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옹주(貞善翁主)는 조선 제14대 임금 선조의 일곱 번째 딸로써 정빈(貞嬪) 민씨(閔氏)의 소생이며 안동권씨권대임(權大任)과 결혼하여 지금의 구로구 궁동 67번지 일대에서 거주하였다. 이런 이유에서 이 지역의 동명이 ‘궁동’으로 정해졌다고 한다. 정선옹주를 비롯하여 그의 남편 권대임 등 안동권씨가 매장된 이 묘역은 흔히 풍수가에 의해 명당 중의 명당으로 꼽힌다. 궁동의 북쪽 끝 와룡산을 주산으로 하여 동쪽으로 뻗어 내린 줄기가 좌청룡(左靑龍)을 이루고, 와룡산 서쪽으로는 궁동 서부를 남쪽으로 뻗어 내린 산줄기가 우백호(右白虎)를 이룬다.
주산에서 좌우로 뻗어 내린 산줄기의 한가운데에서 다시 짧은 산줄기가 남쪽으로 뻗었고, 그 끝에 저수지가 있다. 고추처럼 생긴 그 산줄기가 낮은 언덕을 이룬 곳이 궁동의 한복판이다. 이것이 풍수지리설에서 ‘금닭이 알을 품은 형국’, 즉 금계포란형(金鷄包卵型)으로 찬탄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고추 모양 언덕 끝 부분에 안동권씨 문중묘가 있다. 궁동 명당의 혈이 되는 안동권씨 묘역은 그 고추 끝 부분의 10m 폭에 약 150m 가량 길게 남북으로 뻗어 내린 언덕에 위로부터 아래까지 모두 8기의 무덤이 있다.
권대임과 아버지 권신중의 순서가 바뀌어 있는 것이 눈에 띄는데, 이는 권대임이 왕의 부마라는 특례를 인정하여 부자간의 순서를 바꾸었기 때문이다. 묘역 아래 저수지가 있었던 언저리를 비석거리라고 하는데, 남쪽 끝에 권협의 신도비가 있고, 서북쪽 끝에도 새로 세운 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