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823 < 만질 수 있는 생각>
이수지. 비룡소. 2024
"작업의 과정은 최선을 다해 답해 보는 나의 풀이 과정이다. 답해 보려고 애쓰지 않으면 다음 질문도 생겨나지 않는다. 도서관을 뒤지고, 전시를 보고, 영화를 보고, 스토리 보드를 만들고, 종이를 오리고, 그림을 그리고, 무대를 꾸미고, 청소하고, 조명을 빌리고, 사진을 찍고, 암실에서 인화하고, 슬라이드 필름을 스캔하고, 줄 서서 학교 컴퓨터로 이미지를 수정하고, 프린터를 빌리고, 친구에게 위로를 받고, 책 바느질을 하고, 표지에 풀을 바르고, 책등에 천을 감싸 그럴듯하게 가제본 책을 만들어 들고 다니다가, 좌충우돌 우연에 우연을 거듭하여 너그러운 여러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손에 이끌려 또다른 이들의 각종 잔소리를 듣다가 그중 듣고 싶은 말만 새겨듣고, 정리하여 겨우 완성한 데이터를 출판사에 보냈다. 그리고 다음 해, 두번째로 간 볼로냐도서전의 이탈리아 출판사 부스에서 따끈한, 온전한 나의 첫 그림책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받아 가슴에 안았다." p.34
숭례문학당에서 진행하던 그림책작가전작읽기를 다시 시작하면서 8월의 첫 작가로 이수지작가를 생각했다. 여름하면 이수지 작가 아닌가? 이수지 작가를 검색해 보니 올해 4월 에세이집이 나왔다. 지난 번 전작일기를 할 때 <이수지의 그림책>을 읽었으니 이번엔 이 책을 읽고 작가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볼 계획이었다.
333페이지의 짧지 않은 분량과 생각보다 작은 활자에 주춤했으나 이수지 작가가 자신의 그림책들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써 내려가 주어서 가독성 급상승!!
작가로서의 삶과 엄마로서의 삶이 어우러진 <만질 수 있는 생각>은 작가의 그림책을 읽다가 물음표가 생긴 독자에게 추천한다. <토끼들의 밤>에 얽힌 에피소드도 좋았고, 다른 그림책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