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에 신종골품제가 나타났어요 | ||
교직사회조차 골품제사회로 공교육이 정상화되기를 바라는가? | ||
김용택 | 2015-06-08 13:45:47 |
교사 하면 무슨 생각이 나세요? 교장, 교감, 수석교사, 평교사…? 아니면 1급 정교사와 2급 정교사…? 학부모나 일반시민들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수직적인 위계관계의 서열이 없는 모두 똑같은 선생님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어떤 선생님이 우리 아이들을 가르쳐도 불만을 제기하거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평교사 중 능력이 있는 사람이나 교사가 연륜이 쌓이면 교감이나 교장이 되는게 아닌가 하는 정도로 알고 있을 것이다. 학교사회를 좀 더 아는 사람이라면 교사가 시험을 쳐서 전문직인 장학사가 되기도 하고 교감이나 교장이 장학사 혹은 장학관으로 교육전문직에 종사할 수도 있다는 정도를 알고 있을까?
옛날에는 교사라면 다 같은 교사로 생각했다. 그러나 세상이 변하다 보니 교사도 천차만별이다. 교사는 교대나 사대를 졸업 후 임용고시를 거쳐 아이들을 가르치는 1, 2급 정교사가 된다. 이렇게 정규교사외에도 비정규직 교사인 기간제교사가 있고, 영어 수학 등 수준별 수업을 담당하는 수준별 강사, 그리고 인턴 교사, 영어회화 전담 강사, 그 밖에도 상담사, 사서교사도 있다. 최근에는 학교에 따라서는 학교 안에서 근무하는 모든 교직원이나 교무보조까지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학교도 있다.
교육을 보는 관점에 따라 상품으로 보는 학자들이 있는가 하면 물과 공기처럼 공공재로 보는 학자들도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과 같은 나라는 교육을 상품으로 본다. 이런 나라는 학교도 일반 기업체와 같이 신자유주의라는 자본의 논리로 접근해 경쟁을 통한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본다. 이에 반해 독일이나 핀란드 그리고 노르웨이 같은 유럽 교육선진국들은 교육을 상품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당연히 누려야할 권리라고 본다. 이런 나라에서는 대분분 유치원에서부터 대학까지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은 누구나 무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을 진다.
교사면 교사지 왜 이렇게 다양한(?) 교사가 등장한 것일까? 그 이유는 학교에 상업논리가 침투했기 때문이다. 학교에 상업논리가 무슨 소린가 라고 의아해 할 사람들이 있겠지만 교육을 상품이라고 보는 교육관이 학교를 시장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1997년 12월 30일, 교육부 고시 제1997-15호로 시작된 교육의 상품화정책은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학교 사회를 정규직 교사와 비정규직 교사인 기간제교사, 외국어영어보조교사, 돌봄교사, 특기적성강사… 등 다양한 이름의 교사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모든 경쟁은 선인가? 신자유주의정책을 기저로 하는 국가에서는 그렇다. 이윤을 극대화하는 기업의 논리인 이 무한경쟁은 학교에서도 여과없이 등장해 개인과 학급. 학교는 물론 지역까지 성적으로 서열화하는가 하면 학교운영까지 차등화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교사가 예외일 수 없다. 교장, 교감, 수석교사, 평교사, 기간제교사… 로 서열화되는 것은 신자유주의 정책이 낳은 당연한 결과다.
교사의 세분화와 다양화(?)는 계급이 세분화될수록 목표달성을 위한 능률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자본의 논리다.
학교폭력을 비롯한 학생들의 자살, 그리고 끝을 모르고 치솟는 사교육비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이유도 한마디로 신자유주의 경쟁교육 때문이다. 사교육비를 줄인다고 학원을 학교로 불러 들인 방과 후 학교를 비롯해 선행학습을 근절하겠다고 금지법까지 만들었지만 백약이 무효인 이유도 그렇다. 수능문제를 쉽게 출제하고 꿈과 끼를 살리겠다며 자유학기제를 도입하고… 별별 처방을 다해도 공교육이 정상화되기는커녕 날이 갈수록 학교는 입시지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도 그렇다.
정부가 공교육정상화를 위해 도입하고 있는 정책을 보고 있노라면 쓴 웃음이 나온다. 원인을 덮어두고 현상을 치료하겠다는 것은 열이 나는 환자를 고치기 위해 무조건 해열제를 투여하고 있는 꼴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병이 나을 리가 없다. 사교육비가 높아 학부모들의 원성이 높아지면 사교육비를 줄인다는 명분으로 정규수업이 끝나면 학원강사들이 학교로 밀려와 학생들을 지도하는 방과 후 학교를 만들고, 선행학습 금지법까지 만들었지만 달라질 리 없다.
그 정도가 아니다. 교사수급계획을 잘못해 미임용교사가 늘어나 비난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수업만 하고 사라지는 시간선택제라는 교사제까지 도입했다. 시간선택제 교사는 교육의 질을 높이거나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고용률 70% 달성’이 목표 때문이다. 교대나 사범대학을 졸업한 교사가 남아도는데 시간선택제와 같은 교사를 뽑는 이유가 무엇일까? 한마디로 말하면 ‘예산(인건비) 절감’ 때문이다.
교사의 다양화(?) 시대, 학부모들은 사랑하는 내 아이를 어떤 교사에게 맡기고 싶을까? 교육이 상품이라면 당연히 수요자인 학생에게 선택권이 주어져야 한다. 그런데 신자유주의교육 사전에는 학생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에게 최고의 교육환경을 만들어 최고의 교사에게 교육을 받게 하고 싶은 게 부모마음이다. 교육을 상품으로 만들어 아이들을 경쟁으로 내몰고 사교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학부모들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이 모순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교직사회조차 골품제사회로 만들어 놓고 어떻게 공교육이 정상화되기를 바라는가? |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30&table=yt_kim&uid=1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