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긴장한 나머지
온 몸이 다 아팠다.
징하게 몰두하며 열중에 열중
티비 속으로 들어가다 보니
세포가 경련을 일으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 경제 어렵고
혼란스런 시국 속에
온전히 몰입 할 야구가 있어
그동안 행복했다.
사실
지난 주 부터
환절기 감기가 내 몸 구석 구석을 파고 들어
여기 저기를 헤집고 돌아다니더니
편도선이 붓고 목소리 조차 바깥음을 내기 싫어하고
웬만해선 누워 자는 것도 아까워서
밤잠도 아끼는 터에
덜컥 누워 뒹굴며
낮잠도 청하게 되었으니
아, 세월의 급 물살을 누가 막겠는가 싶어
속수무책의 체념의 날들과
비몽사몽의 날들만 보내던 참에
아주 완전히 쉬어버리라고
무설재 들어오는 입구 길목까지 파헤쳐가며
도로까지 엉망으로 만드는 중이나
말이야
상수도 공사라지만
지하수를 마시는 무설재와는 전혀 상관도 없는 일...
괜시리
무설재 들락날락 발걸음 뒤통수 치면서
도로는 나자빠지고
감기는 여전하고
웬 불만의 씨앗을 그리도 뿌리는가 싶었더니
그래도
야구 경기라도 있어서
그 시름과 약오름과 감기 기운을 달랠 수 있었다.
발길이 없는 무설재는
앙꼬없는 찐빵이요
거품없는 맹숭 맥주라
헐, 헐, 헐
욕지기 나오려다
야구 덕분에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징하디 징한 그 악연은 또 어디서 나오는지
스포츠란 붙었다 하면 일본이요
악물었다 하면 일본이니
내 참...일본에서
그것도 일본 회사에서 근무하는 딸내미도 곤혹스러울 일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의 국민으로서
우리가 이겼으면 또 얼마나 좋았겠는가만은
사정은 그리 녹록치 않았으니 아쉬운 마음 가득해도
하지만
참 잘했다.
정말 잘한 것이다.
그 은근가 끈기가 쬐끔
2% 부족해서
아니면 역시나
주고받는 사인을 제대로 읽지 못했던지 간에
그래도 잘한 것이다.
변방의 아시아에서
미국대륙을 뒤흔들고
전 세계를 놀래킨 그들의 빛나는 투혼...정말
박수치고 싶다.
원래 2등이란 박수받을 일 없다는 것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오늘은 맘껏 박수 쳐주고 잘했다고 격려해주고 싶다.
환상의 야구를 펼쳐준 우리네 손발들과
명장 김인식 감독과
목이 터져라 응원을 아끼지 않은 전국민과
실제 그라운드에서 목청을 아끼지 않았던 응원군들에게 말이다...
그러고 보면
역시 우리는 "한다면 한다의 국민" 일 터
나랏님을 비롯한
위정자와 경제 재력가 또한 그리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만 기대치를 갖는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
그러나
어떠한 여건 속에서도
국민이 대단한 나라
대한민국....
당분간은
야구 이야기로 즐거울 것이다.
한때
도시락 싸들고
동대문 운동장을 누비면서
고교 야구에 미치던 때가 있었으니...
오늘의 신일고 봉중근이 빛났다면
그 옛날,
유명했던 고교 야구 선수가 많았지만서도
내게는 파트는 달랐지만
신일고 쇼스탑이라 불리우던 "김재진"도 유명하기로는
그에 못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지나간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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