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신경은
눈 감고 드려야 할 기도문인가요?
주일 예배 순서에 신앙고백의 시간이 있다. 이 신앙 고백은 주로 사도신경을 가지고 신앙을 고백한다. 그런데 이것에 대하여 두 가지 질문을 자주 받는다. 질문의 내용은 사도신경이 역사적으로 어디서부터 형성되어 유래되었는지의 문제와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처럼 사도신경도 눈을 감고 외워햐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사도신경은 하나님을 예배하는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동일한 신앙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는 기도라기보다는 순수한 신앙고백이다. 여기에 대한 상세한 기록은 『사도 전승』에서 찾아보게 된다.『사도 전승』은 3세기 초에 기록된 문헌으로 기독교의 예배와 성례전에 대한 중요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그 기록에 의하면 지금의 사도신경은 수세자가 세례를 받기 전에 동의 해야 했던 신앙의 내용으로서 다음과 같은 형태로 형성되었다.
집례자: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믿습니까?
수세: 예 믿습니다.
집례자: 하나님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 그분은 성령으로 말미암아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나시고,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장사한 지 사흘 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리며, 하늘에 오르사 전능하신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다가,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실 것을 믿습니까?
수세자: 예, 믿습니다.
집례자: 성령과 성 교회와 육신의 부활을 믿습니까?
수세자: 예, 믿습니다.
사도신경은 위와 같이 세례를 받기 직전에 신앙을 확인하는 절차에 나타난 신앙고백입니다. 사도 전승에 나타난 이러한 신앙고백이나 이름 좀더 자세하게 명문화시킨 니케아 신경은 분명히 기도와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지금고 루터교나 성공회를 비롯하여 많은 외국의 교회에서는 이러한 신앙고백을 할 때 눈을 뜨고 외우거나 읽는다.그러나 한국에 19세기 복음을 전한 푸리턴의 후예들은 이러한 신앙고백도 기도처럼 눈을 감고 고백하도록 한국 교회에 훈련을 시켰다. 기도와 동일한 어감과 문맥으로 번역된 사도신경은 그 동안 기도처럼 여겨 왔던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눈을 감고 사도신경을 외우는 데 아무런 부담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외국 교회를 마음대로 방문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림과 동시에 한국의 많을 그리스도인들이 눈을 감고 고백하는 사도신경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여기서 우리의 눈을 감는 행위에 대하여 부정적인 평가만을 할 수 없다고 본다. 먼저 우리가 사도신경을 가지고 신앙을 고백할 때 어느 인간 앞에서 진행된 단순한 의식에 끝아지 아니하고 하나님 앞에 나의 신앙을 새롭게 고백하고 다짐하는 기도의 심성을 갖춘 의식으로 생각하면 문제는 해결된다.눈을 뜨고 허공을 향한 고백보다는 하나님 앞과 사람 앞에서 눈을 감고 엄숙히 고백하는 신앙의 내용으로 간주한다면 눈을 감고 경건히 고백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나 어려움이 없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