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제95주년 삼일절을 맞이하였다.
올해의 간지는 갑오년(甲午年)이다. 바로 120년 전 동학농민운동으로 야기된 청일전쟁 120주년, 한반도의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1904년의 러일전쟁 발발110주년,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현재의 동아시아가 마치 120년 전의 그 때를 연상케 한다고는 하지만, 이제 우리는 열강의 소용돌이 속에서 균형자 역할을 하며 중심을 잡고 우리의 역량을 토대로 자주적 민족통일을 달성하고 우리민족 최대의 당면과제인 통합국가를 수립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올해 삼일절은 각별히 동아시아의 역사, 나아가 세계 역사의 거시적 흐름을 파악하고 오늘날의 우리의 현재 위치를 점검하는 한편, 다가오는 100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각오를 다지는 중요한 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1919년 3월 1일부터 약2개월에 걸친 거족적 삼일운동은 한국 근현대사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친 일제하 최대의 독립운동이었다.
특히 삼일운동 이후 민주공화제를 표방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고, 농민과 노동자 등 민중이 역사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카이로선언은 한국인뿐만 아니라 당시 식민지 또는 반식민지 상태의 피압박 약소민족들에게 자유와 평화를 추구할 수 있는 하나의 희망과 가능성으로 작용하였다.
이 선언의 기본정신과 내용은 1945년 포츠담 선언과 일본의 무조건 항복선언으로 이어졌다.
열강의 결정에 의해 한국인들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운명이 결정된 70년 전의 카이로선언에서의 한국문제 언급을 보면서 우리는 귀중한 교훈을 얻게 된다. 자신의 역량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외교나 국제관계는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사실 말이다. 이제 다시는 열강의 결정으로 한민족의 운명이 좌우되는 그러한 열강의 야합이 없도록 우리의 역량을 배양하는 한편 냉철하면서도 자주적이며 균형잡힌 그리고 내실있는 외교를 추구해야겠다.
120년 전의 격동의 동아시아처럼 오늘의 동아시아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우리의 자주적 역량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출처: 역사 문화의 길라잡이 글마루