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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무진은 몽골초원 북동쪽 끝, 현재의 몽골국경 바깥에 있는 황량한 지대로 사라졌다. 자무카-옹 칸 군의 추격이 마침내 멈췄다. 모든 세력을 잃고 초원 바깥으로 퇴장한 테무진을 더 이상 쫓아갈 필요가 없었다. 테무진은 변방의 작은 호숫가에 이르렀다. 이 호수가 바로 '발주나 호수' 다.
▲ 발주나 호숫가
호수라 부르기엔 당시의 수량이 너무 적었는지, 아니면 그날의 기후가 좋지 않아서였는지 호수는 온통 흙탕물이었다. 연명할 음식도 없었다. 사냥한 고기는 다 떨어졌고, 패주하는 길에 이제 영영 헤어질 백성들에게서 세금을 징발하지도 않았다.
부하와 백성들에게 마지막까지 도리를 다하려는 모습엔 분명 사람의 마음을 뜨겁게 하는 구석이 있다. 그러나 테무진은 뜨겁다기보다는 차가운, 정확하게는 철저한 사람이었다. 이제 더 이상 백성들을 보호해주지 못하게 됐으니 식량과 물자를 징발하는 건 정당한 세금이 아니라 착취라는 판단이었다. 테무진은 지금껏 보여준 모습으로도 '은퇴 자금' 을 요구할 수 있는 군주였는데 말이다.
식량은 커녕 맑은 물조차 남아있지 않은 실패자. 영웅의 최후치고는 너무나 비참하고 쓸쓸했다. 테무진은 혼자서 사고나 병으로, 혹은 굶어서 죽어가는 일만 남았다.
그런데 변수가 있었다. 역사를 소설보다 더 소설적으로 만들곤 하는 극적인 변수가... 테무진의 곁에는 살 길을 찾아 떠나라는 명령을 끝까지 거부한 19명의 전사들이 남아있었다. 무슨 생각이었을까. 아무 생각도 없었다. 이 시점에서 테무진이 재기할 확률은 고민할 것도 없이 0%였다. 그는 그냥 실패자도 아니고, 실패한 '노인' 이었다. 아무 조건 없이 함께 죽을 생각이었다는 얘기다. 상식적인 상황에서라면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이보다 더 마법적인 것은 19명 각각의 캐릭터였다. 19명 중에 테무진의 친족은 친동생 카사르와 벨구테이 뿐이었다(벨구테이는 없었을 수도 있다.). 나머지 17명 중 최소한 4~5 명은 '네 마리 말' 과 '네 마리 개' 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3~4명은 가족을 돌보게 하기 위해 초원에 남겨뒀을 수도 있고, 정신없는 패주길에 통신이 끊어져버렸을 수도 있다. 어쨌든 17명이 누구누구였는지, 각각의 인물은 기록되어있지 않다. 전해진다고 할지라도 모두 구전역사라 정확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사실은 분명하다.
19명의 전사들은 출신 종족, 출신 계급, 종교가 각자 달랐다. 이들을 묶는 아무런 공통점이 없었다. 역사는 이들이 9개 종족(부족) 출신이라고 기록한다. 모국어도 몽골어, 타타르어, 투르크어, 위구르어, 아랍어 등 중구난방이었다. 종교로 가면 더 가관이다. 예나 지금이나 종교는 각종 분쟁의 주요 원인이고, 내 편과 네 편을 가르는 가장 흔한 기준이다. 그런데 이 19명엔 테무진처럼 무속(텡그리즘)을 믿는 이는 물론 불교도, 기독교도, 이슬람교도까지 있었다.
한마디로 한 편이 될 아무런 이유가 없는 집단이었다. 혈통과 언어, 종교, 문화, 지연 등 근대 이전의 사회에서 사람들을 결속시키는 전통적인 요소가 하나도 없다. 오직 테무진에 대한 충성심으로만 뭉친 사람들이다.
허나, 테무진에 대한 충성심만으로는 뭔가 설명이 부족하다. 충성심은 테무진이라는 개인과의 사적인 관계에 가깝다. 돌처럼 단단하게 결속된 하나의 팀이 되려면 목숨을 버리고서라도 공유할만한 가치가 존재해야 한다. 이 가치란 무얼까. 이익일까? 물론 이익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몰락한 군주와 죽음을 함께하는 '순장조' 가 되려는 이익집단은 있을 수 없다.
19명의 전사들은 출신과 언어, 종교 등의 배경과 상관없이 테무진이 대변하는 가치에 베팅했다. 세 가지로 압축하면,
1. 평등
2. 통합
3. 초원통일이 가져올 평화
19명의 결사대는 테무진이 추구하는 사회 '구조' 에 동의한 사람들이다. 너무 근대적이지 않느냐고 생각하는 걸로는 부족하다. 실제로 저명한 사학자 잭 웨더포드는 테무진을 포함한 20명의 전사집단을 '근대적 시민결사체' 로 표현했다. 발주나 호숫가에 모여든 20명의 초라한 패잔병은 세계 최초로 결성된 근대적 집단이며, 역사상 가장 먼저 등장한 근대국가의 기본 틀이다.
(여기서 재밌는 얘기를 좀 하고 싶다. 몽골에 갔는데 만약 8명의 전사를 표현한 동상이나 기념물을 보면, 그건 100% 네 마리 말과 네 마리 개다. 9명이라면 그 중 한 명은 테무진이다. 19명이라면 당연히 발주나의 전사들이다. 20명이라면 역시 한 명은 테무진이다. 발주나의 멤버들을 자세히 보면, 복식과 생김새, 헤어스타일이 제각각일 것이다.)
근데 이 멋진 20명, 먹을 게 없어 쫄쫄 굶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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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르가 없었다면, 20명의 결사대는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는 거대한 역사를 내버려두고 굶어죽었을지도 모른다. 카사르는 어디 먹을 게 없나 호숫가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무리에서 떨어져 헤매고 있는 억세게 운 나쁜 야생마 한 마리를 보았다.
카사르, 소문난 명사수 아닌가. 그는 득달같이 화살을 날려 야생마를 사냥했다. 먹을 게 생겼다! 그런데 고기를 요리할 도구도, 그릇도 없었다. 그냥 생식을 해야 하나? 그러다 배고픔이 아니라 식중독으로 전멸할 수도 있었다. 어느 쪽이 더 나은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다가 누군가가 기똥찬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아 저기, 어렸을 때 우리 부족 어른들한테 들은 게 있어요. 우리 조상님들은 옛날 옛적에, 사람이 그릇을 쓰지 않던 시절에 이렇게 고기를 요리해먹었다고 합니다. 불을 피워서 큰 돌멩이들을 굽는 거예요. 겁나게 뜨거워질 때까지."
"아니, 고기가 아니라 돌을 굽는다구?"
"고기를 잘라서 바로 구우면 타서 버리는 부분이 많은데다가 기름과 피가 흘러 아까운 영양분을 놓치게 되잖아요. 돌을 굽는 겁니다. 그리고 말의 배를 갈라 뱃속에 돌을 채워넣는 거예요. 그러면 말이 통째로 익어서 음식이 된다는 겁니다. 겉의 가죽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이게 그릇 역할을 해서 고기가 상하는 속도도 느려지고요."
"오호라..."
구전으로 이어져 내려온 고대의 요리법은 배고픈 사내들에게 기가 막힌 요리가 되었다. 인간은 적응이 빠른 동물이다. 유목민의 신체는 영양을 섭취하고 보존하는 방식이 농경문명 사람들과 전혀 다르다. 탄수화물과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는 농경문화인들은 초식동물과 비슷하게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의 음식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려는 경향이 있다.
반면 고기를 먹는 유목민들은 육식동물과 비슷해진다. 20일을 굶어도 한 번 사냥에 성공하면 기록적인 폭식을 해서 다음 20일을 버티는 사자처럼, 한 번에 상당한 양의 고기를 먹을 수 있다. 거꾸로 극소량의 음식, 예를 들면 분말로 만든 가축의 젖을 물에 탄 것 따위를 다루 한두 번만 마시면서 사나흘을 버틸 수도 있다. 아사 직전까지 갔던 20명의 사내들은 말 한 마리를 증발시킬 기세였으리라.
배고픔에서 해방된 19명의 사내들은 테무진에게 영원한 충성을 맹세했다. 테무진은 잠시나마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한 가지는 분명했다. 그의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테무진은 건배를 제의했다. 충성맹세를 수락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술도, 술잔도 없었다. 마실 거라곤 발주나의 흙탕물뿐이었다. 두 손으로 흙탕물을 받쳐 담고 동시에 머리 위로 높이 올리고는, 다함께 원샷했다. 역사는 이 사건을 '발주나의 맹약' 이라 부른다.
삼국지에 도원결의가 있다면, 몽골에는 발주나의 맹약이 있다. 발주나 맹약은 사실로 기록된 역사에서 가장 전설적인 순간 중 하나다.
테무진이 추구하던 가치가 아무리 독보적이라 하더라도, 그때까지 테무진은 영향력과 위상 등에서 세계 각지에서 지 할 일을 하고 있던 수많은 군주들 중 하나일 뿐이었다. 그러나 발주나 맹약 이후 모든 것이 달라진다. 업적의 규모, 업적을 이루는 속도, 자신감, 인간과 세상을 대하는 태도 등 모든 면에서 그렇다. 테무진이라는 인간은 헐룬이 첫 출산을 할 때부터 존재했지만, 영웅 테무진은 발주나에서 탄생했다.
세계정복도 몽골제국의 정체성도, 바로 이 발주나 맹약에서 시작되고 성립된다. 이곳에서 테무진은 사회가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완전한 사상적 정립을 이룬다. 테무진은 발주나에서 비로소 완성된 사상가이자 혁명가, 정치가로 성장한다.
또한 카라칼지드 사막 전투 패배는 테무진에게 학습의 끝, 마침표였다. 참으로 오랜 공부였다. 발주나 맹약 이후 테무진은 흡사 전술의 신이라고 부를 만한 능력을 발휘한다.
발주나의 현대 몽골어 지명은 '고르왕 노르' 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발주나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린다. 지금 이곳엔 테무진 탄생 800주년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본 기자의 생각도 800주년 기념비를 발주나에 세우기로 결정한 사람의 그것과 같다. 발주나 맹약은 <테무진 to the 칸>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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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비행을 끝낸 공주개미가 있다. 뱃속엔 수개미의 정자가 터질 듯이 채워져 있다. 공주개미는 날개가 떨어지면서 초보 여왕개미가 된다. 비록 한 마리의 작은 곤충이지만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존재다. 뱃속에 자식들이 건설할 거대한 도시 전체가 들어 있다. 그러나 도시는 커녕 동네를 만드는 데까지나마 성공하는 여왕개미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미래의 도시는 이미 존재하는 다른 도시의 병정개미, 사마귀 등 육식곤충을 만나는 순간 사라진다. 어린애가 무심코 밟아도 간단히 끝나고, 고양이가 장난으로 죽일 수도 있으며, 참새가 쪼아 먹을 수도 있다.
테무진의 결사대가 딱 그랬다. 겨우 20명이다. 별 볼 일 없는 도적떼에 걸려도 깨끗이 절멸할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발주나 호숫가로 이동해오는 한 부족과 얄짤없이 마주치고 말았다. 부족이라면 최소 수백 명의 전사와 그 몇 배에 달하는 일반백성, 다시 그 십 수 배에서 수십 배에 달하는 가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제의 부족의 이름은 '고롤라스' 족. '초스 차간' 이라는 사람이 부족을 이끄는 대장이었다. 초스 차간이 자기 군사들에게 손가락 하나만 까딱해도, 20명의 결사대는 그길로 저승 행이었다. 그러나 정 반대 상황이 일어났다.
초스 차간은 위해를 가하기는커녕 부족 전체를 이끌고 테무진에게 "저항 없이" 귀순했다. 멀쩡한 부족 하나가, 어떤 이익도 바라보지 않고 지도자와 백성들 전부가, 불과 19명의 패잔병만 거느린 실패자에게 자신들의 미래를 맡긴다? 아니 이 사람들 대체 왜 그랬을까.
자무카가 '난 놈' 이었다면 테무진은 '된 놈' 이었다. 잘난 인간을 동경하고 그의 재능을 사랑하는 것, 우월한 타인의 카리스마에 의지하려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심리다. 그러나 그 사람을 사랑하지는 않는다. 재능을 사랑하는 것과 사람 자체를 사랑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사람은 실패를 용서받지 못한다.
반면 후천적인 노력으로 품성과 세계관이 완성된 사람의 경우, 대중은 그 사람 자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경한다. 사람은 영악하지만 한편으로 순수한 동물이기도 해서, 이런 인물에게는 이익을 생각지 않거나 더 나아가 불이익을 감수하고서까지 충성하려고 한다. 초원 대중에게 테무진은 '따르고 싶은 사람' 을 넘어 '지켜줘야 할 사람' 이 되어 있었다. 고롤라스족 귀순 사건은 초원에 테무진의 인격과 공정함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음을 잘 보여준다.
고롤라스족의 합류로 불과 20명이던 테무진 울루스는 무력행사가 가능한 단위의 집단이 되었다. 이제 테무진이 당장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사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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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든 집단적으로든, 사냥은 유목민이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기 위해 시작하는 첫 단계다. 고롤라스족의 가축을 확보한 테무진과 그의 부하들은 담비와 다람쥐 등 식량 가치는 별로 없으나 고급 가죽제품의 재료가 되는 작은 동물을 집중적으로 사냥한 것으로 보인다. 모피를 포함한 가죽제품은 가난한 초원 유목민들이 외부세계와 교역을 하기 위해 쟁여놓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실탄이었다.
▲ 몽골의 수제 스카프
당시 테무진은 실크로드의 동쪽 끝에 처박혀 있었지만, 상인들은 어디에 돈이 있는지 귀신같이 아는 법이다. 카라반(대상, 낙타를 타고 이동하는 상단)이 테무진을 찾아왔다. 몽골 비사에는 '사르탁' 사람들이라고 되어 있고, 무리의 대장은 '아산(이슬람식 이름인 '핫산' 으로 추정된다.)' 이라고 한다.
몽골인들이 '사르탁' 이라고 표현한 사람들은 바로 이슬람을 믿는 (주로) 아랍인이다. 정확한 경계를 가진 단어는 아니지만, 대체로 상인을 지칭한 것이라 보면 된다. 아산은 유목민들에게 뭐가 필요한 지도 기가 막히게 알았다. 그는 천 마리의 거세한 숫양을 몰고 왔다. 장사여행을 시작하면서부터 끌고 오진 않았을 터. 분명 테무진에게 팔기 위해 초원을 가로지르면서 물물교환으로 수십 마리 단위씩 수집했을 것이다.
테무진이 기다리던 게 왔다. 그는 담비와 다람쥐 가죽제품을 천 마리의 거세한 숫양과 바꿨다. 거세한 숫양은 생식능력이 없고 젖도 생산하지 못한다. 생후 2년이 지난 시점에서부터는 고기의 질이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한다. 나이가 들수록 털과 가죽의 질도 떨어진다. 생후 2년부터는 도축할수록 이익인 동물이 거세양이다.
천 마리의 거세양은 곧 즉시 식량으로 전환 가능한 천 마리분의 동물이다. 양은 수컷이 100kg이 조금 넘는데,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인 몽골초원의 양은 세계의 양들 중에서 덩치가 가장 작다. 여기에 뼈 무게까지 감안해 마리당 50kg의 고기가 나온다고 하자. 테무진은 아무리 적게 잡아도 최소 5만kg 즉 50톤가량의 고기, 그것도 아주 질 좋은 고기를 확보한 것이다.
이건, 당연히 전투식량이다. 테무진은 전투를, 그것도 엄청난 전력이 충돌하는 대전투를 준비하고 있었다. 대체 뭘 믿고? 서부의 나이만을 빼면, 옹 칸과 자무카는 초원의 중부와 동부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었다. 초원 바깥으로 쫓겨난 테무진의 직속 부하는 19명에 불과했다. 고롤라스족의 전사를 더한다 하더라도 그야말로 한줌의 전력이었다.
반면 옹 칸은 수만 명의 전사를 보유하고 있었다. 당연히 충분한 시간을 두고 면밀히 준비한 후에 공격계획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여기서 오히려 우리는 발주나의 맹약 이후 달라진 테무진의 자신감과 대담함, 정확한 전술적 판단을 알 수 있다.
정보가 퍼지는 초원의 구조에 대해서는 한두 번 설명한 게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으로 서서히 군세를 키워봤자 소문 다 난다. 저 여깄어요~ 하며 테무진의 위치를 친절히 알려주는 셈이다. 따라서 현재의 세력을 그대로 유지한 채 출정에 나서야 한다. 적이 승리에 가장 취해 있을 때, 아무런 준비도 정보도 없을 때 돌연히 나타나 준비할 틈을 주지 않고 공격하는 '전격전' 을 해야 한다.
하지만 20명으로 전격전을? 그리고 20명을 위해 50톤의 단백질과 지방을 준비한다? 어떻게 생각해도 말이 안 된다. 테무진은 생애 최대의 도박을 하려하고 있었다. 그는 때를 기다리며 1203년 여름을 발주나 호숫가에서 보낸다.
☞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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