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까지 겨냥한 미당 문학관을 한 해 100만명 찾는 명소 / 고창군 증·개축 서둘러야 김원용 | kimwy@jjan.kr / 인간의 정신활동은 문화라는 현상으로 드러나게 되어있고, 그것은 그 지역을 대표하는 높은 부가 가치로 나타난다. 이것은 돈으로만 계산할 수 없는, 그 이상 가는 자산이며 그래서 그 부가성이 높게 널리 얘기된다. 그 가운데 미당 서정주 문학관을 고창의 대표적인 문화브랜드로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이 1 년이면 약 100만 명에 이를 정도라면 문학관의 사회적인 가치가 얼마나 도저한 지를 생각할 수 있다. 그만치 미당은 시세계의 넓이와 깊이로 한국 시단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한 사람의 대표시인이며 노벨상에도 몇 차례 오르내린 세계적인 대문호다. 이런 시성(詩聖)이 우리 땅, 고창에서 태어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형언할 수 없는 자긍심과 함께 고창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 기려야 함을 새삼 다지게 된다.
얼마나 그 시세계가 뛰어났으면 미당을 일컬어‘시인부락의 족장’이니 ‘미당 군단’이니 심지어는‘미당 정부’ 내지는 ‘미당왕국’으로까지 불렸을까? 그만치 그는 이 땅의 현대시를 개척한 걸출한 선구자적 시인으로서 그가 타계하기까지 무려 70여 년간의 천부적인 시작활동으로 시성(詩聖)이며 시선(詩仙)이란 평가에 올릴까. 미당은 독보적인 장인의식으로 한국 현대시의 우뚝한 길을 걸어 온 거인 중의 거인이었다. 그의 일부 행적을 두고 시시비비가 여전하지만 평가에 따라서는 이마저 그의 거인성의 한 부분으로 논의하는 이도 있다. 미당, 짚어갈수록 크고 높은 봉우리가 정작 자신의 고향인 고창에서는 무관심하거나 홀대 받는다면 이는 우리 지역의 수치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문학은 줄여 말하면 가슴이며 정신이다. 그리고 영원히 기려야 할 정신적 자산이며 꽃이다. 그래서 뛰어난 한 시인의 문학정신은 온 국민을 향한 최대의 칭예가 되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지자체를 책임 맡은 분들이 자신의 정책적 지표로 삼는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다른 지방에서는 이 같은 정신적인 자산이 빈곤하여 갈등하고 반목하는 터에 우리 고장 고창은 미당이란 거인을 소유하고도 무관심 내지는 홀대하고 있으니 이처럼 딱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아니 할 말로 이런 일이 외부에 알려질까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미당 문학관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문화적 유산으로 남기는 일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우리들의 시급사안이라 아니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를 관광과 연계시키고 볼거리와 먹거리로 창출하기 위해서는 이를 담론화하는 작업이 급선무이다. 이를 위해서는 미당의 친제인 우하 서정태 선생 같은 분들의 증언을 확보하는 일인데 선생은 현재 92세의 극노인으로 건강 또한 좋지 않다. 우하 선생의 생존시에 이를 서두르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아쉬움을 남기게 된다. 우하 선생의 담론만 확보해도 인간 미당의 일거수일투족은 물론이고 많은 문학창작의 비의 또한 확보하는 일이 될 것이다. 레온 에델이 ‘그 나무에 그 열매’라 했듯 미당 나무에서 미당문학을 찾아 갈 수 있다면 우화 선생의 담론 확보는 더더욱 서둘러야 할 일이다. 그리하여 미당 시의 모태가 된 여러 흔적들을 복원하고 이를 재구성한다면 21세기의 지식 정보화 시대에 부응하는 크나큰 관광자원을 겸한 고창의 새로운 명물 하나를 장량하게 될 것이다. 문학관 주변에 너브러진 시 창작과 관련된 비화는 물론이고 미당이 걸었던 길이며 미당의 시의 모티브가 되었던 술집이며 해안가의 나루터와 산야 등등 헤아리자면 한이 없을 것이다. 이를 여러 형태로 복원한다면 추억이 있는 미당 문학의 명품 산책코스가 될 것은 물론 타 문학관에서는 추종할 수 없는 독특한 콘텐츠를 확보하는 일이 될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미당 문학관의 증축 내지는 개축 또한 서둘러야 한다. 미당 문학이 한국문학의 정상인 것처럼 미당문학관 또한 한국 최고의 문학관으로 짓고 채워 간다는 것은 우리 세대는 물론이고 미래 세대까지를 겨냥한, 미룰 수 없는 우리들의 절대한 책무이다. 이리만 되면 미당문학관이 관광 이상의 차원에서 교육현장으로써의 역할까지도 톡톡히 수행하게 될 것이다. 그간 미당문학관에 대해서만은 손 놓고 지냈지만 앞으로 행정에도 우선적인 것과 부차적인 것이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가까운 부안군은 문학관에 대해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자체의 예산으로 이 같은 문학관 등의 문화사업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행정 책임자가 갖는 소신의 유무만 문제일 뿐이다. 절대로 되풀이 말 것은 버스 지나간 뒤에 손을 드는 일이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고창 출신의 수필가 정주환 씨는 한국문인협회 이사·펜클럽한국본부 이사·대표에세이 회장·수필창작아카데미 소장을 지냈다. 현재 호남대 명예교수, 충효예 신문 수석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