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겨울 바다, 그 깊은 곳에서 천천히 살을 찌워온 대방어는 마치 계절이 빚어낸 예술작품 같다. 찬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11월부터 1월까지, 대방어는 가장 아름다운 맛으로 우리 곁을 찾아온다.
처음 대방어를 입에 넣었을 때의 기억은 아직도 선명하다. 뱃살의 부드러움이 혀끝을 감싸고, 고소한 기름이 입안 가득 퍼지며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듯했다. 그 맛은 단순한 생선의 풍미를 넘어, 겨울이라는 계절의 온기를 담고 있었다. 등살은 또 다르다. 쫄깃한 식감 속에 담백함이 살아 있어, 마치 바다의 숨결을 그대로 전해주는 듯하다.
대방어는 맛뿐 아니라, 우리 몸에도 선물 같은 존재다. 단백질은 근육을 채워주고, DHA와 EPA는 마음과 머리를 맑게 해준다. 비타민 D는 햇살이 부족한 겨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이고, 타우린은 지친 하루를 다독여주는 작은 위로다. 그래서일까, 대방어를 먹는 순간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몸과 마음을 위한 치유의 시간처럼 느껴진다.
겨울 바다의 깊은 곳에서 천천히 자라온 대방어는, 그 자체로 계절의 시(詩)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따뜻함을 품고, 고요한 바다 속에서도 생명의 기운을 품은 생선. 우리는 그 맛을 통해 겨울을 더 깊이 느끼고, 그 영양을 통해 겨울을 더 건강하게 살아간다.
나에게 있어 대방어는 마치 겨울이 내게 속삭이는 듯하다. 대방어는 겨울의 맛이자, 겨울의 위로가 된다.
첫댓글 행복하세요
고맙습니다
방어회 생각에 미각을 돋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