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해묵은 학력논쟁을 일으키려는 것은 결코 아니고, 목사들의 정체불명 학력자랑에 대한 지적임을 알려드립니다.
아주 오래전에 부교역자시절 어느 교회에서 벌어진 사건입니다. 그 목사가 자랑스럽게 액자에 걸어놓았던 신학박사학위증이 가짜로 들통 나서, 교회장로와 신자들이 평소에 못마땅한 점이 많았는지는 모르지만 그 일을 빌미로 사임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그 목사는 거절하고 버티기에 들어갔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어느 주일날 신자들 중에 그 목사가 집례 하는 성찬식에 참여할 수 없다고 난리법석이 일어나면서, 그날 예배는 저잣거리 싸움판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그날오후 나는 목사의 호출로 사택을 방문했는데, 나에게 만약 물리적인 일이 생기면 자기를 도와달라는 언질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말에 나는 그 자리에서 그렇게 할 수는 없고, 그냥 사직하겠다는 말을 내던지고 나와 버렸습니다. 그 후에 그 목사는 전별금조로 몇?억을 챙기고 교회를 사임하였다고 나중에 귀동냥으로 듣게 되었습니다.
하여튼 은혜롭지 못한 이야기를 하는 까닭은, 요즘 기독교TV방송에 나와서 설교하는 목사들 중에 자주 언급되는 내용이 있습니다. 바로 “내가 해외에서 공부할 때, 이렇쿵 저렇쿵.” 마치 은근슬쩍 내뱉는 말 안에는 ‘나 이런 사람이야!’ 라고 자랑 아닌 자랑처럼 들렸습니다.
물론 해외에서 어려운 학위과정을 통해 받은 목사까지 폄훼하려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만. 그런데 그렇게 자랑거리 아닌 척하는 신학목회학선교학박사학위 내용이, 한국연구재단의 박사검색명단에는 나올질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아마 정상적인 학위과정을 밟지 않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조심스럽지만 목사가 받은 신학박사나 목회학박사, 그리고 선교학박사 과정으로 인정받는 정상적인 학위가 외국대학교나 국내신학교에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런 학위는 정부기관에 등록된 신학교이지만, 학력인정만을 받은 학교이므로 발행한 학위가 정상적으로 인정받는 대학교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국내외에서 정말 어렵게 받은 정상적인 대학교의 박사학위는 한국연구재단에 등록될 수 있지만, 학력인정만 되는 그런 대학이나 심지어 미인가(未認可)학교에서 받은 학위는 인정을 받지 못합니다. 그러기에 어설프게 해외에서 공부한 것을 드러내서 망신당하지 마시고, 있는 그대로 올바른 목회에 제대로 전념하는 목사가 되어주시기를 충심(衷心)으로 권면합니다.
마무리합니다. 바라기는 박사학위가 있든 아니든,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목회에 더 풍성한 지혜지식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하나님말씀이 살아있는 음성처럼 힘 있게 대언하고, 무대뽀인성을 보이는 함량미달의 목사가 아닌 성품을 갖춘 목회자가 되어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주님, 한국교회 목사들에게 박사학위보다도 더 큰 목회의 권능으로 채워주옵소서.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