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미친 사람들이 남해의 산을
등반한다면 분명 금산부터 탐낼 것이다. 그 다음으로 남해 최고봉인 망운산에 눈을 돌린 후, 돌아가는 시간에 쫓겨 황급히 섬을 떠난다. 이 때문에
남해의 잘록한 허리춤에 자리한 호구산(627m)은 그냥 스쳐 지나치기 쉬운 곳이다.
하지만 남해를 아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쯤 호구산의 거친 산세에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 지형도에는
산이름이 표기되어 있지 않지만, 송등산, 괴음산 등 산군을 엮어 호구산으로 대표되는 "호구산군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남해군의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것은 그만큼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보존가치가
있는 곳이라는 말이다. 호구산이란 이름은 산이 호랑이 형상을 닮아서 붙여졌다는 설과 옛날 지리산에서 건너온 호랑이가 이 산에 살아서 호구산이라
했다는 설이 전해진다. 정상에 오르면 멀리 광양, 여수, 하동, 통영이 모두 보이며 잔잔히 펼쳐진 바다가 포근함을 느끼게
한다.
호구산은 남해군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산의 높이는 해발 650m이고 호구산에 자리잡고 있는 용문사는 남해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절이다.
호랑이가 누워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 호구산은 갖가지 나무들이 덮여 햇빛을 받아 윤기를 내고 있고,
계곡의 맑은 산자락 아래 용이 승천 했다는 용소로 흘러든다.
호구산은 용문사를 품고 있는데, 절 안으로 들어서서 산세를 살피면 호랑이와 용에서 따온 산과 절이
이름과는 달리 사방이 포근하고 온화하다.
용문사는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금산을 찾아와 세웠다는 보광사의 사운이 융성해지면서 근처에 들어섰던 많은 절들과 함께 지어진 것으로 보광사의 후신이라 전해오고 있으며
조선 숙종때 수국사로 지정되어 왕실의 보호를 받은 사찰이기도 하다.
대웅전은 지방유형문화재 제85호, 대웅전옆 별채에 봉안되어있는 석 불은 지방유형문화재 제138호,
용문사 천왕각은 문화재자료 제150호,용문사 명부전은 문화재자료 제151호로 지정되어있다.
♣ 남해의 설흘산(매봉)에서 북쪽을
보면, 머리 등성이가 칼로 자른 것처럼 한 일자로 반듯하게 보이는 산이 있다. 그 모습이 산꾼들의 마음을 끌기에 충분했다.
남해의 군립공원으로 '호구산'이란 좀 색다른 이름을 가진 산이다. 남해
금산은 국립공원으로 널리 알려져 예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오르는 산이고, 설흘산(매봉)은 바다 조망과 바위등성이가 좋으며, 망운산도 바다 조망과
철쭉이 좋은 산으로 소문이 나서 요즈음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
남해의 산들을 많이 찾는 까닭은, 산이 좋기도 하지만, 시원하고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와 어울리고 조망이 좋기 때문이다. 거기에 대전~진주 간
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 등이 뚫려 가고오기에 편리해진 것도 큰 요인이 된다.
그런데 이제 또 하나의 명물 삼천포와 남해도를 잇는 3km가 넘는 긴 연륙교 이순신대교가 놓여서
남해섬에 가기가 훨씬 쉬워졌다. 삼천포쪽에 가까운 금산, 설흘산(매봉), 호구산에 가기가 쉬워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호구산(618m, 속칭 납산)은 뜻밖에 좋은 산이다.
남북에서 조망할 수 있는 호구산의 일자 머리 부분은 100m 가까운 용마루(등성마루)를 위에 두고 남쪽으로 지붕처럼 생긴 비탈의 바위가
널찍했고, 그 처마 끝은 높은 벼랑을 이루고 있다. 이 고스락의 일자 용마루 북쪽과 서쪽, 그리고 동쪽이 높은 낭떠러지를 이루고 있는 거대한
바위봉우리인 것이다.
남쪽으로 앵강만이 내려다보이고, 북쪽에는 남해섬에서
가장 높은 망운산과 금오산, 광양의 백운산이 조망되며, 북동쪽에는 삼천포 와룡산이 가깝다. 지리산도 그리 멀지 않아 웬만한 날씨면 천왕봉과
노고단까지 장쾌한 지리산 줄기를 볼 수 있다.
남서쪽 바다 건너로 긴
돌산도가 보이고, 동쪽 바다 건너로는 사량도와 거제도를 볼 수 있다. 삼천포 시가도 가깝게 보인다.
호구산의 멋진 기암괴봉 지대는 두 군데다. 위에 설명한 지붕처럼 생긴 고스락 일대 외에 동쪽으로 뻗은
산줄기 끝에 돗틀바위를 중심으로 한 거대한 바위지대(돗틀바위봉)가 또 있다. 고스락 일대는 규모가 크기는 하나 지붕처럼 단순한 반면, 돗틀바위봉
일대는 가지각색의 기암괴봉이 널려있어 아기자기하다.
벼랑 끝을 돌고
아슬아슬하게 더듬고 매달리고 엉금엉금 기어서 이 일대를 타고 넘는 재미가 짜릿하다.
호구산 고스락에 세운 지 얼마 안 되는 표석이 있다. 호구산으로 알고 올라갔는데 뜻밖에도
납산(猿山=원산)이라 새겨져 있다. 산 자락 주민들은 '납산' 이라 한다는 것이다.
이 산을 호구산이라 하는 것도 남쪽에서 보면 호랑이가 엎드려 있는 형국이어서 '호랑이의 언덕' 이라는
뜻으로 호구산(虎丘山)이라 한 것이다. 납산과 호구산 두 가지 이름이 모두 산 모습에서 유래된 것이다.
비록 공식 지도에도 표기되어 있지 않으나 '납산'으로 표석을 다시 만들어 세웠지만, 언제부터인지 많은
사람들이 호구산으로 불러온 것은 사실이다. 지리산 호랑이가 이 산으로 건너와 살았다는 전설도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원산(猿山)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호구산이란 이름은 그리 오래 된 것은 아닌 것 같다.
▶ 용문사 - 정상 - 돗틀바위봉 - 용문사 원점회귀산행
산행 들머리는 용문사 주차장. 돌로 된 옛 구름다리를 셋이나 건너 유서 깊은 용문사를 둘러본 뒤 다시
밖으로 나와 큰 길을 따라 골짜기를 거슬러 올라갔다. 이 큰 길은 백련암을 지나 염불암까지 이어지고, 산길은 염불암 오른편 뒤 대나무밭으로
들어서면서 시작된다.
산비탈에서 송등산으로 오르는 갈림길 안내판을 지나
작은 개울을 건너자 길은 가파른 산비탈로 이어진다. 소사나무가 많은 숲 비탈에는 한 아름 크기의 하얀 바위들이 좍 깔려 있다. 뒤돌아보면
앵강만의 푸른 바다가 보이지만 비탈은 가파르고 변화가 없어 단조롭다.
위로만 치오르던 산길이 슬며시 옆으로 돌아 지붕처럼 생긴고스락 동쪽의 어깨 위로 올라선다. 바로
호구산 고스락을 이루는 우람한 바위봉우리 바로 아래다. 커다란 바위덩이로 된 고스락 바위지붕에 오르려면 갈라진 바위 사이를 돌고 돌며 한참을
끙끙대야 한다.
고스락은 남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진 지붕처럼 되어
있으나, 북쪽은 그대로 낭떠러지를 이루고 있다. 물론 지붕을 이루는 이 바위덩치의 양편(동과 서))도 낭떠러지로 되어 있다. 그래서 설흘산
등지에서 보면 호구산 머리가 일자로 보이는 것이다.
옛날 봉화를 올렸던
봉화대터가 있고, 잔돌을 쌓아 올린 탑이 있으며, 예의 '납산' 정상 표석도 있다. 서쪽 끝에는 거북처럼 생긴 바위가 머리를 바다쪽으로 내밀고
있다. 이 서쪽 낭떠러지는 매우 높아서 그 아래 골짜기에 있는 저수지가 까마득하게 내려다보인다.
돗틀바위 등 또 하나의 비경이 있는 동쪽 산줄기를 타려면 주봉에서 동쪽 바위벽을 다시 내려가야 한다.
하기야 이 바위지붕은 남,서,북 삼면이 깎아지른 절벽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발붙일 수가 없고, 동쪽만이 겨우 바위틈새로 오르내릴 수
있다.
바위를 내려서면 삼거리에 안내판이 있다. 서쪽에 정상, 남쪽으로
염불암(용문사), 북쪽으로 석평이라 되어 있다. 돗틀바위로 가려면 석평을 가르키는 북쪽 가파른 비탈로 내려가다 동족으로 뻗은 산등으로 올라타야
된다. 거의 평지처럼 이어지는 산등성이 길에는 납작돌로 쌓아올린 특이한 묘도 지나고, 넓은 숲속을 거치며 봉우리와 잘록이도
지난다.
돗틀바위가 있고 기암괴봉으로 이루어진 바위봉우리(돗틀바위봉)로
건너가는 잘록이는 마치 협곡을 건너는 다리 같다. 다리 양편으로 돌로 쌓은 성터는 난간 같다. 양쪽이 천길 낭떠러지로 되어 있는 돗틀바위봉은
동서 길이가 100여m나 된다. 줄여 놓은 공룡릉 같다.
바위길을
오르내리다 보면 더듬고 기는등 도무지 사람답게 걸을 수가 없다. 그러다 우뚝 솟은 반석 위에 서면 바다가 시원하게 보이지만 벼랑 아래를 굽어보면
너무도 깊고 험해서 아찔하다. 그 가운데서도 돗틀바위는 거대한 두 개의 바위기둥이 마주 보고 있어서 마치 하늘로 오르는 통천문
같다.
하산길은 돗틀바위 앞에서 북쪽 비탈로 내려선다. 몇 차례
바위 사이를 지나고 돌면서 내려간다. 바위가 없는 산기슭 가까이로 내려서면 길은 숲속으로 이어지고 편해진다. 허리 높이로 담처럼 쌓은 돌성이
끝없이 이어진다. 마치 돌담길 같다.
평지에 가까운 산자락에서 임도로
이어지고 임도 오른편(남쪽)으로 따라가면 용소 공동묘지 앞을 지나 결국 용문사로 되돌아나온다.
용문사는 남해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절이다. 용문사는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금산을 찾아와 세웠다는
보광사의 사운이 융성해지면서 근처에 들어섰던 많은 절들과 함께 지어진 것으로 보광사의 후신이라 전해오고 있으며 조선 숙종때 수국사로 지정되어
왕실의 보호를 받은 사찰이기도 하다.
대웅전은 지방유형문화재 제85호,
대웅전옆 별채에 봉안되어있는 석불은 지방유형문화재 제138호, 용문사 천왕각은 문화재자료 제150호, 용문사 명부전은 문화재자료 제151호로
지정되어있다.
○ 호구산(납산)은 반드시 거쳐야할 곳이
세 군데 있다. 용문사, 호구산 고스락, 돗틀바위봉이 그것이다. 이 세 곳을 거치는 거점은 용문사다. 호구산 줄기에 송등산(617m0과
괴음산(604m)이 이어져 있지만 길도 애매하고 별로 볼 만한 것도 없다.
용문사에서 호구산을 먼저 오르느냐, 돗틀바위봉을 먼저 오르느냐가 문제다. 돗틀바위봉에 먼저 오르려면
용소 공동묘지를 거쳐 산자락길로 올라야 하는데, 평지길이 길고 지루해서 마땅치 않다. 먼저 호구산 주봉으로 오르는 것이
좋다.
○ 용문사 - 백련암 - 염불암 - 호구산(주봉) - 돗틀바위봉
- 용소 공동묘지 - 용문사(약 3시간 )
용문사대형주차장 한쪽 켠에 서 있는 서포 김만중의 동상
김만중:광산김씨, 구운몽, 사씨남정기 등의 작가 남해에서 유배생활을 함.
용문사 일주문
용문사 대웅전 보물 제 ? 호
1919년 3.1 독립선언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인 용성 스님과 조계종 종정을 지낸 석우 스님,
성철 스님이 머물러 수행을 했다는 백련암 경내에서 잠시 걸음을 멈춘다.
용문사 스님들의 수행처 염불암
호구산 정상
돗틀바위
남해군청 홈피에서 옮겨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