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두깨식당>
늦은 점심 시간이었는데도 식당안이 사람들과 열기로 가득하다. 음식맛을 보지 않아도 이 식당이 얼마나 잘 알려져 있는지, 또 신뢰받고 있는지 알 만하다. 칼국수를 한 젓갈 먹고, 만두를 한 입 먹어보니 바로 그 신뢰의 근거를 만난 듯하다.
1.식당얼개
상호: 홍두깨식당
주소: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연암길 92(만호리 262-8)
전화: 031) 682-5397
주요음식: 칼국수, 만두
2. 먹은날: 2020.8.15.점심
먹은음식 :해물칼국수 11,000원, 모듬만두 10,000원
3. 맛보기
해물칼국수 맛있는 이유를 찾아내기가 참 쉽다. 가진 해물, 가진 거섶을 잔뜩 넣은 거다. 바지락은 먹어도 먹어도 나온다. 제맛나는 육수에 가진 재료를 다 넣고 끓인 데다, 면발이 쫄깃하다. 국물도 짜지 않고, 면을 제대로 먹을 수 있을 만큼만 진한 농도다. 정성과 아끼지 않은 식재료가 비결이라면 비결이랄 수 있겠다.




칼국수 맛은 내는 해물로 오징어, 바지락, 표고버섯, 황태, 새우, 미더덕 등이 눈에 띈다. 그것도 아주 푸짐하게 들어 있어, 건더기 건져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1인당 1만원이 넘어가는 가격이 조금 의아했는데, 이 정도 넣으려면 그 정도 값은 받아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가게 간판, 메뉴판, 실내 분위기 등등이 오래 된 식당이면서 토속적인 냄새가 나는데, 칼국수 가격만 조금 다르다, 싶었는데 , 가격을 제대로 받으면서 제대로 된 음식을 내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차림은 김치 둘로 간단한데, 주요음식 칼국수는 물론이고 김치도 모두 제대로 담근 솜씨다. 겉절이 배추김치가 우선 입맛을 돋군다. 열무김치는 배추를 조금 섞어 담궜다. 살짝 익었는데, 짜지 않아 칼국수와 곁들이기 좋다. 약간 너무 슴슴한 느낌이 들 정도로 짜지 않다. 하지만 간은 조금 더 세어도 좋지 않을까.








만두는 칼국수 만으로 마음이 허전하여 시켰는데, 오히려 주객전도로 입과 맘을 만족시켜 준다. 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다양하고 색깔도 다양하다. 김치만두, 갈비만두, 삼색만두, 쫄깃투명만두 등 이름도 재료도 다양하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맛과 향이 배합되어 있다.
칼숙수는 성실함과 정직함으로 승부를 본다면 만두는 기능과 품격으로 승부한다. 거기다 손맛까지 담겨 있다. 칼국수보다 만두에 더 높은 점수를 준다. 가장 끌린 것은 투명만두, 쫄깃한 만두피에 속도 고기와 채소의 조합이 향기롭다.

김치는 더 먹으려면 직접 가져다 먹을 수 있다.




4.먹은 후: 만두 한류 기대
에스토니아에 갔더니 세계만두백화점 식당이 있었다.세계를 문제 삼기에는 조금 작은 나라라는 생각에 재미있어 들러보았다. 각국 만두를 몇 개씩 섞어 선보이는 식당이었다. 조지아 등 소련 계통의 만두가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손바닥만씩 해서 한두 개만 먹어도 배가 불렀다.
우즈벡 등 이쪽에서는 빵 속에도 고기속을 넣어 먹는다. 한글 메뉴에서는 빵속에고기, 혹은 고기빵이라고 하는 '삼사'라는 빵은 만두와 빵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크롸상처럼 부드러운 빵 외피에 주로 양고기를 넣어 삼사를 만든다. 만두가 발달한 지역에서 보여주는 만두의 다양성이다.
이름 높은 음식은 대부분 다양성과 함께 한다. 중국은 두부요리가 유명하다. 요리도 요리지만 건두부, 두부피, 취두부 등등 우리보다 두부의 종류 자체가 훨씬 다양하다. 만두도 다양하다. 하지만 우즈벡 만두처럼 큰 만두는 없다.
북한은 남한보다 만두를 많이 먹는다. 설음식으로도 떡국과 함께 만두국을 먹는다. 북한 만두는 남한 만두보다 훨씬 커서 우즈벡 만두만 하다. 한 두개만 먹어도 한끼 식사가 될 정도다.
고려시대 가요 "쌍화점"에서 우리는 '상화'라고 하는 만두를 접할 수 있는데, 회회아비 즉 서역인들을 통해 들어온 것을 알 수 있다. 만두는 밀가루 반죽에 싸서 먹는 형태여서 밀 재배가 용이한 지역인 수메르나 중앙아시아의 유목민들이 양치러 나가면서 도시락으로 싸 먹던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이 있다.
그렇다면 북한을 통해 점차 아래로 내려왔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는 과정에서 만두의 크기도 먹기 좋은 형태로 작아진 것이 아닐까. 북한의 만두가 월남해온 북한 사람들에 의해 재현되는 식당이 꽤 있다. 냉동만두도 새터민들이 만든 상품이 있다. 함경도 만두라고 파는 어랑손만두국집의 만두도 엄청나게 컸었다.
이 집 만두에서 미래 한국 만두의 다양성을 읽는다. 북한 만두도 재현하여 만두 전시장을 만들면 어떨까. 이 정도 솜씨면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본다. 투명만두라고 하는 감자옹심이 만두는 다른 나라 어디서도 먹어보지 못했다. 음식의 다양성은 음식 한류의 저류가 될 것이다. 만두도 음식 한류의 중요 상품으로 삼아보자. 오늘 여기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아니 이미 시작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사족 하나. 색상까지 다양한 만두를 선보여 눈길을 끄는데, 내친 김에 황 청 백 적 흑의 오방색을 다 넣어보면 어떨까. 빠진 것은 흑색뿐이다. 검은 만두가 어렵다면 목이버섯 정도로 고명을 얹으면 어떨까. 한국적인 것을 색으로도 강조하면 좋을 듯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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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가 태어난 강원도 영서지방도 설날엔 만두국을 차례상에 올립니다. 주로 한우 양지머리 국물에 만두와 가래떡을 썰어넣고 끓이지요. 만두국은 추울 때 제맛이라, 겨울철이 되면 만두를 직접 빚어 끓여먹는 날이 많았습니다. 결혼 후 인천에 터를 잡고 살면서도 겨울만 되면 너댓 번 만두국을 끓여 먹습니다. 우리집 아이들은 만두국보다 찐만두를 좋아하는 걸 보면, 음식은 地緣이 血緣을 앞서는 것 같습니다. 토속음식이라는 말이 그래서 생겨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드는군요.
그렇군요. 강원도는 북한 음식문화와 가까운 거 같습니다. 만두국을 설에 먹는 것은 자라서 처음 접했습니다. 음식문화 차이를 의식하게 된 계기이기도 했고요. 음식의 혈연, 지연 문제는 간단히 말하기 어렵군요. 그러나 어려서 다양한 음식에 노출되는 것은 필요한 거 같아요. 입맛의 스펙트럼이 넓어질 수 있게 되니까요. 협소한 식성은 불편하기도 하고, 다양한 음식을 즐기기 어렵게도 하니 인생의 재미가 줄어들 거 같아서 말입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강원도 만두국을 제대로 먹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