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가시나무꽃 이야기
국화, 사루비아, 금계국, 금불초 등 가을꽃이 사라져버린 12월 하순의 농원에는싸늘한 겨울바람이 불어와 앙상한 나뭇가지들을 흔들어대고 있으니 나무들은 춥고 외롭다고 ‘윙윙’거리며 울어대고 있습니다.
사철꽃이 피고 향기로운 꽃향기가 흩어퍼지는 아름다운 농원을 꿈꾸고 있는 나는 ‘눈보라치는 겨울에도 아름다운꽃을 피우는 나무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산다화 털머위꽃 등은 12월까지 피고 요즈음은 4계장미가 개발되어 겨울에도 장미꽃을 볼 수있지만 추운 겨울에 피어있는 덩굴장미를 보면 아름답다기보다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다행히 남천, 먼나무, 피라칸사스, 호랑가시나무 등의 열매들이 빨갛게 주렁주렁 달려서 꽃인 듯 열매인 듯 아름답게 빛내주고 있으니 ‘一體唯心造’라 열매를 꽃이라고 즐긴들 누가 시비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까지 꽃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그래도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또 한해를 맞이해야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좀 더 의미있는 꽃 이야기를 드리고 싶어 호랑가시나무 이야기를 해드리기로 하였습니다.
호랑가시나무는 감탕나무과에 속하는 늘 푸른 나무입니다. 열매가 빨갛게 영롱한 빛으로 아름답게 겨울 정원을 빛내주고 있는데 가시나무도 무서운데 거기에다 짐승가운데 가장무서운 호랑이라는 이름을 붙여 호랑가시나무라 했을까요?
무시무시한 이름과는 달리 늘 푸른잎에 겨울에 아름다운 열매를 달고 있는 호랑가시나무는 우리 나라가 원산이고 한국과 중국에 분포되어있으며 추위에 약하여 변산반도 이남의 해안지방니나 낮은산 양지바른곳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잎이나 열매는 약재로 사용되고 있으며 키는 5미터에 이르고 나무껍질은 백색이고 잘 벗겨지지 않습니다. 꽃은 4-5월에 걸쳐 백색으로 잎겨드랑이에 5-6개가 매달려 피고 9-10월에 푸른 열매가 되었다가 점차 붉은색으로 변합니다.
호랑가시나무열매는 로빈이라는 새가 좋아하는 열매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십자가를 등에 메고 머리에는 호랑가시나무로 만든 가시면류관을 쓰신채 골고다 공원을 오르실 때 로빈은 예수님의 가시면류관을 벗겨보려고 애쓰다가 가시에 찔려죽고 말았는데 서양에서는 호랑가시나무를 聖樹라고 해서 크리스마스장식이나 카드의 도안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꽃말도 先見之明이라는 좋은 말을 가지고 있으니 聖靈이 깃든 늘 푸른 상록수와 빨간 열매를 지닌 아름다운 겨울나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일년전 기대를 갖고 마지했던 庚子년도 서산위를 넘어가고 辛丑년 새해가 동산위로 솟아오르고 있습니다.우리 조상님들은 龍은 神秘스러운 동물이라 해서 좋아했고 소는 농경생활에서 우리 생활과 밀접한관계가 있어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마을 지명에서 龍자나 牛자가 들어가는 마을이 많았습니다. 내고향 광양에도 牛山리 臥牛리 등의 마을이 있습니다.
이제 하루가 지나면 신축년 새해가 시작됩니다. 우리 조상님들이 좋아했던 辛丑년 새해를 맞이하여 님에게도 좋은일이 생길것입니다. 늘 건강하시옵고 가정에 행운과 축복이 기득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경자년 12월 31일 석 송 정 절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