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23-26
그때에 23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24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25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26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자기의 영광과 아버지와 거룩한 천사들의 영광에 싸여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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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님!
사랑하는 형제자매여러분!
오늘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입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은 최초로 한국인 사제가 되신 분이며
25세에 사제가 되고 26세에 순교하신 분입니다.
또 정하상 바오로 성인은 박해 시대 때 신부님들을 모시고 다니면서 복사도 하고 길 안내도 했던 훌륭한 평신도로서 45세의 나이에 순교하십니다.
두 분 다 목이 잘려 돌아가셨는데 오늘이 이분들과 또 그 밖의 동료 순교자들을 기념하는 대축일입니다.
순교자란 하느님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을 말합니다.
1784년 천주교가 이 땅에 전래되었고 유교사회였던 조선 사회에서 천주교는 대대적으로 박해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배교하지 않는 사람은 모두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불과 200여 년 전의 모습입니다.
순교자들을 오로지 하느님만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
선교사들도 모든 것을 바쳐서 신자들과 하느님을 위해서 살았습니다.
우리 신앙의 순교 선조들은 하느님을 위해서 또 영원한 생명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하느님께 봉헌했습니다. 그분들은 어렵게 지킨 신앙의 씨앗을 자손들에게 물려주었습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아보기 어렵게, 자발적으로 신앙을 받아들이고 성장한 신앙의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한국 순교자들의 신앙을 본받고자 9월을 순교자 성월로 정하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신심은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날씨가 안 좋다고 성당에 가기 싫어하고, 날씨가 좋으면 놀러간다고 성당에 갈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또한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주일미사 참례를 할 수 없으니 관면을 주고 대송을 바치도록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신앙생활에도 나태해지기 시작합니다.
온라인 미사에 참례할 때도 복장과 마음자세의 준비도 없이 구경하는 미사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온라인 미사 때 갖추어야 할 신자들의 태도는 무엇입니까?
십자고상 앞에서 촛불을 켜고 평소 미사에 참례할 때처럼 준비해야 합니다.
복장을 단정히 하고 자세를 바르게 합니다.
매체를 통하여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과 일치합니다.
매체를 통해 봉헌되는 미사의 주례사제와 함께 정성껏 기도합니다.
우리는 작은 유혹에도 흔들리고 게으름에도 흔들립니다.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과 세상의 선택에 있어서 쉽게 신앙이 무너지고 마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하느님을 선택하면 순교이고 재물을 택하고 세상의 유혹에 무너지면 배교입니다.
하느님만이 우리에게 구원을 주실 수 있는 분임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 순교자 대축일을 지내면서 자랑스러운 신앙 선조들의 신앙이 우리의 신앙이 될 수 있기를
하느님께 기도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아멘.
유촌동성당 박옥규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