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티안에서 태국 남부 후아힌까지 운전해서 가기
설 아침 차례를 지내고 직원들 초대해서 떡국을 끓여 같이 먹었다. 차례를
처음 본 라오 직원은 이것저것 물어보고는 사진 찍기 바쁘다. 몽족 친구인 그 직원은 자신들의 문화와
한국의 문화를 비교해가면서 그의 아내에게 설명하기 바쁘다.
그의 아내는 특별한 새해를 맞이하는 것이다. 얼마 전 몸에 이상을
느낀 그의 아내는 라오스 병원을 들러 진찰을 했었다. 그런데 그 병원에서 큰 병원으로 빨리 가 보라고
했단다. 큰 병원에 가서 진찰한 결과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아 집이 초상집 분위기였었다. 그의 아내는 “우리는 돈이 없으니 수술하지 말자. 어차피 죽을 병이니 그 돈으로 우리 애나 잘 키워달라”고 유언까지
마친 상태에 내게 전화를 했었다. “이 놈아 다른 병원에 가봐. 한
병원만 가서 판단하지 말고” 이렇게 해서 최종 결론은
“치질” ㅎㅎㅎㅎ
라오스 병원은 참 못 믿을 곳이다. “오늘 떡국 먹으면 자네는 한
살 인게야”
우리 아이들은 한국의 할아버지 할머니께 전화를 해서는 새해 인사를 하곤 ‘무슨
음식이 있느냐? 누가 왔느냐?’ 등등 한국의 설을 그리워하는
눈치다. 라오스는 설과 무관하지만 아이들 학교에 중국학생과 베트남 학생들은 설을 쇠러 각자 본국으로
장기 출국을 해서 학교가 마비 상태다. 덕분에 우리 아이들도 일주일 학교를 안가고 자체 방학을 즐긴다.
“가방 싸. 출발하자!”
아무런 계획도 없이 애들과 태국 바닷가 쪽 여행을 즉흥적으로 출발한다. 오후 2시 집을 출발한 우리는 콘켄에서 1박을 하고 천천히 남쪽으로 가기로
마음 먹었다. 콘켄에 도착한 우리는 호텔을 찾으려고 했더니 호텔의 위치가 자꾸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태국은 차량이 좌측통행이라 우측에 위치한 호텔을 어찌 찾아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특히 좌측통행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호텔을 찾아 핸들을 돌리기에는 부담스러웠다. 그렇게 좌측에 위치한 호텔을 찾아 두리번거리다 그만 콘켄을 지나쳐 버렸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출발~’
일단 주유소에 들러 주유를 한 다음 태국 유심 칩을 사러 편의점에 들렸다. 유심
칩을 사서 결제를 하려고 했더니 무어라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무슨 뜻인지 몰라 당황스럽다.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그들과 대화하기가 불가능하다. “패스포트”라 하기에 여권을 주었더니 당황하기는 그들도 마찬가지다. 한참 만에
그들은 태국의 신분증을 보여주며 이런걸 달라고 하는 눈치다. “버 미”
답답했던지 직원 중 한 사람이 자신의 신분증으로 개통을 해 준다. 아직
순진한 건지, 아니면 일상인건 지는 몰라도 색다른 경험이다. 이젠 3G가 떠진다. 구글 지도를 켜 놓고는 운전을 하니 든든하다. 천군만마가 부럽지 않은 것을 보니 나도 인터넷 없인 불안한 세대인가 보다. ㅎ
라오스에 비해 도로 사정이 좋은 태국은 자동차 여행하기는 아주 최상급이다. 편도 2차선이 주를 이루는
태국의 메인 도로는 우리의 국도 수준의 품질이지만 운전자를 배려한 도로 상태는 한국의 도로보다 운전하기가 수월하다. 신호등이 거의 없어 막힘 없이 도로를 질주할 수 있었고, 주행 차선과
추월 차선을 구분하는 태국 운전자의 운전 습관이 특히 인상적이다. 태국 농카이에서 방콕을 지나 후아힌까지
신호등이 약 10여개라면 믿겠는가?
태국 도로의 특징은 분리대가 양방향 3개가 존재한다. 한 개는 중앙 분리대다. 중앙 분리대는 약 3~5M 폭으로 조경을 위주로 만든 분리대로 상행과 하행을 분리하는 분리대다.
다른 두 개의 분리대는 같은 방향을 분리하는 분리대로 직진은 오른쪽 두 차선, 좌회전 또는
우회전과 유턴은 좌측 두 차선이다. 그러니 신호등이 없이 직진 차량은 그저 달리기만 하면 되는 시스템이다. 거의 직선 도로로 급 커브가 전혀 없어 속도를 내고 달리기에 전혀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도로가 무료화라는
것에 또 한번 감탄한다. 땅덩어리가 넓은 태국이니 가능하리라.
또 하나의 특징은 주유소에 편의점, 식당, 커피숍 등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휴게소 개념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24시간 운영을 하고 있어 지친 운전자에게 휴식을 주기에는 안성맞춤이다. 관광의 나라답게 여행자에게 편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다양한 제품을 진열한 세븐일레븐과 라오스에서는 볼 수 없는 맥도널드,
KFC, 버거킹에 광분하고 있다. 연실 “태국
좋은 나라야”를 외친다. 라오스에서 몇 년 살더니 아주 촌놈들이
다 되었다.
그 복잡한 방콕의 도로도 새벽 시간대라 한가하게 관통할 수 있었다. 이젠
슬슬 태국의 도로에 적응하는 느낌이다. 새벽 4시경 도착한
후아힌 과연 이 시간에 입실이 가능한 호텔이 있을까? 차라리 GH를
찾아서 입실하고 쉬어야겠다고 GH를 찾아 다녔으나 상태가 너무 나쁘다.
이래저래 찾다 보니 동이 튼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제대로 된 호텔이나 리조트를 찾기로
했으나 가격이 상당했다. 8,000바트~17,000바트에
가격이 형성되었다. 인터넷에서 검색했을 땐 70,000원(2,000바트)~170,000원(5,000바트) 정도였었는데….
너무 힘들고 졸려서 숙소 찾아 다니기가 슬슬 짜증이 난다. 일단 아무데나
잡고 쉬고 싶은 마음에 거의 포기 상태였을 때 눈에 띈 호텔이 보인다. 2인실이 2,100바트란다.
오전 8시였기에 지금 체크 인이 가능하냐고 했더니 가능하단다. “무조건 잡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