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달 정신없는 나날이었습니다.
중요한 프로젝트가 월요일 이사회 때 완료되는 관계로 그전까지 작업을 마무리하느라 토요일 저녁까지 겨우 일을 끝내고 시계를 보니 밤 9시쯤..
아침 비행기로 먼저 제주도로 출발한 와이프와 아이들, 처가 식구들.
바베큐를 맛있게 먹었다면서 저녁은 챙겨 먹었냐고 전화가 오네요.
같이 가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입니다.
조금 까칠해지기 시작한 중2 머슴아 큰아들은 학교 때문에 일욜 저녁에 올라와야 되는데,
아직 혼자 비행기 태우기에는 걱정이 돼서 일요일 아침 일찍 제주도행 티켓을 확인하고 잠깐 눈을 붙였습니다.
알람소리에 화들짝 놀란것도 잠시, 폰을 만지작거리면서 머리속으로 생각이 왔다갔다 합니다.
무리해서 내려오지 말라는 장인어른의 말씀대로 그냥 집에서 쉴까,
큰애 혼자 잘 탈수 있을까, 저녁에 공항에 픽업만 갈까, 결국 대충 씻고 주섬주섬 옷 입고 공항으로 나섭니다.
픽업 나온 와이프가 펜션으로 가는 도중에 슬쩍 물어보네요.
"오늘 가볼거야? 몇등이래?"
와..울 와이프 내 속을 이렇게 잘 들여다 보는 사람이었나 싶네요.
"응..3등인데 오늘 거기 가보진 못하겠지"
"근데 우산이랑 모자는 왜 챙겨왔어? 갤러리 복장인데?"
배시시 알듯말듯 미소만 짓고서는 괜히 창밖을 쳐다보는데 바깥 풍광이 역시 제주도네요.
모처럼 여유로운 생각에 그래도 오길 잘했다 싶습니다.
가족사진도 찍고 곶자왈도립공원 올레길도 걸었지요.
그러다가, 쉬는 도중에도 멍하니 있기도 하고 계속 폰을 들여다보고 있으니까 옆에서 와이프 왈,
"우승할수도 있는거 아냐? 잠깐 갔다와, 대충 얘기해 놓을테니까"
아..제주도까지 와서 갤러리를 실제로 할수 있다니요..
각설하고,
대회장에 도착하니 김지현 프로님 14번 그린에서 퍼팅하고 있는게 멀리 보입니다.
약간 내리막 같아 보였는데 공은 잘 안보였지만 주먹을 가볍게 쥐는 동작에 갤러리들이 '나이스버디!!' 라고 외쳐주네요.
오호~~조짐이 좋아 좋아..ㅎㅎ
15번 홀 티박스에서 캐디분(윤상씨)한테 아는 척을 했더니
"어, 어떻게 오셨어요?",
김프로도 옆에서 같은 표정으로 '아저씨 여기까지 우짠 일로..' 아주 쪼금 웃네요 ㅎㅎ
어머님과도 반가운 인사 나눴구요^^
15번 파5 세컨 우드샷은 다시 보고싶은 샷으로 꼽고 싶을만큼 잘 쳐서 투온에 성공,
이글펏은 짧았으나 버디를 잡으면서 15언더 단독선두로 치고 올라갑니다.
16번 파3. 제주도에도 이렇게 갤러리가 많은줄 몰랐네요.
김지현 프로님의 인기, 요즘 제대로 실감하고 있습니다^^
18번 버디 펏은 정말 아쉬웠습니다.
저게 들어갔더라면 우승장면 보고 바로 갈수 있었는데요.^^;
장내 아나운서가 개그맨 배동성이었는데 그린으로 올라오는 김프로님 소개를 하면서,
"김지현 프로 이번 퍼팅 성공하면 우승 확정입니다!"라고 설레발 치는게 왠지 불안하더라니..-_-
1차, 2차까지 승부가 결정나지 않아서 시간관계상 3차까지만 보고는 아쉬운 발걸음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래 사이좋게 걸어가는 장면 찍어봤습니다.
아마도 17번홀 이동중이었던거 같네요.
우승장면은 결국 폰으로 봤지요 ~^^
(노란색 자켓이 정말 잘 어울리죠? ㅎㅎㅎ)
김프로 어머님 나중에 말씀하시기를,
"아이구, 조금만 더 보다 가시지, 방금 우승했는데.."
그러게 말입니다 에휴...^^
우리 김프로님, 이제 좀 여유가 묻어나 보이지 않나요?
활짝 웃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김프로는 밝은 에너지를 주는구나 생각 했더랬습니다.
천신만고, 우여곡절의 제주행이 우승의 기억으로 함께 할 수 있어서 또다른 행복을 선사해준 갤러리였습니다.
(와이프한테는 선물 하나 해주려구요^^;)
이번주도 모두들 즐거운 기운으로 잘 보내시구요, 메이저 대회 한국여자오픈 때 뵐게요~~
첫댓글 형님께서 촉오는날 갤러리 오시면 우승하네요^^
정성스런 후기 감사합니다ㅎ
한편의 드라마를 본듯합니다~~^^
우승순간엔 항상 데이먼님이 계셨네요ᆢㅎ
수고 많으셨어요
ㅋ 수고많으셨습니다^^ 그래도 급하게 다녀오신 보람이..
대단하시네요 티비에 잠시 나오신거 봤어요 ㅋ
대단 ~~합니다
후기글 멋져요 ^*^
후기 잘 읽었습니다.
ㅎㅎㅎ 넘 실감나는 후기인데요~
발걸음 돌리기 쉽지 않았을텐데~ㅋ
앞으로 더 승승장구 하시길요~~~~
정감이 가는 갤러리 스토리 잘 읽었고..
현장감이 생생하네요 .고생 많았어요 .
가족모임에서 이탈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
용기에 박수를 배려해준 아내는 대인배♡
Tv로 보는데 연장때 데이먼님 보였어요 ㅎㅎ
역시 후기가 정감이 묻어나는 표현이 멋지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잘 지내시죠~~^^ 생생한 후기 정말 감사합니다. 조만간 갤러리에서 뵙겠습니다^^
후기 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