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에 푸나르가 팔목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고 벌써 한달이 지났습니다. 토르발르에 있는 두 곳, 현지 교회들의 사정을 알고 함께 기도하기 위해서 한 주에 한 번은 목사님들께 꼭 전화로 안부를 여쭈어봅니다. 지난 주에는 낙상사고 때문에 큰 수술까지 마치신 테페쿄이 목사님의 근황이 걱정이 되어 뵙고서 기도해 드리고 왔습니다.
이번 주간에도 교회들의 상황을 듣고 싶어서 토르발르교회 리쌍 목사님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먼저 푸나르의 부러진 팔이 궁금해서 목사님께 먼저 여쭈어 봤습니다. 지난 주에는 목사님께서 병원에 다녀 오시더니 매우 화를 내셨었습니다. 처음에 푸나르의 부러진 팔을 의사가 돌려가면서 뼈를 직접 끼워 맞췄는데, 지난 주에 다시 병원에 가 보니까 뼈가 삐뚤게 맞춰졌다면서 붙었던 팔목뼈를 다시 돌려서 맞췄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얼마나 아파했는지 아빠의 품에 안겨서 소리도 못 내고 울었었다는 겁니다. 지난 주에는 저의 마음도 화가 많이 났었습니다. 푸나르가 저희 효주와 동갑이라서 아마도 같은 아버지의 마음이 들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늘 목사님의 목소리는 지난 주와는 완전히 다르셨습니다. 목사님은 함께 기뻐할 소식이 더 있다고 하시면서 저희 집에서 저녁을 함께 나눠도 되느냐고 물으셨습니다. 목사님의 말씀에 옆에서 함께 듣던 아내가 "당연히 되지요. 기다리겠습니다!"라고 하면서 곧장 저녁을 준비했습니다. 리쌍 목사님께서 한식을 좋아하셔서 아내는 빠른 손으로 잡채와 닭도리탕을 요리했습니다. 매번 터키인들을대접할 때마다 말없이 맛있는 식탁을 채워주는 아내가 고마워서 어떤 때는 미안한 마음까지 들지만, 오늘도 아내는 기꺼이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저녁시간이 되어서 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푸나르가 밝은 모습으로 저희 집에 오셨습니다. 아내는 리쌍 목사님께서 시장하시겠다면서 식탁으로 모셨습니다. 가장 먼저 푸나르의 팔이 궁금했습니다. 푸나르의 팔을 보니까 지난 번 있었던 깁스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리쌍 목사님께 여쭈어 보니까 푸나르의 상태가 좋아진 것 같아서 집에서 따뜻한 물로 직접 깁스를 푸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더 상황을 봐서 다른 병원에서 사진을 찍어 보겠다고 하셨습니다. 푸나르의 얼굴이 지난 주보다 많이 편안해 보여서, 이내 저의 마음도 기뻤습니다. 목사님은 지난 주에 저희가 드렸던 칼슘제를 푸나르가 잘 복용하고 있다면서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곁에서 푸나르를 물끄러미 보고 있던 아내는 같은 엄마의 심정으로 말 없이 아이를 안아 주었습니다.
강한 무슬림 지역에서도 이렇게 주님의 더 큰 사랑으로 아픈 이를 위로해 주며 서로 기도해 주는 모습을 보면서, 알 수 없는 뭉클함이 가득 차 올랐습니다. 그러면서 서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눈빛으로는 말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주님의 복음을 위해서 토르발르에 모인 믿음의 용사들이여!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들을 알아주지 않더라도 외로워말자! 아플 때도 주님이 직접 치료해 주실 것이니, 아픈 이를 위해서 더 간절히 기도하자! 치료의 하나님께서 모든 병을 고쳐 주실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아내가 사진을 찍느라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리쌍 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푸나르는 모든 음식이 너무 맛있다고 하면서 두 번씩 드셨습니다.
리쌍 목사님은 맛있게 식사를 하시면서 함께 기뻐할 소식이 더 있다고 하셨습니다. 카페에는 소식을 올리지 못했는데, 지난 해 말부터 목사님이 한 환우를 심방을 해 오셨습니다. 30대 중반의 한 여성인데, 지난 해에 정신병으로 병원에 입원한 사람입니다. 처음에 입원을 했을 때도 굉장히 위험했었다고 합니다. 갑자기 새벽에 고성을 지르다가 기절을 했는데, 앰블런스가 와서 병원으로 옮겼다는 겁니다. 병원으로 이송을 하고서도 8일 동안이나 의식이 없었는데, 의사는 이제 곧 죽음을 준비하라고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여성의 부모는 딸의 죽음을 준비하면서 이곳저곳 무덤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당연이 이 여성의 가족은 모두 무슬림입니다.
목사님은 강한 무슬림 가정에 가셔서 한 주에 한 번씩 복음을 전하셨답니다. 놀랍게도 한 주에 한 번씩 심방을 갈 때마다 의식이 없었던 여성의 상태도 차츰차츰 좋아져 갔다는 겁니다. 그녀의 가족들 모두도 여성의 상황을 지켜 보고 있었다는 겁니다. 저는 직접 그들을 보지는 않았지만 얼마나 마음이 슬펐겠는지요? 현실은 무덤을 준비하고 있는 줄 알면서도, 마음은 살기만을 바랐던 가족들입니다. 이들도 리쌍 목사님에게 딸을 살려주면 예수님을 믿겠다고 그랬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희 터키 이즈미르 교회도 합심해서 기도를 도왔습니다.
저희는 곁에서 중보만 했던 터라 이 여성의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몰랐었습니다. 오늘 리쌍 목사님이 함께 나누자고 했던 기쁜 소식이 바로 이 여성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무덤까지 알아 봤던 이 여성이 지난 주부터 의식이 회복되었다는 것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여성의 자매가 교회에 함께 나오고 싶다고 했다는 겁니다. 그 여성의 자매가 주님이 일하시는 기적을 직접 보고 복음을 영접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할렐루야~
목사님의 말씀을 듣는 내내, 솔직히 소름이 돋았습니다. 이제 곧 죽을 것을 준비하며 여기저기 무덤을 알아봤던 사람이었는데, 기적적으로 살아난 것입니다. 저는 <터키 이즈미르 한인교회> 웹사이트를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께도 진심으로 중보를 부탁드립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시는 성령님께서 우리 모두의 기도를 통해서 일하실 줄 믿습니다. 확실하게 이 여성의 친자매가 교회에 출석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기에 교회에 완전히 발을 딛을 때까지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주의 능력으로 그를 붙잡아달라고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리쌍 목사님이 전해 주신 기쁨의 소식이 여러분 모두에게도 큰 기쁨이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강한 무슬림의 토르발르 이 도시가 여러 중보자님들이 함께 해 주시는 기도의 능력으로 계속해서 복음의 도시로 변해가고 있는 줄 믿습니다.
- 2017.03.28
< 터키 이즈미르 한인교회 >, 담임목사 임병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