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홀로 자전거여행[안양예술의공원 청량한 물소리, 선유도 연인들, 여의도 샛강따라 85km 호미숙
여행일자: 2011. 11. 26 토요일(종일 흐린 날) 자전거: 미니벨로 브루노(BRUNO), Passion 주행구간: 천호동-양재천-과천-인덕원4거리-학의천-안양천-안양예술의공원-안양천- 안양천합수부-선유도-여의도샛강-강남자전거도로-천호동 주행거리: 85km
지난주에는 출장 취재가 많아 자전거 탈 여유가 없을 정도로 바삐 지나고 토요일에는 지난 밤 일찍 잠자리를 들어서인지 새벽부터 잠을 깨고 말았네요. 그 덕분에 일찍부터 밀린 기사 쓰고 아침에 어디라도 떠나고 싶다는 생각에 날씨를 검색해보니 날도 풀려서 포근해졌다고 해서 서둘러 준비를 하고 안양의 부모님이라도 뵈러 자전거 페달을 밟았습니다.
풀린 날씨라고 하지만 한강변을 나서자 찬바람이 속까지 스며들 정도였네요. 잠실선착장에 도착해서 추위라도 덜려고 커피를 사먹으려 편의점에 들러 자판기를 눌렀는데, 그만 다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컵을 꺼내고 말았지요. 아저씨 말로는 이 자동판매기는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귀뜸 해주시고 다시 카푸치노를 만들어주셨습니다. 아침부터 기분 좋게 친절한 아저씨에게 감사인사를 드리고 잠시 커피를 마시는데, 자전거 일행들이 약속이라도 했는지 선착장으로 모여들었습니다. 인사를 드리고 어디로 가는지 여쭤보니 양평군 서종면의 명달리에 가신다고해서 기념 촬영해드리고 다시 홀로 양재천을 향해 핸들을 돌려 힘차게 작은 날갯짓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양재천을 향하는 길에 초등학생들이 자전거 타고 가기에 물어보니 노는 토요일이라서 한강까지 나와 놀다가 돌아가는 길이라고 하던 양전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양재천의 자전거도로를 따라 가는 동안 특별한 풍경도 없고 해서 과천방향으로 곧장 달려가는 길, 비둘기 떼가 길옆에서 노닐고 있다가 자전거 소리에 화들짝 놀라 푸드덕 날아오르자 찰나에 사진을 담았습니다. 과천을 진입할 무렴 한 무리의 자전거 탄 일행의 사진도 담고 여전히 흐린 하늘 아래로 꼬맹이 미니벨로는 미끄러집니다.
안개가 자욱하고 흐린 날씨에 가는 내내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스산했던 풍경에 사진기 셔터를 누를 만한 풍경도 만나지 못하고 과천시내에 접어들면서부터는 차도를 이용해서 인덕원4거리까지 도착했습니다. 평소에는 인덕원에서 큰 도로를 이용해서 안양예술의 공원을 향했지만 오늘은 특별히 모처럼 하트코스를 돌고 싶어서 학의천으로 들어섰습니다. 학의천에 진입하자 이곳 또한 흐린 날씨에 심심한 풍경에 달리기만 했습니다. 학의천을 벗어나 안양천을 달려서 안양예술의 공원에 도착했습니다.
오빠가 운영하는 식당에 잠시 들러 인사하고 근처에 있는 삼성천에 들러 사진을 담고 부모님께 갔습니다. 어느정도 시간을 보내고 다시 안양천을 이용해서 안양천합수부를 지나 선유도에 들러 자전거 세워두고 들어가 젊은 여인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선유도는 찾을 때마다 데이트 하는 사람들이 쌍쌍쌍이 거닐고 사진을 취미로 하는 사진사들이 오늘도 어김없이 여러명 있었습니다. 또한 코스프레 참여한 사람들이 꽤보였습니다. 선유도에는 자작나무 숲이 있어 또 다른 멋을 주기도 합니다. 야외에는 토끼까지 뛰어나와 놀고 있어 보는 사람마다 가까이 다가가 사진 담기에 여념이 없을 정도였지요.
흐린 토요일 홀로 자전거 타고 떠난 친정집 나들이는 나이 들어가시는 부모님 뵙고 자주 찾아뵙겠다는 말만 하고 또 훌쩍 떠나오면서 아쉬움만 남기고 왔습니다. 오는 길에 선유도에 들렀을 때는 갈색 분위기가 더욱 멋스러웠고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는 젊은 연인들이 한없이 다정해 보였습니다. 그런 풍경을 담으며 지난 시간을 회상하고 부모님 영상이 겹쳐 떠올랐습니다. 스산한 날씨만큼 마음 또한 경쾌함보다는 약간의 무게를 느끼는 그런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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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선착장에서 카푸치노 한 잔으로 추위를 잠시 달래고
양평군 서종리 명달리로 자전거 여행을 떠난다던 일행들
양재천 가는 길에 양전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 쌀쌀한 날씨였는데 한강에서 자전거 타고 귀가 중이라고 했습니다.
양재천을 달리는 길, 푸드덕 날아오른 비둘기떼가 길을 막습니다.
과천으로 가는 길에 만난 자전거 탄 일행들
과천 근처 작은 터널에서
청둥오리가 차가운 물에서 유유히 헤엄치면서 낯선 이방인 등장에 놀라 멀리 도망치는 중
물억새 꽃을 활짝 피워 솜털이 보송보송하네요.
인덕원을 지나 학의천에서 본 휴식의 라이더. 아마도 장거리라도 달려왔는지 지친 몸을 누이고 있었습니다.
학의천을 벗어나 안양천 진입. 이길을 달리면서 문득 떠오른 것은 어릴적 바느질을 배웠던 기억에 홈질을 해 놓은 것 같았지요. 그 위를 달리며 빈자리를 다시 메꾸는 홈질을 제 자전거로 한다면 박음질이 따로 없겠다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면서 달렸습니다.
안양예술의 공원 자전거도로. 징검다리를 건너야만 합니다.
오빠네 식당 '솔밭 사이로' 옆길은 바로 산책로이고 앞으로는 차도로입니다. 또 옆으로는 구름다리가 있고 사실 목이 좋은 자리지요.
오빠네 식당 바로 근처인 삼성천의 풍경, 여름이면 피서객들이 몰려와 물놀이가 한창인 곳입니다.
물소리 청량하고 물 이끼와 소나무가 비쳐 작은 개울이 초록으로 멋스러웠습니다.
동영상으로 개울 물소리도 담아보았습니다.
오빠네 식당 '솔밭사이로/
오빠네는 야외에도 이렇게 오두막처럼 지어서 특별한 분위기를 만듭니다. 실내에는 또 다른 풍경입니다.
안양식당/솔밭사이로/호희재/031-473-5222
안양천 따라 물결도 흐르고 자전거 두 바퀴고 굴러가고 청둥오리들이 낯선 사람 등장에 푸드덕 날아 다시 물 위로 내려?았습니다.
추위에 머리를 묻고 있던 왜가리도 놀라서 고개를 빼꼼하게 들어 보네요.
안양천 징검다리를 사진 찍고 있는 중에 자전거 탄 일행이 지나가길래 그 사람들을 제대로 담아보겠다고 맞은편에서 그분들의 속력에 맞추어서 달렸습니다.
자전거 탄 일행들은 로드사이클인지 제가 중간 중간 사진 찍으며 달려가도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빨리 달렸습니다. 한참을 달리다가 그만 포기하고 말았네요. 이때 질주한 평속은 28km/h 였습니다.
안양천 못미쳐 길 옆으로 쌓인 낙엽
안양천 합수부에서 잠시 휴식 후
사랑과 낭만의 섬 선유도
선유도 진입계단 아래 자전거를 묶어두고 선유도를 향했습니다.
갈색 기둥과 붉은 단풍이 흐린 날씨에도 빨갛게 보였습니다.
신우대 사잇길로
코스프레 한 여학생 모델이 있어 살짝 담았습니다.
젊은 연인들이 카메라 타임을 이용해서 점프 장면을 찍고 있었습니다.
눈을 돌리면 이곳 저곳 아름다운 연인들입니다.
자작나무 숲에서
자낙나무는 하얗게 허물을 벗고 마지막 남은 단풍을 몇 잎씩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습니다.
단풍별 떠 흐르고
작은 수로에 단풍이 물에 가라앉아 별 처럼 떠 있었습니다.
까치밥이라도 남겨 놓은 듯 붉게 익은 감이 몇 알이 가지에 매달리고
기다림이란.
토끼야! 산토끼니 집토끼니? 선유도에는 이렇게 토끼가 이곳 저곳을 뛰어 다니면서 지나가는 사람들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선유도에서 본 선유교
선유교에서 내려다 본 구비구비 강변 산책길
자전거도로 위의 라이더들
여의도 샛강은 초록강 한 시간 이상을 선유도에 머문 뒤에 다시 자전거를 타고 국회의사당이 보이는 곳에서 옆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어 들어서니 여의도 샛강이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여의도를 수차례 갔었지만 샛강 자전거도로는 달려본 적이 없었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샛강을 달리면서 약간 냄새가 나긴 했지만 한강 풍경과는 다른 아기자기한 멋이 있었고 특히 수양버드나무가 있어서 물에 비친 초록이 더욱 아름다웠습니다. 여의도 고층빌딩과 샛강의 갈대와 초록의 수양버드나무 그리고 그 빛을 머금은 초록강 자전거 타기에 좋은 풍경이었습니다.
고층빌딩과 물 억새
수녀님 홀로 샛강을 거닐고 있는 모습도 보고
샛강을 지나가는데 특이하게 생긴 조형물을 만났습니다. 알고보니 바로 샛강교였습니다.
여의도 샛강은 다른 곳보다 유난히 물색이 파랗고 또한 주변에 수양버드나무가 있어서 물그림자까지 드리우니 갈색의 억새와 초록이 참 잘 어울렸습니다.
반포 공원에서 만난 큰 개, 손~, 상근이 닮은 순둥이 '바다' 주인보다도 훨씬 크네요. 63빌딩 쪽까지 이어진 샛강을 빠져나와 다시 한강자전거도로를 달려서 쉬지 않고 반포한강공원에 도착했습니다. 마침 저 멀리서 상근이 닮은 커다란 개를 데리고 산책하던 모습을 보게 되어 일부러 자전거 타고 가서 순딩이 ‘바다’ (그레이트 피레니즈)와 사진을 담았네요. 계절을 잊은 꽃, 서리라도 내리면 금방 시들 꽃 가여워라. 한남대교와 동호대교를 지날 때, 지난번 경인아라뱃길 가던 길에 보았던 꽃이 여전히 피우고 있어 한 컷 찍고
어느새, 어둠이 내리고 밤의 장막이 펼쳐진 올림픽대교 횃불을 밝히고 있네요. 올림픽대교에 조명이 하나 둘 들어오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한강변으로 달려가 올림픽대교 야경을 담고 안전하게 귀가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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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호미숙-자전거랑 사진여행[호미호미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호미숙 호미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