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고치기 연습 문제 모음 3 풀이 2 / 이훈
11) 그런데 그가 칭찬받던 바로 그것, 즉 상황에 대한 세부적인 묘사, 인물에 대한 접근, 절묘한 인용문들이 허구였다고 한다. 그는 취재 장소에 가지 않고 상황을 그려내는 재주를 가졌고, 당사자를 만나지 않고도 인품을 묘사하는 마술을 부렸다.
여기서도 ‘-대한’이 문제네요. 두 문장에서 겹치는 것들도 없애 보세요. ‘-을 가지다’도 우리말답게 손보고요. ‘인품을 묘사하다’는 어색해요.
그런데 그가 칭찬받던 바로 그것, 즉 상황과 인물의 세부적인 묘사, 절묘한 인용문들이 허구였다고 한다. 그는 취재 장소에 가지 않고 상황을 그려 내는 재주가 있었고, 만나지도 않은 인물을 묘사하는 마술을 부렸다.
12) 어쩌면 내 아들이 성적에 얽매이지 않고 신나게 노는 모습을 보면서 왜 나는 매일 공부만 해야 하느냐며 억울해했을지도 모른다. 이런 삶을 살아온 아이에게 전화 상담 직원은 자기가 죽어라고 공부하는 동안 빈둥빈둥 놀았던 사람으로 간주될 것이다.(* 첫째 문장에서 억울해했을지도 모르는 사람은 ‘내 아들의 친구’입니다.)
아들의 친구는 아들이 노는 ‘모습’만 보고 억울해했을까요? ‘왜 나는 매일 공부만 해야 하느냐’에서 그(아들의 친구)가 억울해했을 것으므로 이렇게 ‘내가’라고 해야 맞는지 생각해 보세요. 직접 인용과 간접 인용의 차이를 떠올리면 됩니다. ‘삶을 살아온’은 어떻게 바꾸면 좋을까요? 둘째 문장의 주어를 ‘아이’로 해야 앞 문장과 잘 어울립니다.
어쩌면, 성적에 얽매이지 않고 신나게 노는 내 아들을 보면서 ‘왜 나는 매일 공부만 해야 하느냐’며 억울해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살아온 아이는 전화 상담 직원을 자기가 죽어라고 공부하는 동안 빈둥빈둥 놀았던 사람으로 간주할 것이다.
13) 오늘날의 한국에서 치열한 입시 경쟁에 성공해서 소위 일류 대학에 입학하고 높은 자리에 올라간 사람들의 경우, 대체로 이런 심리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 같은 성장 과정을 거친 이들은 자기보다 약한 혹은 열등한 위치에 있는 사람을 혐오하고 차별 대우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기 쉽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각종 혐오 현상에는 이런 심리도 한몫 보태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사람들의 경우, 대체로’는 깔끔하게 줄일 수 있습니다. ‘약한 혹은 열등한’은 적절한 어미를 활용하여 바꾸어 보세요.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명사형 어미 ‘음’은 어떤가요? ‘분명하다’와 ‘보인다’는 어울리나요?
오늘날의 한국에서 치열한 입시 경쟁에 성공해서 소위 일류 대학에 입학하고 높은 자리에 올라간 사람들에겐 대체로 이런 심리가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 같은 성장 과정을 거친 이들은 자기보다 약하거나 열등한 위치에 있는 사람을 혐오하고 차별 대우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기 쉽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각종 혐오 현상에는 이런 심리도 한몫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14) 하지만 누구나 다양한 재난과 안전사고로부터 자유롭지 않고, 노인이 되기 전에 사망하지 않는 한 모두가 노화로 인한 장애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편견은 옳지 않다. 오히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우리 사회 안전 수준을 보여주는 ‘시금석’, 또는 안전 사각지대를 드러내는 ‘지표’ 구실을 한다.
‘-로부터’와 ‘-로 인한’은 아주 많이 쓰는 번역 투 말입니다. 또 ‘가지고’네요. ‘편견은 옳지 않다’ 이상한 데가 안 보이나요? ‘장애를 가진 사람’은 다른 말로 어떻게 할까요?
하지만 누구나 다양한 재난과 안전사고에서 자유롭지 않고, 노인이 되기 전에 사망하지 않는 한 모두가 노화로 장애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생각은 옳지 않다. 오히려 장애인은 우리 사회 안전 수준을 보여주는 ‘시금석’, 또는 안전 사각지대를 드러내는 ‘지표’ 구실을 한다.
15) 또한 불이 났을 때 장애인이 쉽게 대피할 수 있도록 경사로와 시청각 자극을 활용한 화재 경보 등이 잘 갖춰져 있다면, 그 시설은 비장애인에게도 더욱 안전한 대피로가 확보된 곳일 것이다.
능동태로 바꾸면 더 좋아요. ‘그 시설은 대피로가 확보된 곳이다.’라고 하면 ‘경보(기)’는 사라져 버리거든요. 간단히 줄여 보세요.
또한 불이 났을 때 장애인이 쉽게 대피할 수 있도록 경사로와 시청각 자극을 활용한 화재 경보기 등을 잘 갖추면, 그 시설은 비장애인에게도 더욱 안전할 것이다.
16) 하나의 정답만을 외우도록 하는 시험, 남보다 1점이라도 더 맞는 것이 중요한 시험을 보게 하면서 창의적이고 자기 질문을 가진 인재 양성을 기대하는 것은 나무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구하는 것과 같은 일이다.
‘시험’이 두 번 나와요. ‘창의적이고 자기 질문을 가진 인재’에서 앞과 뒤가 대등한지 살펴보세요. ‘나무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구하는 것과 같은 일이다’. ‘나무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구하는 것’ 자체가 비유인데 굳이 ‘같다’는 말을 또 써서 그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어요. 참고로, '잠은 꿀처럼 달콤하다'고 하는데 '잠은 꿀이다'라든지 '잠은 꿀과 같다'가 더 좋습니다. 읽으면서 왜 '꿀'이라고 하는지 생각해 보게 되니까요. 다 드러내 버리면 읽을 맛이 없어지고 맙니다.
하나의 정답만을 외우고. 남보다 1점이라도 더 맞는 것이 중요한 시험을 보게 하면서 창의적이고 탐구적인(성찰적인) 인재 양성을 기대하는 것은 나무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구하는 일이다.
17) 현대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정부의 경제적 관리를 필요로 하며, 그 토대는 재정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재정정책의 핵심은 경기후퇴에 대한 신속하고도 적절한 개입을 통해 불황이 장기화되고 고착화되는 것을 예방하는 데 있다.
‘필요로 하다’는 그냥 ‘필요하다’고 하면 안 될까요? ‘하며’가 적절한 어미인지 생각해 보세요. ‘이때 재정정책’은 앞의 말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바꿀까요? ‘-에 대한’과 ‘-을 통해’를 우리말답게 고쳐 보세요. 어미가 우리말답게 하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여기서도 알 수 있습니다.
현대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정부의 경제적 관리가 필요한데, 그 토대는 재정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정책의 핵심은 경기 후퇴에 신속하고도 적절하게 개입하여 불황이 장기화되고 고착화되는 것을 예방하는 데 있다.
18) 농식품부는 우선 고품질의 밀 품종을 개발하는데 힘을 쓰기로 했다. 국내 처음으로 민간이 주도하는 ‘국산밀 R&D 프로젝트’를 추진, 22년까지 빵과 중화면 등에 적합하고 국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유전자원을 5개 이상 개발하기로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빵을 제조하는데 적합한 밀의 생산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R&D’라니요. 아무래도 이건 아닙니다. ‘알앤(드)디(R&D)’라고는 해야지요. 그런데 이건 얼마든지 우리말로 할 수 있거든요. ‘연구 개발’이라고 하면 다들 알아듣고 얼마나 좋은가요! ‘추진,’은 어미 없이 쓸 수 있나요? ‘개발하는데 힘을 쓰다’와 ‘제조하는데 적합하다’는 띄어쓰기가 제대로 된 건가요? 어미 ‘-ㄴ데’와 의존명사 ‘데’를 구별하는 문제입니다. ‘생산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어색합니다. ‘생산이 이뤄진다’를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농식품부는 우선 고품질의 밀 품종을 개발하는 데 힘을 쓰기로 했다. 국내 처음으로 민간이 주도하는 ‘국산밀 연구와 개발 계획(과제)’을 추진하여, 22년까지 빵과 중화면 등에 적합하고 국내 환경에 잘 적응하는 유전 자원을 5개 이상 개발하기로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빵 원료로 알맞은 밀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