그렇게 짧은 가을은 소리없이 왔다가 추억이란 이름으로
우리 곁을 떠나려 소리없는 손짓을 하고 있었다.
세심한 배려... 면사무소의 열린 화장실을 찾는다.
가을이 달콤함을 알게 해 주던 과실나무...
미처 손대지 못한 고추밭..
그렇게 감이 익어가는 마을을 지나며 떨어진 감을 주워 맛을 보던 일행들..
그 분들 마음속엔 풍호연가 길 = 달콤한 길이라는 기억이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콩 꼬투리가 툭툭 벌어지는 콩밭 옆을 지난다.
어쩐지 메주 삶는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어느 집 소 우리안에 작은 송아지가 고개를 내민 것을 보고..
얼른 달려가 녀석을 담는다.
순한 눈망울...
주황빛 가을..
그 길 한켠엔 모과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높은 가지위에 매달린 수세미...가을은 그렇게 모든것이 풍성하기만 하다.
가을 날 오후볕은 어찌 그리 야속하리만치 짧은지...
갈 길이 얼마나 남았는지 그 길이를 알 수는 없지만,
그림자는 점점 길어지고 있었다.
작고 아담한 마을 안길을 지난다.
도란도란 이야기소리가 끝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 마음은 이제 곧 추억이 될 아름다운 길을 두 눈 가득 담아가고 있었다.
길 가의 꽃들조차 정답기만 한 길 위에서..
이미 지난 추억도 한 조각 끄집어 낼 수 있는 여유로운 걸음..
기차가 다니는 작은 마을 하시동 3리 ...
방금전에 지나간 기차의 여운이 길게 남는다.
연꽃은 이미 다 사그러지고 없지만..
화려했던 한 여름..그 뜨거웠던 열기를 떠올리기엔 부족함이 없다.
하시동 풍호마을의 석호 (潟湖) 그리고 녹두정...
이 곳 풍호마을은 대규모 연꽃단지를 조성해 녹색농촌체험관광을 이끌고,
축제기간동안 볼거리체험, 연꽃을 이용한 먹을거리등을 제공한다고...하니
농촌의 모습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연꽃이 지고 난 연꽃단지에서 바람따라 옆으로 누우며 비명을 지르는 부들 ...
돗자리 등을 엮는데 주로 이용이 된다고 하는데,,,
그냥 얼핏 지나며 갈대라고 생각할 뻔 했다.
나뭇사이로 풍호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위에서...
쉬는 모습도 가지각색..
마구잡이로 파헤쳐진 풍호를 내려다보며 상한 마음을 다스리며 걷는다.
이 분....
인도행의 보석같은 분이다.
봉사하시는 많은 분들이 각각의 색깔을 가진..
개성이 뚜렷한 보물들이다.
그 중 한 분......
옥정호 도보 때 눈에..가슴에.. 콱! 박아온 구절초...
그 작은 꽃밭을 지나서..
이제 사구로 접어들기 전....
풍란님의 타고난 개그가 작렬한다.
허수비님과 삼순이님...
작은꽃잎님..그리고 소서님<?>
불도저님과 하모니카님의 환한 미소...
개그...타고난 개그여왕이신 것 같다...풍란님(맞나? 틀리면 어쩌지? ㅠ.ㅠ)
하시동 해안사구.....
사구 지정 명칭을 놓고 지역주민간 갈등을 빚었던 이 사구의 명칭이
하시동 안인사구로 명칭이 확정된 곳이다.
사구에 대해 설명을 하고 계신 마음나그네님...
바우길 탐사대의 하시동님....( 맞나요? 틀릴까봐 좀 걱정이 되네요....)
안인사구에서의 단체사진...
삼순이님...
차리님..
쉴 곳을 찾아서...
ㅎㅎ 쉴만한 물가......
해란초......
작고 앙증맞은 모습을 발견하고 엎드려 찍은 사진...
탐사대원 한 분께 여쭈었더니 이쪽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계신 여성탐사대원분에게 질의...
해란초...
이름도 곱다.
해풍을 맞으며 쉰 이 시간을 접고
이제 다시 길 위로 나설 시간...
얼마쯤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다보니 하시동. 안인사구의 보존 야생 동,식물 도감과
하구 안내도를 지난다.
아름다운 사람들......
하루..이들과의 동행에 내가 얻은 행복감은 말로 할 수 없을만큼 크다.
바다위의 유람선......
문득 이 길위에서도 어디론가 떠나고싶단 생각을 한다.
넘플님...
염전 해수욕장을 지나며 본 강태공......
저들이 진정 낚고 싶은 건 무엇이었을까?
아름다운 바닷가......그 여유로운 풍경...
학꽁치.....
그림으로..사진으로만 봤던 그 학꽁치의 실물을 처음 만났다.
해안가를 지나 야트막한 언덕을 오르다보니 드디어 최종목적지인 안인항 표지판이 보인다.
여기는 안인진2리....
수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돌아오던 철길...
구수한 된장국 냄새가 나는 듯 한 근대....
참 싱그럽게 자란다.
근대는 원래 명아주과의 식물인데..비트의 한 변종이라 하지만
비트와는 달리 뿌리보다는 잎과 잎자루가 잘 발달되어 있다. 2년생 식물로 기르기도 쉽고
잘 자라며, 약간 더운 날씨에도 견딜 수 있어 흔히 집 안에 심어두고 먹을 수 있다.
안인항에 도착했다...
이제 바우길 탐사대 여러분과 작별을 해야 할 시간..
그 고마운 마음을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으랴......
항구의 비릿한 내음속에..
이 곳 저 곳을 둘러본다.
이게 연어라는데......
말린 연어는 첨 본다.
뒤늦게나마 우리의 걸음을 챙기러 오신 바우길 이 순원 선생님...
역시 대장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싶다.
안인항......
항구라 하면 왜 무턱대고 누군가의 애환이 담겨있을거라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다.
멀리.....정동진이 보인다.
모래시계로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진 정동진..
하지만 난 알려진 그 곳보다 이 작은 항구가 훨씬 더 마음에 남는다.
언제나 강태공들을 보면 묻고픈 말들......
물고기를 낚는 건지..누군가의 말처럼 세월을 낚는 건지...푸훗~
등대....
언제부턴가 아무 이유없이 외로움의..쓸쓸함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어쩌면 이 한 편의 시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넘플님과 불도저님...
눈부시게 파란 하루...
어쩌면 그래서 서러운 감정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하모니카님의 멋진 음성으로 들어보는 서 정주님의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우리의 가을 날을 화려하게 수 놓아주신
마음나그네님..
안인항 등대앞에서......
다시마를 말리는 작업 中...
어망을 손질하느라 바쁜 손길...
바닷바람에 삐득삐득 말라가는 생선...
모든 것이 풍성한 작은 항구에 어둠이 깃들기 시작한다.
차에 오르기 위해 걷다 만난 바닷가 바윗돌...
해초와 바다 새의 배설물...
힝~~~ 그래도 그리워 질 것 같은 철지난 바닷가...
그렇게 그 바다를 두고오며 너무 많은 것을 놓고 와 버린 것 같은 강릉....
이 그리움을 한 달이란 긴 시간 가슴에 묻어야 한다는 게 너무 아득하다.
다음 달......
우리가 걷게 될 바우길은 과연 어떤 길일까?
궁금한 맘 애써 접으며 바우길 시리즈 9탄...그 후기를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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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바우길 시리즈 9탄...
역시나 바우길 탐사대 여러분의 길안내로 너무 멋진 가을길을 걷고 왔습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잔잔한 물결처럼, 익어가는 가을향처럼 사진과 함께 써내려간 후기를 보며 동행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놓아두고 간 님의 마음은 바우길 위에 고스란히 남아있을 것입니다.
다시 뵐 수 있는 그날을 기다리며..^^*
한 편의 다큐를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긴 풍호연가 길을 단숨에, 나중에 한 컷 한 컷 음미하면서 다시 보아야 하겠습니다~
아!!..후미에서 여유롭게 함께 걸으며 소 눈망울을 보고 너무 순하게 생겼다고 서로 이야기 나누었던 그 분이신가 봅니다..처음부터 끝까지 아름다운 영상을 정말 잘 담으셨네요..풍호의 파노라마에 다시한번 마음으로 걸었습니다. 즐감했습니다.
반갑습니다. 좋은 사진은 좋은 여행을 더욱 값지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