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기장 총회교육원 사순절 묵상집
3월 10일 목요일
사순절 8일째
말의 심판
마태복음 12장 36~37절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사람들은 심판 날에 자기가 말한 온갖 쓸데없는 말을 해명해야 할 것이다. 너는 네가 한 말로, 무죄 선고를 받기도 하고, 유죄 선고를 받기도 할 것이다. |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소년이 “늑대가 옵니다! 늑대가 몰려옵니다!” 라고 거짓으로 말했을 때 마을 사람들은 사실인 줄 알고 밖으로 뛰어나왔습니다. 이런 식으로 세 번이나 마을 사람들은 소년의 거짓말에 속아서 밖에 나갔습니다. 그러다가 진짜 늑대가 나타났습니다. 소년이 놀라 소리쳤지만 마을 사람 중 어느 누구도 그 소년의 말을 믿지 않았고 결국 소년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게 됩니다.
아마 장난으로 몇 번 해본 것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말이 결국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갔습니다. 본인은 나쁜 뜻 없이 그냥 해본 말이라고 할 것입니다. 생각 없이 말한 그 말이 그만 소년을 정죄하고 말았습니다.
본문에 등장하는 ‘쓸데없는’이라는 말은 헬라어 ‘아르고스’로 ‘없다’라는 부정 불변사 ‘아’와 ‘일’이라는 뜻의 ‘에르곤’의 결합입니다. 즉, 일없이, 아무 뜻 없이, 쓸데없이 한 말이라는 것입니다. ‘말’은 헬라어 ‘흐레마’로 보통 말입니다. 그런데 '해명하다'는 말은 원문에는 없습니다. 원문은 ‘아포도수신 페리 아우투 로곤’인데 직역하면 “하나님의 결산(로고스, 말씀)으로 되돌려 받을 것이다” 라는 말입니다. ‘아포도수신’은 ‘되돌려주다’라는 말이 됩니다. 쓸데없이 한 말에 대해 하나님이 되돌려주실 것이라는 말입니다. 말하자면 그 어떤 말이든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길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의 보통 말, ‘흐레마’(37절)가 “너는 네가 한 말로”에서 ‘로고스’로, 즉 하나님의 심판의 말씀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 ‘로고스’는 우리의 말 ‘흐레마’에 대한 결산인 것입니다. 엄중하게 판결하여 무죄판결을 받기도 하고, 유죄판결을 받기도 할 것입니다. 우리가 무심코 한 말 한마디도 심판대에 세워지게 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되돌려 받게 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양치기 소년은 자신이 한 거짓말이 그대로 되돌아와서 죽음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사도 야고보도 “심판받을 각오로, 말도 그렇게 하라”(약 2:12)고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말씀은 씨앗으로 비유됩니다(마 13:18 이하). 거짓의 씨를 뿌리면 거짓의 열매가 맺히고 진실의 씨를 뿌리면 진실의 열매를 거둡니다. 말이라는 씨가 그대로 열매가 되는 것입니다.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이 바로 그렇습니다. 말이 곧 내 존재입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말에 대가가 있음을 기억하고 그리스도인다운 말로 생명의 씨앗을 심는 우리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찬송 : 263장 이 세상 험하고(통 197장)
기도 : 말이 내 존재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임을 기억하고 한마디 말이라도 바르고 신중하게 하도록 도우소서. 아멘.
첫댓글 아멘. 사순절 묵상을 통해 '말'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깨닫습니다. 말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오늘 내가 심는 한 마디 한 마디 말에 신중하게 하시고, 생명살림의 역사를 이루어 가는 은혜의 말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오늘도 나의 입술에 모든말과 나의 마음에 묵상이 주께 열납되기를 원합니다
매사에 시중하게 생각하고 말하는 습관이 나의 삶에 있어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