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7 장
흙 , 공기 , 불 , 물
나는 몇 가지 질문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에 간절한 마음으로
빨리 다음 날 아침이 되기를 기다렸다.
마침내 , 눈부신 햇살이 비치며 아침이 밝았다.
나는 의자 두 개와 찻잔 두개를 챙겨 밖으로 나와 의자에 앉았다.
햇살에 한껏 취해 시원하고 상쾌한 공기를 들이마시고 있던 그 때 ,
레프리콘이 빈 의자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좋은 아침이오
그가 모자 끝을 손으로 잡으며 인사를 건넸다.
" 당신은 어제 고대 엘리멘탈에게 상당히 깊은 인상을 남겼소.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 그가 오늘 당신을 다시 보고 싶어하오. "
" 그를 다시 만날 수 있다니 , 더 없이 행복하네 , 젊은이 "
나는 내 옷을 멋대로 갈아입힌 전날의 사건을 복수하기 위해 기다렸다는 듯이 그를 놀렸다.
" 그만하면 됐소.
계속하면 그 곳에 데려가지 않을 거요. "
그는 화난 척하며 나를 나무랐다.
" 알겠어요 , 휴전 "
나는 제대로 된 옷을 차려입은 상태로 협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기뻤다.
" 휴전 " 그가 나를 따라 말한 뒤 ,
손가락으로 내 뒤를 가리켰다.
그러자 검은 터널이 열리면서 나를 집어 삼켰다.
눈 깜짝할 사이에 우리는 전날에 앉았던 울퉁불퉁한 참나무에 앉아 있었고
바로 옆에는 고대 엘리멘탈이 있었다.
차원 이동의 검은 터널
그 전 날 , 방문했던 고대의 엘리멘탈을 다시 만나게 된 타니스
" 당신들의 로브 가슴 부위에 수놓아져 있던 , 각기 다른 휘장에 대해 생각해 봤어요 "
나는 마치 우리 대화가 끊어진 적 없다는 듯 말을 꺼냈다.
이것이 엘리멘탈 특유의 대화 방식이었다.
" 그런데 ? " 고대 엘리멘탈이 결론을 궁금해하며 말했다.
고대 엘리멘탈의 대화 방식은 내 질문에 그가 대답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질문에 내가 대답하는 것이었는데
그는 이런 대화 방식에 적응한 나를 보며 만족스러워했다.
" 당신의 휘장은 당신의 혼에 담긴 재능과 관련이 있어요. "
내가 말했다.
하지만 고대 엘리멘탈에게 혼이 없다는 사실이 떠올라 말을 정정했다.
" 내 말은 당신 존재의 정수에 담긴 재능이오. "
고대 엘리멘탈이 웃으며 대답했다.
" 정답이네 , 그렇다면 내 휘장이 무엇을 상징하는 것 같냐 ? "
나는 그의 로브 가슴 부위에 새겨진 불꽃을 보며 대답했다.
" 당신은 창조자의 신성한 불과 함께 타올라요 "
고대 엘리멘탈이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했다.
이번에는 그가 나의 가슴에 새겨진 장미를 가리키며 물었다.
" 그렇다면 , 자네의 휘장은 ? "
나는 말을 이어 나갔다.
" 서양의 장미는 동양의 연꽃처럼 깨달음의 상징이에요.
나는 동양 보다는 서양 신비주의 전통에 좀 더 가까운 사람이니 ,
내 휘장이 장미인 것은 당연한 일이에요. "
" 나쁘지 않군 "
고대 엘리멘탈이 대답했다.
" 그렇다면 , 이 젊은이의 네 잎 클로버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겠소 ? "
" 그가 아일랜드 태생이고 , 클로버가 아일랜드를 상징한다는 것 외에는 모르겠어요. "
나는 고대 엘리멘탈이 나 스스로 답을 찾게 만들지 않기를 바라며 대답했다.
서양에서는 장미가 깨달음을 상징한다.
아일랜드의 상징인 클로버
고대 엘리멘탈은 내 친구 레프리콘을 바라보며 그가 대답하기를 기다렸다.
" 엘리멘탈의 클로버는 기독교의 삼위일체를 상징하는 세 잎 클로버가 아닌 네 잎 클로버요
네 개의 잎은 우리가 관장하는 자연의 4 대 원소 ,
즉 , 땅 , 공기 , 불 , 물을 상징하오.
학자 계급의 모든 엘리멘탈은 이 휘장을 갖고 있소. "
레프리콘이 나와 고대 엘리멘탈을 번갈아 쳐다보며 대답했다.
엘리멘탈의 클로버는 네 잎 클로버를 상징한다.
" 다음 질문 있는가 ? "
고대 엘리멘탈이 지체하지 않고 , 바로 물어보았다.
" 진화하는 엘리멘탈로서 당신은 어떤 종족에 속해 있나요 ? "
나는 무례한 사람처럼 보이고 싶진 않았으나 ,
더 잘 이해하고 싶었기에 그에게 물었다.
그는 겉보기에는 인간형 페어리처럼 보였다.
비록 그보다는 좀 더 작고 , 전형적인 엘리멘탈의 눈처럼 눈꼬리가 치켜 올라가긴 했지만 말이다.
나는 혼란스러웠다.
" 당신의 선입견이 진실한 인식을 방해한다네 "
고대 엘리멘탈이 뼈있는 말을 내뱉었다.
나는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드는 능력은 뛰어났지만
딱 봐도 명확해 보이는 것을 알아차리는 능력을 부족했다.
나는 명확해 보이는 것들에 주의를 집중하기로 마음 먹으며 그의 휘장을 바라 보았다.
" 당신은 불의 엘리멘탈인가요 ?
여전히 반신반의하며 , 내가 물었다.
" 그렇네 " 고대 엘리멘탈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 지금의 내 모습은 자네가 편하게 느끼게끔 배려한 모습이라네
다만 , 자네가 나의 참된 내적 정수 속으로 들어왔을 때는 스스로 관찰한 것에 대해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네 "
고대의 레프리콘 이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