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유명 수필집『쓰레즈레구사(徒然草)』 http://naver.me/FA6H6GsM
표지그림 - 이우환의 <선으로부터>1976,
노르웨이의 숲(상실의 시대) / 무라카미 하루키 / 민음사
“죽음은 대극이 아니라 우리 삶속에 잠겨 있다.”(P.48)
삶의 한가운데에서 모든 것이 죽음을 중심으로 회전했다.
기쁨도 죽음도 전염된다. - 키에르케고르
1969년에서 1971년 후반의 일본과 대학가의 분위기를 그린 소설.
음악을 전공한 하루키
38세가 된 와타나베가 비행기 안에서 비틀즈의 노르웨이 숲을 듣는다.
음악을 통해 18년 전의 일을 회상하며 이야기가 시작한다.
하룻밤의 사랑은 일종의 젊은이들에겐 구원이나 마찬가지였다.
어둠을 나타내는 죽음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레이코와 와타나베가 함께 기타를 치면서 나오코의 장례식을 치룬다.
등장인물>
-와타나베(주인공) 대학생활도 적응 못하고, 사회에도 적응 못하고 방황하는 젊음
나오코를 그리워하고 있을 때 학교에서 우연히 같은 과목 강의를 들으면서 미도리를 만남.
-나오코/언니의 죽음으로 우울증을 앓는다. 벗어나려고 노력하지만 죽음은 전염되듯이 요양원에 있다가 나오코를 데려간다. 기즈키와도 세 살 때부터 친구처럼 연인으로 지냄
-나오코의 언니 : 나오코보다 월등하게 예쁘고 공부도 탑을 달리던 언니의 자살을 나오코가 직접 목격.
-미도리 : 학교에서 우연히 같은 과목 강의를 들으면서 나오코를 그리워하고 있는 와타나베에게 먼저 말을 건다. 그리고 사랑하게 됨
상큼 발랄한 여대생. 아버지 병원에도 미니스커트를 입고 나타남.
-미도리의 엄마, 아빠 : 엄마는 옛날에 돌아가시고 아버지의 마지막까지 죽음을 지켜본다. 의연하게
-레이코 : 나오코와 같은 요양원에 있으면서 보살펴주는 30대 후반 여성. 피아노천재였지만 어느 날 손가락 마비로 찾아와 꿈이 좌절. 20년 연하의 남자에게 청혼을 받고 결혼. 아이도 하나 낳지만 우울이 터져서 이혼. 많은 음악을 기타로 연주하며 부르며 와타나베와 나오코 장례식을 치룬다.
-나가사와 : 자유분방한 청년으로 모든 것을 갖춘, 부, 지식까지 남부러울게 없는 사람이지만 하룻밤의 사랑으로 많은 여자들을 거느린다. 사랑하는 하쓰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쓰미 : 나가사와의 단점과 여자관계를 알면서도 사랑하는 비련의 여인. 다른 남자와 결혼하지만 결국 자살하고 만다.
-기즈키 – 와타나베와 나오코 삼총사로 잘 지냈지만 17살 어느 날 차 안에서 자살하고 만다.
기성세대가 이끌어 낸 화려한 고도성장, 새로운 세대가 불러일으킨 저항 문화가 공존했던 1960년대 말 일본이라는 공간을 무대로 고도성장기가 배경이다. 하루키가 그려 낸 영원한 젊의 초상이다. 오늘을 사는 젊은 세대들의 한없는 상실과 재생을 애절함과 감동으로 담담하게 그려냄. 고독한 도시 한가운데에서 살아가는 청춘의 아픔과 사랑의 순간을 강렬하게 담아낸 시대의 소설이다.
나는 고개를 들고 북해 상공을 덮은 검은 구름을 바라보며 지금까지 살아오는 과정에서 잃어버렸던 많은 것에 대해 생각했다. 잃어버린 시간, 죽거나 떠나간 사람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추억.(P10) 키포인트---비행기 안에서 비틀즈의 노르웨이의 숲이란 음악을 들으면서 과거를 떠올림
열여덟 해라는 세월이 지난 지금도 나는 그 초원의 풍경을 또렷이 떠올릴 수 있다. 며칠 계속된 부드러운 빗줄기로 여름내내 덮어썼던 먼지를 깔끔이 씻어내린 산 능선은 깊고 선명한 파랑을 띠고, 억새꽃을 흔들며 불어 가는 10월의 바람 속에서 길고 가느다란 구름이 파란 하늘에 차갑게 달라붙어 있었다.(P.11)
기억이란 참 이상하다. 실제로 그 속에 있을 때 나는 풍경에 아무 관심도 없었다. 딱히 인상적인 풍경이라 생각하지도 않았고, 열여덟 해나 지난 뒤에 풍경이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P.11)
“나를 기억해 줬으면 좋겠어. 내가 존재하고 이렇게 네 곁에 있어다는 걸 언제까지나 기억해 줄래?”
“물론 언제까지나 기억할 거야.”(P.20)--요양병원 숲에서도 똑같은 말을 한 나오코. 곧 죽을꺼니까 나를 기억해줘. 죽음을 암시함.
“나를 언제까지나 잊지 마. 내가 여기 있었다는 걸 기억해 줘.”(P.22)
“네가 정말로 좋아, 미도리.”
“얼마나 좋아”
“봄날의 곰만큼 좋아.”
“봄날의 곰” 미도리가 고개를 들었다. “그게 뭔데, 봄날의 곰이?”
“네가 봄날 들판을 혼자서 걸어가는데, 저편에서 벨벳 같은 털을 가진 눈이 부리부리한 귀여운 새끼 곰이 다가와. 그리고 네게 이렇게 말을 해. ‘오늘은 아가씨, 나랑 같이 뒹굴지 않을래요’ 그리고 너랑 새끼 곰은 서로를 끌어안고 토끼풀이 무성한 언덕 비탈에서 데굴데굴 구르며 하루 종일 놀아. 그런 거, 멋지잖아?”
“정말로 멋져.”
“그 정도로 네가 좋아.”(p.388)
“요즘 들어서 이렇게 살면 되지, 생각하게 됐어. 이게 우리 자신을 위한 미래의 생활이라고. 누구 눈치도 볼 것 없이 마음껏 해 나가면 된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안정감이 없는거야. 몸이 2~3센티미터 허공으로 붕 떠오른 것 같아서, 거짓말이라고, 이렇게 편한 인생이 세상에 존재할 리 없다는 느낌이 드는 거야. 머지않아 대가를 치를 거라고 둘이서 얼마나 긴장했는지 몰라.”(p.418) 병으로 오랜시간 앓고 돌아가신 아버지장례식을 치루고 나서 나눈 대화. 미도리자매
“인생이란 비스킷 깡통이라 생각하면 돼.”
“비스킷 깡통에는 여러 종류 비스킷이 있는데 좋아하는 것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이 있잖아? 그래서 먼저 좋아하는 것을 먹어 치우면 나중에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만 남는 거야. 나는 괴로운 일이 있으면 늘 그런 생각을 해. 지금 이걸 해두면 나중에는 편해진다고. 인생은 비스킷 깡통이라고.”
“그거 철학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p.419)미도리와 와타나베의 대화
“죽음은 삶의 대극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속에 잠겨 있다.”
그것은 분명 진실이었다. 우리는 살면서 죽음을 키워 가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배워야 할 진리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P.453)
나오코의 죽음이 나에게 그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 어떤 진리로도 사랑하는 것을 잃은 슬픔을 치유할 수는 없다. 어떤 진리도, 어떤 성실함도, 어떤 강인함도, 어떤 상냥함도, 그 슬픔을 치유할 수 없다. 우리는 그 슬픔을 다 슬퍼한 다음 거기에서 뭔가를 배우는 것뿐이고, 그렇게 배운 무엇도 또 다시 다가올 예기치 못한 슬픔에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나는 오로지 홀로 그 밤의 파도 소리를 듣고,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하루하루 그것만 붙들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P.453)
우리는 살아 있고. 살아가는 것만을 생각해야 했다.(P.485)-> 작가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세지
“너, 지금 어디야?”
나는 지금 어디에 있지? 그러나 거기가 어디인지 알 수 없었다.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도대체 여기는 어디지? 내 눈에 비치는 것은 어디인지 모를 곳을 향해 그저 걸어가는 무수한 사람들의 모습뿐이었다. 나는 어느 곳도 아닌 장소의 한가운데에서 애타게 미도리를 불렀다.(P.486)-> 마지막부분
내 인생은 어디쯤 왔을까? 뭐하고 있을까? 거기가 어딘지는 우리는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